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사랑에 안나돌리님의 생일 축하하는 메세지와 더불어 그림을 올리다가
르노와르 그림 자체를 더 보고 싶어서 그림을 보면서
오늘 밤 아이와의 대화에 대해 생각하면서 쓴 글입니다.
안나돌리님 생일을 축하하는 인사로
그림을 고르다가 르노와르의 그림 자체에 빠져서
조금 더 보고 있는 중입니다.


일요일밤이면 보람이는 늘 전화를 합니다.도서관으로
엄마 장보러 가자
고3이 장보러 다니는 것을 그렇게 좋아하는 아이가 너말고 또 있겠니?
공부가 잘 되지 않을때는 기분전환하는 것이 좋지
그리고 이렇게 가정적인 딸이 있으니 엄마는 좋은 것 아니야?
그래서 둘이 만나서 장을 보았습니다.
주로 장바구니에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이미 많이 골라놓았더군요.
제가 도착했을 때는
돌아오는 길에 아이가 불쑥 이야기합니다.
엄마,우리 반에 일본유학준비하는 친구가 있는데
문부성 장학금 딸 수 있는 시험에 일차는 합격했어,그런데
나는 문부성 장학금은 전문대학만 주는 줄 알았는데 대학교도 동경대학빼고는 다 가능하고
학비만이 아니라 생활비도 준대
그래?
진즉 알아보라고 할때는 관심도 없더니 왜 갑자기 그 이야기를 하니?
나는 우리 선생님 말만 듣고 문부성 장학금은 대학교에는 해당되지 않는 줄 알았거든
그런데 대학교에도 해당한다는 말을 듣고 알아보니
벌써 오일 전에 마감을 했다고 하네
그러니 내년에 기회를 보아서 시험을 보고 싶어

그래서 말인데 2차 수시로 외대 통,번역과에 넣어보면 어떨 것 같아?
통,번역과?
대학에서는 일어통역은 없지 않니?
너는 영어는 별로 좋아하지도 않고
그렇긴 한데
어제 학교에서 일본에서 온 아이들을 통역해주었는데
그 애들이 나보고 일본사람처럼 일본어를 잘 한다고 칭찬하고
그 일도 재미있었어.
그 일 한가지로 또 마음이 변해서
마켓팅 ,그 중에서도 의류 마켓팅을 하기 위해 상과대학에 가겠다던 아이는
다시 마음이 변했습니다.
그래서 네이버에 들어가서 블로그를 만들어 지윤이와 함께 배우는 일본어라는 제목으로
아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일본어를 재미있게 배울 수 있나
소개하는 블로그를 운영해보고 싶다고
그래서 만들었노라고 제게도 한 번 일본어를 배워보고 싶지 않는가
엄마도 블로그에 들어가서 따라하면 일본어가 쉽게 늘거야 하면서 추천을 하네요.
고3이 무슨 정신으로 블로그를 운영하냐고 하니
그것도 수시 쓸 때 경력으로 넣으려고 한다고
그리고 공부가 되지 않을 때 조금씩만 할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저를 안심시킵니다.
인생앞에 놓인 다양한 길앞에서 이렇게 갈팡질팡하는 아이를 보면서
걱정이 되다가도
이것도 저것도 관심이 당겨서 고민하는 이 시기가 부럽기도 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이 마음을 들었으니
어떤 식으로 대처해야 하나
생각을 하느라고 고심하다가 또 언제 마음이 변할 지 모르니
조금 더 두고 보자는 심정으로 그 문제는 접어두고
그림을 보고 있으려니
역시 그것에서 벗어나기 어려워서
주절이 주절이 이야기를 하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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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이 어린 나이에 그렇게 쉬운 것은 아니겠지
이것이다 하면 다른 것이 더 커보이고
분명하다고 생각한 것도 시간이 지나면 과연 그것이 옳은 결정이었나
되돌아보겠지
그래도 그런 과정을 통해서 조금씩 크는 것이려니 싶어서
어느새 전공을 놓고 고민하면서 무엇이 자신에게 가장 맞을지 고민하는 아이가
대견하기도 하고
조금만 더 중심을 잡고 흔들리는 것이 덜한 상태에서 공부를 하면 좋겠다 싶기도 하고
자신이 블로그에서 썼듯이 일본 남자 배우 한 사람에 대한 관심으로 인해
일본어라는 산을 조금씩 타고 넘으면서 자신의 영역을 개척하고 있는 아이를
그것만으로도 고맙다고 해야 하나,그런 생각을 하기도 하는 시간
일요일 밤이 점점 깊어 가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