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도서관이 휴관을 했습니다.
연휴의 마지막에 붙은 하루이니 쉬자는 의견이 지배적이어서 엉겹결에 하루 더 늘어난 휴일
그래서 돌아오는 시간이 정해지지 않게 쓸 수 있는 시간이 생겨서
예술의 전당에 갔었습니다.
르네상스 바로크 회화 특별전과 세화견문록을 보러 가는 것 하나와
책을 읽고 궁금한 김영모 과자점을 찾아가서 빵을 사서 먹어보는 것 (그 책을 읽게 된 아들이
거의 자발적으로 하루 만에 책을 다 읽어서 우리집의 화제가 되었거든요.
그 책을 읽고 제과를 배우고 싶다고 하는 해프닝이 일어날지 모른다고 각오?하고 있었는데
그런 사건까지는 없이 무사히 지나갔지만) 그리고 가능하면 음반점에 가는 것까지
세 가지 할 일을 생각하고 나선 길이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특별전이란 이름이 무색한 전시에 실망한 마음에
그래도 세화견문록에서 위로를 받고 아래층에 내려와
아트샵에서 책을 구경하다가 눈길이 가는 책이 있어서 펴보니 음악을 그리는 화가 이순형님이
소개된 책이었습니다.
그림의 따뜻함에 저절로 미소가 피어나는 기분이 드는 그림들을 보고 나오려다
실제로 그녀의 그림을 전시한 장소를 발견했습니다.
오늘 그녀를 발견한 것이 가장 큰 의의가 있었다고 할까요?

새로 나온 책소개를 메모한 다음
과자점을 찾아갔습니다.마침 옆에 샌드위치 전문점도 겸하고 있길래
배도 고프고 들고 가서 읽고 있던 책도 흥미가 있어서
한참을 있다 나왔지요.

과자점에 들어가보니 이것 저것 다 먹음직하게 생겨서 고르기가 어려울 지경입니다.
그래도 입맛을 다시게 하는 빵 순위로 골라서 집에 와서 먹어보니
정말 맛이 좋더군요.
값이 비싼 것이 흠이고 거리가 너무 멀다는 결정적인 흠이 있어도
가끔씩 그리울 것 같아요. 입안에 착 안기던 맛이..

식구들이 다 잠든 밤
베토벤의 음악을 들으면서 음악을 소재로 한 그림을 보고 있으려니
이런 시간이야말로 진정한 휴식이란 느낌이 들어서 행복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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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도 이 그림들을 보고 있으려니 나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슬며시 가슴 한 구석으로
스며들어온다는 점입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보는 것으로도 즐거운 상태를 넘어서 실제로
캔버스에 앉고 싶은 강력한 유혹을 느낄 날이 올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