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특별한 인연-볼라르가 만난 드가와 세잔
마두도서관에서 빌려서 읽은 책이름입니다.
그런데 반납하려고 책을 챙기려고 하는데
어디서 마지막으로 읽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도서관의 책꽂이에서 여러번 살펴보아도 눈에 띄지
않아서 그러면 집에서 읽은 모양이다 싶어
집에 와서도 한참을 뒤적였는데 찾을 수가 없더군요.
그렇다면 집이 아닌 모양인데 하고
다시 도서관을 뒤지길 이틀
참 난감합니다.
다른 곳에는 들고 간 일이 없는데 도대체 어디에 있는 것일까
같은 책으로 한 권 사서 반납을 해야 할 모양이다 그렇게
마음먹고 있던 중
다시 한 번 집에서 못 보고 지나친 곳이 없을까 하고
뒤지는중에 안방의 책과 음반을 넣어두는 책장에
거꾸로 꽂혀 있는 책이 한 권 보여서 뽑아보니
바로 그렇게 찾아헤매던 책이 떡 하니 꽂혀있네요.
책을 새로 사지 않아도 되는 것도 즐거운 일이지만
그 과정에서 저는 크게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과정에서 이것이다 하고 매진하는 일중에서도
사실은 엉뚱한 곳을 들이파고 있는 경우는 얼마나 많을까
그 곳에 없는 것을 모르고 계속 거기에 에너지를 집중하지만
아무 결과도 맺지 못하는 일들
그러면서도 나는 노력하고 있으니까 하고 위로하는 경우도
많이 있는 것은 아닐까요?
잃어버린 책을 찾아서 헤맸던 시간이
제 생활을 다시 한 번 뒤돌아보는 귀한 깨달음의 시간이 되었습니다.
토요일 아침 두 아이가 같은 시간에 나가는 바람에
잠깐 시간이 나서 그림을 보고 있습니다.
세잔인데요 아무래도 볼라르의 책 이야기를 하고 나니
자연스럽게 세잔의 그림에 손이 가네요.


아침에 아리아 모음집을 틀어놓고 듣고 있는 중입니다.
내용은 알아듣지 못해도 사람의 목소리를 통해 전달되는
느낌은 생생하네요.
사람의 목소리가 최고의 악기라고 하는 말이
공연히 나온 소리가 아니로구나 감탄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림을 보고 있으려니 불현듯 미술관에 가서
진짜 그림을 보고 싶다는 욕망이 생깁니다.
도판으로 보는 것에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어서요.
그래도 당장 일어나서 갈 수 없는 처지이니
도판을 통해 상상하는 즐거움으로 대체하는 수 밖엔
없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