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의 아름다움이 지기 전에 한번 더 눈에 담고싶어 집을 나섰습니다
시원한 강줄기가 막힌가슴을 꿰뚫어주는듯~~~
자주 찾는 능내리 마현마을에 위치한 다산 정약용의 생가 '여유당을 찾았지요^^
입구엔 선생의 주옥같은 귀한 말씀들이 기둥에 새겨져 있습니다.
겨우내 잠궈놓았던 여유당 안팎을 모두 개방하여 보기에도 좋았습니다.
선생님과 마주하여 귀한 말씀을 듣는 것도 참 좋았고요...
뒤란으로 돌아가 정겨운 귀여운 모습의 굴뚝이랑 장독대도 들여다보고...
뒷산으로 올라 묘소앞에 섰습니다.
묘소에서 내려다 보이는 생가 여유당과 저 멀리 한강이 유유히 흘러내려갑니다.
역사는 흐른다~~~
사십년전 선친을 따라 이 곳을 처음 찾았을 때의 흥분된 감정은 아니지만 늘 올 적마다 다산 선생의 숭고한
가르침을 새기게 됩니다.
기념관에 미니어춰로 전시된 거중기도 관람하고.....
여기서 잠깐! 여유당에 대해 알아봅시다.
與猶堂
위대한 르네상스인이었던 다산 정약용(1762~1836)선생은 그가 살던 시대의 현실 정치인이었다.
젊어선 과거시험에 낙방하는 아픔을 겪었다.
뇌물 받지 않고 살아가는 관료의 어려운 삶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가난(貧)'이란 시에서 "안빈낙도(安貧樂道)하리란 말을 했건만,
막상 가난하니 안빈이 안 되네. 아내의 한숨 소리에 그만 체통이 꺾이고 자식들에겐 엄한 교육 못하겠네"라고 적었다.
하지만 다산의 진정한 고통은 사색당파 중 가장 큰 세력이었던 노론집단의 정치적 음해였다.
스물세살 때 천주교 비밀집회에 한번 참여했던 경력이 평생 그의 발목을 잡았다.
개혁정치에 박차를 가하던 정조대왕의 두터운 신임을 받았지만 요직에 등용될 때마다
'천주교 경력'이 다산을 끌어내렸다.
그가 마흔 살 때 발생한 정조의 급작스러운 죽음은 노론이 정적을 제거하는 절호의 찬스였다.
그들은 신유사옥(천주교 박해사건)을 일으켜 다산을 전남 강진으로 귀양보냈다.
유배는 17년이나 계속됐다.
신유사옥 직전, 노론의 숙청 칼날이 그를 겨냥해 한발 한발 옥죄어 올 때
다산은 자신의 불안심리를 솔직하게 드러냈다.
'여유당기(與猶堂記)'란 산문을 통해서다.
"내 병은 내가 잘 안다. 용감하지만 무모하고, 선(善)을 좋아하지만 가릴 줄을 모른다.
이런 까닭에 어려서는 이단(천주교)으로 치달리면서도 의심하지 않았고,
삼십대에는 지난 일을 후회하면서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한없이 선을 좋아했지만 그 대가로 유독 많은 비방을 받았다.
아아, 그 또한 운명인가.(아니다)성격 때문이다.
"자기연민에 빠진 사람처럼 운명을 들먹이며 억지 위안을 삼지 않았다.
그는 부조리한 현실을 고발하기에 앞서 스스로 성격상 문제가 없었는가를 따졌다.
한없이 선을 추구한 것이 독선으로 흐르지 않았는지 반성했다.
다산은 자기 병에 대해 처방도 내렸다.
"'노자(老子)'에 겨울의 찬 시냇물을 건너듯 망설이고(與),
사방의 이웃을 두려워하듯 겁낸다(猶)는 말이 있다.
이 두마디가 내 병에 약이 아니겠는가"라고.
다산 선생의 또 다른 호인 여유당은 이처럼 정치세계의 독한 체험에서 나왔다.
정치적 언행을 하기 전에 망설이고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신중하게 한번 더 생각해보라는 선인의 절절한 충고로 들린다.
-2003.09.13 중앙일보에서 옮김
이제 다시 두물머리로 나왔습니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그 곳^^* 두물이 합수되는 곳,두물머리입니다.
한자 이름은 兩水里~
TV나 영화에 많이 등장하는 촬영장이지요?
우리의 까메오도 어렵사리 한 컷!
두어 걸음 멀리 떨어져 두물머리의 터줏대감 멋진 느티나무와 강변에 띄워놓은 황포없는 돛배를 잡아 넣었습니다.
날씨가 좋아 많은 상춘객들이 나왔군요~
눈이 시리도록 강변을 바라보고 또 보고.......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시장기를 달래려고 들렀던 어느 카페의 조형물과 꽃사과의 봉오리가 오월을 재촉하는 봄날입니다.
이제 서서히 발길을 돌려야합니다.
몇 번인가 구경갔었던 정경이 아름다운 강건너에 위치한 호텔 정원입니다.
호랑이 형상의 정원석이 먼저 반깁니다^.^*
잘 다듬어진 정원엔 소나무의 열병식이 한창 진행중이고
내 식견으론 이해하기 힘든 조형물...
해학적인 호랑이 모양의 조각상과 멋들어지게 웨이브가 진 향나무의 절묘한 조화.....
아쉬움을 뒤로하고..........
꽉 막힌 도로를 어렵게 뚫고 귀가하니 벌써 하늘은 어둠속으로 향하고
또 다시 뜰 태양을 기다리며 오늘을 하직합니다.
여러분 안녕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