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년 전 가을.
덕이설렁탕 오픈하는 날 축하 화분이 많이 들어 왔었습니다.
그 중 난 화분이 몇 개 있었는데 그 중 하나 입니다.
저에게 온지 두어 달 동안은 아름다운 꽃망울로 자태를 뽐내더군요.
그리고 또 몇 달 지나자 꽃은 지고...
잎도 색을 바래더니...
점차 천덕꾸러기로 변해갔습니다.
볼품없이 삐죽이 잎 몇개로 그나마 살아 있음을 알리는것이 전부였지요.
버리자니 화분이 아깝고 가게안에 두자니 눈에 거슬려서
버리는셈 치고 가게 밖 유리앞에 두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식물 영양제 하나 꼽아주었습니다.
그렇게 2년이 넘도록 잊혀진듯 한 화분이었는데...
지난달 우연히 바라보니 어느새 작은 꽃망울을 피워 올리더군요.
기사회생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얼른 다시 가게 안으로 들고 들어 왔지요.
그동안 천덕꾸러기로 괄시 하다가 꽃이 피었다고 금방 이뻐하는 저의 마음이
제가 생각해도 간사한듯 해서 난에게 미안하더군요.
눈에 보이는것만 볼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에서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눈이 열리면 참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