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휴 집에만 있기도 갑갑하여 문득 떠올린 철원 할렐루야 농원...
민박도 가능하다는 얘기 생각나서 일단 전화를 드렸죠.
다른 유명 관광지들은 예약이 모두 끝나 정신이 없다던데
천만다행으로 와도 된다고 해 주시네요...^^
이왕 떠난 여행길이니만큼 먹고싶은 거 왕창 먹어주고...
2900원짜리 왕 돈가스~~
싼 게 비지떡이긴 하지만 오랜만에 먹는 옛 추억의 맛, 음~~ 좋아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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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기간인데도 가는 길이 안 막히니 더더욱 신나는 여행길....
목적지에 도착하니 깔끔하고 아담한 집이 보입니다.
(안으로 들어서면 집도 2채나되고 저장창고 등 부속건물,
또 배밭은 얼마나 넓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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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냥한 아낙님이 반갑게 맞아주시며 우리가 하룻밤 묵을 집으로 안내해주시는데
방 한 칸이 아닌 집 한 채를 쓰라 하시네요.
(넓직한 침대방 2, 거실, 부엌, 욕실이 갖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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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가방을 풀어놓고 바깥을 돌아보니
주위에는 일일이 이름표를 달고있는 이름모를 꽃과 식물들...
(위는 작약, 아래는 인동초라네요
아... 이 인동초가 배즙에 들어가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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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갈하게 정돈된 장독대도 정겹고,
가지런하게 정리되어 있는 연탄광도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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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배밭도 돌아보니 생각보다 아주 넓어요.
이 넓은 배밭을 두 분이 어떻게 돌보시나 어설픈 걱정도 되고...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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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배는 내 엄지 손가락만한 크기....
이것이 점점 자라고 황금빛이 돌면
아~~ 맛난 누드배가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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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나무 밑엔 빨갛게 익은 딸기도 보이고...
(저녁 식사후 아낙님이 디저트로 제공해주셔서 아마도 지금은 사라지고 없겠죠.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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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건 산딸기 같은데...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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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밭 바닥에는 조그만 청개구리가 우릴 반겨주는 듯 말똥말똥 쳐다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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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 저리 사진찍고 놀다 잠시 쉬었다 나가보니
선곤님이 작업을 하고 계시네요.
퇴비를 만드시는 중이라고....
발효된 거름에 미강, 깻묵, 각종 천연액즙 등등을 섞어
또 발효를 시키신답니다.
날씨도 더운데 발효되는 거름에서 나오는 열기도 대단하고,
또 냄새는 어찌나 독한지....
꼭 홍어 삭힌 냄새 같은데 숨을 잘못 들이쉬면 눈물까지 나오고....
그래도 평소에 해 보지 못한 일이라 재미있어 보이기도 하고,
또 혼자 애쓰시는 거 같이 하면 좋을 것 같아 함께 거들어 드렸죠!!
(자고 일어났더니 손바닥에 물집... 그래도 기분좋은 뻐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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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덕분에 선곤님이 숙박비를 안 받으셨다는....
품삯이라고는 하셨지만 82회원이라니까 그냥 봐 주신 것 같아요.
일이라고 해 봤자 얼마 하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움직이고 나니 왕돈가스로 빵빵했던 배가 꺼지고
슬슬 배가 고파오지 뭡니까....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