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김장 젓갈을 사기위해 서산을 다녀왔다지요.
집에 두고 가면 컴퓨터 앞에 착~달라 붙어 앉아 있을 것 같아 제형이를 데리고 갔다왔어요.
당연히 미소가님이 운전 기사님이 되었고요~ 전 고속도로 운전은 못합니다. 아니 무서워 안합니다.
더구나 덜커덩 덜커덩 거리는 화물차는 무서워요~-.-;;;
젓갈만 사가지고 횡~ 하고 돌아오기엔 너무 아쉬워 결국 일산 올라 갈 시간을 미룰 수 밖에 없었네요.
서산댁네서 멀지 않은 동네를 한 바퀴 돌았습니다. 참 편안했어요~ 고즈넉하고 조용하고 사람도 잘 안보이고..
간간히 집 한채씩 보일 뿐.... 사랑하는 연인들이 자전거나 타고 가야 어울릴 듯한 시골 길입니다.
아니면 초등학교 꼬맹이들이 학교 끝나고 가방을 제대로 메는지 마는지 하고 실내화 가방
빙빙 돌려가며 끼리 끼리 세월아~ 네월아~
도란 도란 이야기 나누며 걸어 가기에도 길가 그림이 너무 한조롭습니다.
가끔은 손에 불량식품도 쥐어져 있겠지요~
봄이면 꽃을 볼 것이고 ...여름이면 싱그럽게 열려있는 벼도 풀도 만져 볼 것이고 ...
가을엔 누런 황금 밭을 볼 것이고...감 서리도 가끔은 할까요?
늦 가을엔 논두렁에서 말라가고 있는 콩깍지라도 톡톡 터트려가며 걸어 가겠지요~
도랑물도 흐르고...작은 다리도 보이고...하늘이 더 너르고 커 보이네요
서산 곳곳에는 생강 밭이 참 많았어요.
뿌리 쪽으로 알토란 같이 실하게 꼭 찬 생강을 보니 괜히 마음이 든든했어요.
이 맘 때 쯤이면 생강을 사다가 깨끗이 씻어 말려놓았다가
분말을 만들어 놓고 1년 내내 먹는 다는 서산댁 말에 잠시 반성도 했네요~
농부의 손길이 지나간 쓸쓸한 논을 이렇게 갈대가 지키고 있었어요~
억세풀하고 갈대하고 조금 헷갈리는 경빈임을 용서하세요~-.-;;;
너무도 색깔이 화려한 얘는 누구일까요? 나뭇잎도 푸르고 언뜻 여름이 아닌가? 라는 착각이...
한 몸으로 유혹하며 쏟아 질 듯한 얘는 뭘까요?~~
어느 집 앞으로 나란히 심어져 있어 지나가는 저의 눈길을 사로 잡았답니다.
갈대가 있어 가을이 더 아름답고 멋있나요? 바람이 한 곳으로 머뭅니다.
멀리서 보니 아름다운 호수가 있는 풍경이 되고..이리 봐도 저리 봐도 그냥 마냥 편안해 보였어요~
탱자나무 아래서~ 라는 가요가 생각나네요. 너무 풍성하게 열려있는 탱자나무에 감탄을 아끼지 않으면서...
비어 있는 주머니마다 이 떨어진 탱자를 꽉꽉~담아 주었어요. 먹기는 부담스러우나 향기는 정말 좋은 탱자였어요.
아~~꿈같은 아쉬운 나날이여~
아~~언제 가버린 내 젊음이여~
아~~피 같은 내 사랑이여~
구름과 함께 갈대 마음도 따라 갑니다.그 뒤로 내 마음도 따라가고...
이렇게 멀리 멀리~~ 나도 모르게...
돌아 오는 길에 만난 이 꽃. 제 눈에 가여워 보였다면 이상한가요? 다 말라 버린 콩밭 한 쪽에 너무 의연하면서 화려하게
피어 있어 마음이 짜안 했어요. 아름답고 이쁨 보다는 몸부림에 가까운 느낌...애써 초연해 보이는 느낌.
앙상한 가지에 매달려 있는 감 한 개. 나뭇잎 하 나...하나는 외로워 둘 이라 했나요~.
썰렁한 늦가을 밭을 이렇게 이쁜 꽃 상추가 수를 놓고 있었어요. 고마운 상추...
농부의 손길을 기다리는 벼 이삭입니다. 서산도 개발의 바람이 불어 아파트 단지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네요~
알알이 영글어 고개숙인 벼를 살짝 만져보면서 올해도 내년에도 잘 사는
우리가 되게 해 달라고 말했습니다~ 나의 마음을 알고 있는 듯 이삭은 작은 몸짓으로 찰랑 거려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