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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 내 종업식에 올꺼지?

| 조회수 : 1,753 | 추천수 : 7
작성일 : 2007-02-11 22:16:03
웃을 일이 별로 없는데
요즘은 제형이 때문에 웃고 사네요.
하나 거침없이 똠방 똠방 얼마나 말도 잘 하는지
위로 큰 누나들이 셋이다 보니 느는게 말인가 봐요~


          16일 1학년 종업식이네요.


졸업식하고 종업식을 같이 생각하는지
지난 금요일 학교에서 돌아와
주간계획표를 냉장고에 탁~붙이며
제 누나들에게 아주 당당하게 말을 합니다.

"누나 내 종업식에도 올꺼지?"

오잉?
푸하하하하~~누나 셋이서 박장대소!

"제형아~ 네가 1학년 봄 방학 하는데 왜 가냐? 6 학년 졸업할 때 꼬옥 갈께!."

그러면서 귀여워 죽겠다는 듯 세 누나들이 볼을 부비대더라구요.

앞으로 2012년 2월
막내 제형이  초등학교 졸업식날
세 누나야들이 꽃다발 하나씩 들고 가면
졸업식장이 참 화~한 하겠다 싶더라구요.

어르신들 늘 하시는 말씀이
지금이야 줄줄이 공부 가르쳐야 되니 조금 힘들겠지만
(조금이 아니라 엄청~많~이~ 힘듭니다요.)
나중에 다 커봐라~
많은 것 같아도 다 제 살길 가다보면
하나 없어 보이고 집이 썰렁하더라~
힘들어도 조금만 참고 견뎌봐라~

심지어는 제형이 밑으로 하나 더 낳아도 되는데...
라고 끔찍한 말씀 하시는 분들도 더러있어요.

실제로 제형이 100일 지났을 때인가요?
다음에도 또 낳으면 아들 낳으니 하나 더 낳아라~ 하셔서
기겁을 한 적이 있습니다.

누나만 셋 있고 형제가 또 없으면 제형이가 섭섭하다나요?
외롭다나요?

하이고~
할머니 수빈이는 오빠야가 없어서 섭섭하다 하고
덩달아 형빈이는 밑으로 여동생이 없어서 우짜고 저쩌고 하는데.

되얏시요! (저 혼잣말 입니다.^^)

섭섭해서 낳고 외로워서 낳고 어쩌다 보면 축구부 결성되겠어요.ㅋㅋㅋ
아이를 잘 낳다보니 별 말을 다 들어보며 살아온 저 입니다.

지금이야 아이 많이 낳으라고 국가에서 장려하지만
형빈이 낳을 때만 해도 한 집에 하나씩만 낳으라고 하던 때라
의료보험 혜택도 하나 못 받았답니다.
그래서  주변 눈치 봐가며 셋 째 임신하고
싼 병원 찿아 다니며 아이를 낳았다네요.

배는 남산만 해가지고
수빈이 옆에 걸리고 경빈이 유모차에 밀고 다닐 때 저 얼마나
신기한 사람 취급받았는지 몰라요.
아마 젊은 색시야가 맨날 배 불러 있으니 깝깝해 보였나 봐요~

참 나이 어린 제가 어쩌면 아무 생각없이 아이들을
다 낳을 생각했는지 모르겠어요.

하긴...아무 생각없으니
다 낳았는지 모르겠네요.

2012년 하니 까마득한 먼 훗날  같은데 그래봤자 6년 뒤네요.

앞으로 6년 뒤면
세 딸아이가 몇 살이 되는거야?  하고 계산을 해보니
수빈이 26세 경빈이 24세 형빈이 23세가 되는거더라구요.
오호 @.@ 정말 아찔하네요.

그럼 나는?
어쩌다 나이를 생각하다보니 기가 막혀 씁쓸해 지네요.

요즘 제가 조금 큰 아이 때문에 힘이드네요.
15일 되면 진로가 다 결정되겠지만
생각하며 기다리는게 이리 힘든지 몰랐네요.

수빈이가 그럽니다.
자기 보다 엄마가 더 힘들어 한다고.
자기도 힘들지만 15일 지나면 어차피 뭔가 하나는
결정해야 하는데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제가 요즘은 철없는 엄마가 되고 있어요.

그래 앞으로 5 일만 더 기다리자.
그리고 무엇이던 결정하자!
맘 먹고 있습니다.

그래도 제 마음을 다 헤아리고
하릴없이 뜬 구름 잡진 않겠다고
말해주는 수빈이가 고맙습니다.



뒤 늦게 낳은 아이이다 보니  (저는 아니지만 미소가님 에게만 늦둥이지요.)
아빠 노릇 좀 잘 해주면 안되겠냐고 가끔은?  미소가님께 투정을 부립니다.

숙제도 좀 봐주고
준비물도 좀 챙겨주면 안되냐고
나 혼자 애 낳았냐며 투덜 거리기도 합니다.
순전 어거지 이겠지만 가끔 마음이 뒤틀리면 이런말 한다지요.

하기는 같이 만나는 사람들이나 친구들이  50대 중반 이상 들이다보니
아이들이 어려봤자~중 고등 학생이거나 직장을 다니거나
아니면 혼기가 꽉 차서 결혼을 할 나이이거나
심지어는 그 친구 아들 딸들이 손녀 손자 본 사람들이 많다지요.
그러니 초등학교 1 학년을 둔 아빠인지 잘 모르나 봐요~

요즘은 이런 저런 생각하며 산다는게 참 싫습니다.
일도 손에 안잡히고 건망증이 심해지네요.

시어버린 깍두기 물 넉넉히 붓고 참치 한 캔 넣고
아이들 먹겠금 푹~~지져준다고 가스불에다 올려놓고는
바로 옆에서 태우질 않나?

세탁기 안의 빨래를 이 틀이 지나도 꺼내지 않고
방 걸레질도 하기 싫어 한쪽에서 걸레가 빼빼 말라가고
반찬도 하기 싫어 겨우 겨우 구색맞춰 밥을 해 먹는데...
어머님 아버님께 아주 많이 죄송할 뿐입니다.

아침 상 보면서
어머님 저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그냥 변명만 늘어놓고 살고 있어요.

구석 구석 할 일이 많건만
요즘은 그냥 눈으로만 하고 삽니다.

경빈마마 (ykm38)

82 오래된 묵은지 회원. 소박한 제철 밥상이야기 나누려 합니다. "마마님청국장" 먹거리 홈페이지 운영하고 있어요.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올드블루
    '07.2.12 12:02 AM

    맘이 다른데 가서 신경쓰이다보면
    밥해먹고 살림하는것도 몸이 안따라주잖아요..
    그래도 경빈마마님 장하시고..대단하세요...
    애들이 큰속안썩이고 안아프고 하니..뭔들 더 바라겠어요..조금더 힘내세요^^기운내세요!!

  • 2. 정가네
    '07.2.12 12:07 AM

    와아, 아드님 정말 인물이 훤~하네요. ^^*
    저희는 한 명 더 많은 오남매(1남 4녀)인데요, 고만고만한 다섯 아이가 전부 학교에 다니니
    아침에 이웃에서 차비를 빌리기도 했고 엄마께서는 하루에 도시락을 여섯 개(일 나가시는
    아빠 것까지.. )나 싸셔야 했던 시절도 있었지만 행복할 때가 더 많았고 다 성인이 된 지금은
    참 좋아요.
    마마님 댁도 참 행복해보여요.
    멀리서 많이 응원할게요. ^^*

  • 3. 미카
    '07.2.12 8:50 PM

    제형이, 잘 생겼네요.
    따님도 예쁘고 아드님은잘 생기고, 좋으시겠어요.게다가 청국장이 얼나마 맛나던지요.
    솜씨까지 좋으시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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