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에 산 책 제목입니다.
실크 로드가 아니라 페이퍼 로드라니 무슨 내용일까
그런 궁금증때문에 샀다가
내용이 복잡해서 중간에 흥미를 잃어서
그만 덮고 말았던 책입니다.
그래서 늘 숙제처럼 언젠가 읽게 되겠지 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어제 오늘 정수일님의 한국속의 세계 1권을 읽다보니
(이 책은 한겨레 신문에 연재했던 문명교류에 관한 글을
2권의 책으로 엮은 것입니다.
연재시에 언젠가 책으로 나오면 읽어야지 하고
미루었던 글인데 정말 책으로 나왔더군요.
반가운 마음에 읽다보니 하루 만에 1권을 다 읽고
마음이 동해서 페이퍼 로드와 바닷길은 문화의 고속도로였다
이렇게 두 권을 집에 들고 왔지요.
과연 페이퍼 로드는 그 때보다 읽기가 훨씬 수월해졌습니다.
왜 그럴까 생각해보니
요즘 화요일마다 연재되는 실크로드의 재발견을 꾸준히
읽은 덕분이 아닌가 싶어요.
그러니 글을 읽을 때 배경 지식이 얼마나 중요한 가를
다시 한 번 느낀 날이었습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종이를 발명한 사람은 후한의 채륜이다
이런 선언적인 표현이 과연 옳은가부터 시작해서
(채륜은 당시에 있었던 제지법을 개량한 그것도 훌륭히
개량한 사람이 아닐까를 사료를 통해서 밝히기도 하고
751년의 탈라스 전투에서 패한 당나라의 군인중에
제지술을 익히고 있었던 사람들이 끌려가서
사마르칸트에서 제지공장에서 일하게 되었다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사실이 과연 그런가에 대해서
상당히 자세한 설명이 있네요.
저는 그런 점도 재미있었지만
사마르칸트라는 소설에서 만난 이야기를
거꾸로 여기서 다시 만나니 참 놀랍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했습니다.
사연인즉 우마이야 왕조와 압바스 왕조의 교체기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하는 것을 이 책의 저자를 통해서
새롭게 알게 되었다는 것이지요.
당나라가 수나라 이후에 등장한 시기에
당나라의 서쪽에서는 622년에 헤지라가 있었지요.
마호메트가 메디나로 도망간 해가
그가 메카를 정복한 후에는 이슬람력의 원년이 된 것인데
우리가 세계사 시간에 따로 따로 배우지만
결국 이슬람의 번성시기와 당나라의 국제적인 번영시기가
맞물리고 있었고
그들이 전쟁으로 만나게 된 것이 바로 탈라스 전투였더군요.
그런데 당나라 역사책에서는 이 전투에 대해
아주 간단하거나 아니면 거의 기록이 되어 있지 않다고
합니다.
혹자는 망해가고 있던 우마이야 왕조의 사람들이
당나라 사람들에게 부탁하여 압바스 왕조에게 반기를 든
사건이 바로 탈라스 전투가 아닌가 하는
의견을 내놓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네요.
그 예로 이 전투에서 진 고선지 장군이
좌천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당나라로 돌아가서
승진이 된 점을 들고 있기도 합니다.
그러니 우리가 알고 있는 대강의 역사란
어떻게 보면 부정확한 것이 많을 수 있겠다
그러니 조금 더 정확하고 디테일이 잘 정리된 글을
읽어보고 싶고 동서양 양쪽의 동시대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왜 그런 일이 일어나게 되었는가
그것의 결과 세계사에 어떤 변화가 있었나를
좀 더 세밀하게 볼 수 있는 책을 구해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밤이기도 합니다.

페이퍼 로드에서 만난 이야기가 이 책에서는
어떻게 연결이 될 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