얼마전 학습에 관한 글을 읽고 맞아 하면서 고개끄덕인
기억이 납니다.배우고 때로 익힌다,
당연한 일인데도 우리들은 주로 배운다에 방점을 찍고
그것으로 끝이란 생각을 암암리에 하는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을 했던 것이 아닐까요?
어제 밤 아이들과 수업을 하다가 배우기만 하고 익히는
단계가 없어서 무엇을 모르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을
탁구를 예로 들어서 설명을 했지요.
그랬더니 마침 탁구를 배우고 있는 한 녀석이 제가 하는
말을 알아들으면서 맞아요,배우는 순간에는 알겠는데
막상 다른 아이들과 치려고 하면 공을 제대로 맞추기가
어렵다고 반응을 합니다.
이론을 아는 것과 그것이 실제속에서 몸으로 반응하고
제대로 할 수 있다는 것 사이의 거리가 참 멀다는 것
운동만이 아니라 지식도 인간관계도,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해서 아는 것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어제 아들에게 보낸 문자메세지에서도
그것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 보냈습니다.

제가 일본어로 말을 조금씩 할 수 있게 되면서
수업중에 만나는 아이들에게 자극이 되도록 말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유별나게 반응을 하는 아이들은 역시
에니메이션을 즐겨보는 아이들인데요
알아들는 것은 가능해서 이런 말 아닌가요 하고
물어보는 아이들이 있지요.
선생님,불어 배워서 알려주세요,러시아아 배워서 알려주세요
그렇게 주문하는 아이들이 있어서 막 웃기도 하는데요
아니,너희들은 선생님이 천재라고 생각하는 거니?

어제는 과학이 어렵다고 고민하고 있는 아이를 보면서
한겨레21에서 읽었던 기사가 생각나네요.
가르치는 이,배우는 이를 가르는 것이 아니라
서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상대에게 알려주는 수업
그런 의미에서 풀뿌리 학교를 시작한 이신행교수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아이들에게도 그런 식으로 자신이 모르는 것은 친구들에게
물어보고 자신이 잘 아는 것은 모르는 아이들에게 설명을
하고 알아가도록 돕는 시스템이 있다면 배우는 것
그리고 익히는 것이 더 즐거운 일이 되지 않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