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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다큐멘터리 -어떤 나라

| 조회수 : 1,118 | 추천수 : 7
작성일 : 2005-09-07 00:41:32


오늘 화요일 나들이를 생각할 때만 해도



오전에 갤러리 현대에서 빛의 숨결을



그리고 두가헌에서 2인전을 본 다음



그 이후에 약간 여유가 있으면 그 길을 걸어다니면서 좋은 전시를 찾아다니고



맛있는 점심을 먹고 교보 문고에 들러 곰브리치 미술사 책을 해결하고



그리고 아들이 잃어버린 수학책을 구한 다음



외국어 서적부에 들러 새로 나온 도판을 구경한 다음



돌아와야지



이것이 간단한 일정이었는데요



방혜자전을 보고 (전시회가 좋아서 마음깊은 곳에서 눈물이 나오려는 기분이었습니다.



마침 화가가 그 자리에 있길래 그림이 좋았다,정말 눈물이 날 것 같다고 감사하다는 인사를 했습니다.



어떤 종교적인 경지에 오른 사람의 그림이란 생각을 하게 되었고



발길이 잘 떨어지지 않아서 한 번 더 전시장을 돌아다니면서 보았습니다.



여유가 있다면 내일 한 번 더 가서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 정도였다고 하면 제 기분이 전달이 되나요?)



전시장에 온 반쪽이님과 함께 두가헌에 가려고 하는데



대학생 아들이 꼭 보라고 권했다고 하면서 어떤 나라 이야기를 꺼내는 겁니다.



어떤 나라가 뭐지?



순간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는데 반쪽이님의 아들 추천을 믿고 급한 김에 택시를 타고 동숭동에 들렀습니다.



오늘 그림을 본 것보다 더 제겐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들고 당혹스럽기도 하고



기쁘기도 한 시간, 어떤 나라에 대해서 소개합니다.





대니얼 고든이란 영국 감독이 천리마 축구단이란 다큐멘터리를 찍은 적이 있다고 하네요.



아주 오래전 북한이 8강에 오른 축구 시합에 관한 기록이라고 하는데



그것이 북한 당국에 좋은 인상을 주었는지



2003년에 다시 북한에 가서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면서



마스게임에 참석하는 두 여학생을 주인공으로 하여 그들의 일상을 취재한 기록입니다.




이 지구상에 하나 남은 체제로서의 북한을 다룬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내부에서 바라보는 시선을 따라서 그 곳에 사람이 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그런 따뜻한 시선이 느껴지는 영화였지요.










우리들 각자에게 북한은 각각 다른 이미지로 남아있겠지만



그것이 어떤 형태로든 상처가 되는 경험이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이런 영화를 통해서 새롭게 제 속에 들어있던 편견을 뒤돌아보게도 되고



통일이라면 과연 어떤 형태가 바람직한 것인가



구체적으로 생각해보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김정일 장군님을 너무나  신성시하는 아이들의 발언이 거슬리긴 해도 (이런 시각자체가 그 아이들 입장에서는



너무 이상하겠지만 )마스게임 연습이 힘들면 도망치다가 걸리기도 하고 공부보다는 놀기가 더 좋은 나이



같은 동네의 언니 동생으로 서로를 돕는 두 사람 사이의 우정, 딸 하나인 사진에서 보면 왼쪽의 언니가



딸이 셋인 오른 쪽 동생의 집에 갔다가 내게도 형제가 있으면 좋겠다 부러워 하는 모습



친구들과 백두산에 가는 여행에 설레면서 장난치는 모습



아침이면 조금이라도 더 자려고 하는 아이와 학교에 늦을세라 깨우기 바쁜 엄마의 모습



간식으로 무엇을 싸주는지 신경을 곤두세우는 아이의 귀여운 모습등



이 영화를 보면서 사람이 사는 일의 기본은 너무나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집단이 개인에 우선하는 체제

개인이 집단에 우선하는 체제

어느 것이 다른 것보다 무조건 좋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개인의 사적인 공간이 존중되고 개인의 창의성이 인정받으면서도

고립되지 않고 함께 어울려 살 수 있는 사회가 바람직한 사회가 아닌가

그것이 현실에서 불가능하다고 미리 손들어버리고 각자 살 길만 찾는 것은 과연

합리적인 일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기도 한 날

마치 철학자가 된 기분이 된 하루이기도 했습니다.

통일이란 거창한 주제가 아니더라도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통역이 필요없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세상에 대해서

아이들에게 이렇게 귀한 자료를 보여주면 좋겠다

그런 생각도 들었고요.

이론이 먼저가 아니라 삶이 먼저라는 너무나 당연한 생각을 그동안 잊고 살았구나

그런 생각도 저절로 든 하루였습니다.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박은하
    '05.9.7 1:00 AM

    저도 이거 꼭 보려구요.
    현대갤러리 좋은 전시회 참 많이 하죠?
    저도 서울갈때마다 들렀는데... 지금은 애때문에 쉽지않네요.

  • 2. 송이
    '05.9.7 10:15 AM

    토요일..서울아트시네마에서 대만영화제가 열리고 있어 영화한편보고 금호갤러리에 들려 압바스 사진전을 본다음 현대에 가서 방혜자님의 전시를 보았어요
    너무 좋아서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어요
    건강해야만 좋은작품 전시회에 달려 갈 수 있으니 건강 잘 챙기세요~~!!!

  • 3. 피글렛
    '05.9.7 9:34 PM

    저는 그 천리마 축구단 다큐멘터리를 봤었는데요.
    감동적이었어요.
    '어떤 나라'도 꼭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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