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엄청 많이 왔던 12일 아침입니다.
신도시 전철 구간이 침수되었던 날이기도 하네요.
제형이 학교 데려다 주는 길인데 이렇게 잠겨있었습니다.

아이를 학교에 내려주고 집으로 돌아와서 다시 카메라 들고 나가서 사진에 담았지요.
1톤 화물차 바퀴가 다 물에 잠겨서 겨우 지나갈 수 있는 구간도 있었어요.

아주 조그마한 다리 인데도 물이 흘러가는 모습을 보니 무섭더라구요.
그 옆에는 가지도 못하고 가까운 곳에서만 사진을 찍었답니다.
내가 무슨 기자라고...^^ 문뜩 이런 생각에 혼자서 피식~웃었습니다. ㅎㅎㅎ

모든게 다 우중충충하니 젖고 눅눅한데 이 연꽃잎만 말끔하더라구요~
너무 이쁘게 잘 크고 있어서 얼마나 기분 좋은지...
오고 가는 길목에 아무나 볼 수 있게 놔두었습니다.
우리집을 방문하는 모든 분들이 참 이쁘게 잘 큰다면서 한참을 바라보시기도 합니다.
문득 실미원의 어마어마한 연꽃 가족들이 보고 싶단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또 하나 이 토란잎. 얘도 항상 맑고 깨끗하여 그냥 바라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식물입니다.
언제나 맑음 쾌청 깔끔 그 자체입니다.

환하게 웃고 있는 해바라기... 역시 비오는 날 노란 해바라기가 돋보입니다.
손으로 해바라기를 받쳐들고 담았어요.

비가 와서 슬픈 그대여...

아...물이 다 빠지고 이렇게 다시 원 위치로 돌아왔어요.
한들거리는 녹색물결이 기분 좋습니다.
백로도 보이고요~

자그마한 길도 반갑습니다.

더 큰 피해가 없어 다행입니다.

백로 가족들이 먹이를 찿아 부리를 내렸다 올렸다 날았다 앉았다를 반복하고 있었어요.
한 참을 바라보았습니다.

더 가까이 당겨보았습니다. 녹색 바탕에 하얀 백로...그림이 따로 없더군요.

참나리꽃인가요? 제법 요염한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봉숭아 꽃도 호박꽃도 나리꽃 뒤로 보입니다.
이 풍성한 여름이 너무 좋습니다.
장마와 태풍만 빼고 말예요~

꽃술이 매혹적이지요?

길가 꽃밭 뒤로 빨래가 널려있어요~ 남편이 천막아래에 빨랫줄을 동여매어 주었어요.
코스모스나 봉숭아나 방울 토마토도 모두 기둥을 세워 잘 묶어주었답니다.

옆집 앞 마당에 흐드러진 능소화...
여기서 분양받은 능소화는 내년에 필 요량인지 줄기만 열심히 올라타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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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날 복숭아 빛 같은 뺨에
자태가 고운 소화라는
어여쁜 궁녀가 있었답니다
임금의 눈에 띄어 하룻밤 사이
빈의 자리에 앉아 궁궐의 어느 곳에 처소가 마련되었으나
어찌된 일인지 임금은 그 이후로 소화의 처소에 한번도
찾아 오지를 않았어요.
소화가 여우같은 심성을 가졌더라면 온갖 방법을 다하여
임금을 불러들였건만 아마 그녀는 그렇지 못했나 봅니다
빈의 자리에 오른 여인네가 어디 한 둘이었겠습니까?
그들의 시샘과 음모로 그녀는 밀리고 밀려 궁궐의 가장 깊은 곳 까지
기거 하게 된 소화는 그런 음모를 모르는 채
마냥 임금이 찾아 오기만을 기다렸지요.
혹시나 임금이 자기 처소에 가까이 왔는데 돌아가지는 않았는가 싶어
담장을 서성이며 기다리고, 발자국 소리라도 나지 않을까
그림자라도 비치지 않을까 담장을 너머너머 쳐다보며
안타까이 기다림의 세월이 흘러가고 있었답니다
어느 여름날 기다림에 지친 이
불행한 여인은 상사병으로
세상을 뜨게 되었습니다
권세를 누렸던 빈이었다면 초상도 거창했겠지만
잊혀진 구중궁궐의 한 여인은 초상조차도 치루어 지지 않고
담장가에 묻혀 내일이라도 오실 임금님을 기다리겠노라"라고
애닮픈 유언을 남긴채 그렇게 사라져 갔습니다.
이듬해 여름, '소화'가 살았던 처소의 담장을 덮으며 주홍빛 꽃이
넝쿨을 따라 주렁주렁 피어났는데
조금이라도 더 멀리 밖을 보려고 높게,
발자국 소리를 들으려고 꽃잎을 넓게 벌린 꽃이 피었으니
그것이 능소화입니다.
-능소화의 전설(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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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도 담아보고...

요렇게도 담아보고...

가까이도 담아보았습니다.

얼굴도 모르는 비련의 여주인공 소화를 생각하면서요.
에이~~사랑을 하지 말지...

마음껏 올라와서 고운 자태를 뽐내는 동안 임금을 그리워 할라나요?

그런 생각을 하면서 바라보는 능소화는 더 애절하고 이쁩니다.

꽃 잎 하나 하나가 다 슬픔으로만 보여요~~

포도도 싱그럽게 익어가고 있었습니다.
이 포도가 자알 익으면 손자 손녀들에게 따 주시겠지요?

허공으로 가지를 뻗어 이렇게 손을 꼬옥 잡았네요.
살기위한 몸부림인지 함께 하기 위함인지 포도가지는 옆에 있는 나뭇가지를 꼬옥
붙잡았는데 참 식물의 세계도 신기하고 놀랍습니다.
저렇게 야물딱지게 감아질수가 있는지요?
서로 기대고 도움주고 받쳐주면서 식물들도 그렇게 함께 살아가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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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역시 바쁘지 싶어요~
아버님 생신을 1주일 정도 앞당겨서 온 가족이 다 모이는 날입니다.
시누님들과 시집 장가간 조카들도 다 모이는데 걱정입니다.
이것 저것 먹거리 준비해 놓고 있는데 비가 많이 안왔음 좋겠어요~
어쨌건...
날이 흐려도 비가 와도 즐거운 토요일 만들어 가십시요.
가족들이 좋아한다면 부추수제비라도 끓여보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