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산사를 지나칠때면...만나지는 스님들..
감히 앞 모습은 엄두도 내지 못한 체...
뒷 모습 이라도 놓칠세라...
담기에 급급해...
그런 다음에서야...
여유로운 발걸음...
세상의 시름을 다 잊은 듯한..평온한 표정들이 눈에 들어 온다.
저 모퉁이를 돌아서 내 그리운 이가
불쑥 나타나기를 소망하면서...
봄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나
이렇게 봄은 찬란함속으로 걸어 들어 가고 있는데...
흔적마저도 보이지 않는다....
문득 고개 들어 바라본 산 어귀에는
감히 나로서는 다 담을 수 없는 봄이 무르익고 있다..
아~~
그저 작은 탄성만 나올뿐....
자신의 몸 일부를 드러내 보일 만큼
수많은 인적들이 밟고 지나쳤을 등산로
오늘 나도 그 인파의 한 사람으로
때로는 가볍게..때로는 힘겨움으로 이 길을 지났을 것이다...
언제나 아래에서 올려다 본 자그마한 암자 자장암
저곳으로 오르는 길이 있으리라곤 생각지 못한 체
우러러 봐야만 햇던 곳을
지척에서 담아 볼 수 있었다..
아래로 굽어본 산에는
나홀로 독야청청 하리라는 소나무도
봄볕에 제 세상 만난 반짝이는 푸르름이 즐비하게 자리 잡았더라..
드뎌 대왕암 정상...
작년 봄에 너를 만났고
작년 가을엔 너를 외면했었고..
그러다 올봄 너를 만나는 반가움으로
변함없이 우뚝선 너의 기개에 또 한번
내 작은 존재의 의미를 느껴보면서....
오늘 하루는 이렇게 지나가 버리는구나...........
네 하루는 어떻게 지나갔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