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맨하탄의 소호에 다녀왔다.
어떻게 글을 시작할까...하다가, 우선 소호에 대한 배경을 좀 적어보는 게 좋을 것 같았는데,
워~낙 대충 알고 있는지라 인터넷에서 찾아보고 다음과 같이 정리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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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Ho라는 말은 South of Houston, 즉 맨해튼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Houston St. (하우스튼 스트리트)의 남쪽이란 머릿글자를 따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 지역은 당초 미국의 산업이 꽃피던 지난 19세기 말 맨해튼을 중심으로 활동을 하던 기업들이 재고품을 쌓아 놓은 창고 단지였는데, 지난 30년대 공황을 겪으면서 한 순간에 폐허로 변했다고 한다.
텅 빈 창고들만 유령처럼 즐비하던 소호는 그 후 건물 임대료가 싸다는 이점 때문에 60년대 말부터 배고픈 화가들이 몰려들면서 그들의 작품을 발표하는 문화의 장소로 다시 태어났고, 젊고 유능한 작가들의 작품을 구경하러 오는 세계 각지의 관광객들을 수용하기 위해 유명한 레스토랑과 바들이 탄생한 것도 이 때 부터라고 한다.
이처럼 소호가 뉴욕의 새로운 명물로 자리잡은 지 30년쯤 지나자 땅값이 천장부지로 치솟고 건물 임대료도 화가들이 감당하기 벅찬 수준으로 뛰어 올랐다. 당연히 재력이 약한 화가들은 소호를 떠날 수 밖에 없게 된 것이다.
이 때를 놓치지 않고 소호의 이름 값을 눈 여겨 보아온 세계 유명디자이너들은 하나 둘씩 이곳으로 몰려들었고, 소호가 오늘날 디자인의 메카가 된 배경은 대충 이러하다.
비록 많은 화가들이 이곳을 떠났지만 당초 신인 화가들의 발랄한 실험적 작품을 탄생시켜 온 그 정신은 오늘날까지 소호에 고스란히 남아 도전적이고 개성이 강한 디자이너들의 창의적 욕구를 채워주고 있다고 한다.
특히 의상과 가구디자인에 있어 소호는 세계 정상급 디자이너들이 자신의 작품들을 한껏 과시하는 한마당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이런 추세는 시간이 가면서 더욱 두드러져 작년 한 해만 해도 소호지역에 문을 연 패션디자이너들의 상점이 2백 개를 넘는다. 유럽을 비롯, 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디자이너들이 뒤질세라 소호에 매장을 개설하고 있다.
반면, 뉴욕에서 성공하려면 한 가지 조건이 있다. 새로워야 한다는 것이다. 뉴욕은 새로운 것이라면 무엇이든 사주는 곳이다. 대신 새롭지 않고, 그래서 팔리지 않으면 예외없이 사라진다. 소호의 대표적 전시공간 중 하나였던 소호 구겐하임 박물관을 최근 패션숍인 프라다가 차지한 사실이 작가들에겐 하나의 경고성 에피소드로 회자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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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은 뉴저지에 살고 있는데, 미국 처음 왔을 때인 93년도부터 뉴욕에서 4년동안 살았었다.
되돌아보면 그 때도 혼자서 참 잘 돌아다녔던 것 같다. 맨하탄 지하철 지도를 다 외우고 있었으니 말이다.
여행책자를 들고, 하루는 소호, 또 하루는 그리니치 빌리지, 이스트 빌리지..등 이렇게 골목 골목 쑤시고 다녔었다. 게다가 설치 미술을 전공하는 언니를 알게 됐는데, 그 언니 덕분에 소호의 작은 갤러리 전시회도 많이 가고, 언니가 레스토랑에도 많이 데려가 주었었다. ^^*
그 때만 해도 소호엔 지금처럼 샤넬, 페라가모 등등의 명품샵은 없었다.
이름 있는 가게라 하더라도 Agnes B, AGATHA 같은 정도였는데...
뉴저지로 이사오고 난 이후로는 아무래도 맨하탄 나가기가 쉽지가 않다.
맨하탄 중심부까지 안 막히면 차로 1시간? 게다가 우리 집에서는 기차도, 버스도 바로 코 앞에 있지만, 아이가 생기고 나서부터는 아효..그 복잡한 데를...애까지 델꼬... 안 가고 말지..-.-
소호도 작년 여름에 가 본 게 마지막인 것 같다.
구겐하임 자리에 프라다 매장이 생긴다고 온 뉴욕이 떠들썩 했는데, 프라다 옷이며 가방보다도 그 매장 실내 장식이 완전 예술 작품이라는 거였다. 되게되게 유명한 사람이 한 거라고 했는데...으음..그걸 내가 아직까지 기억할 리가 없쥐..Θ_Θ
하여튼, 나도 한번 가 줘야할 것 같아서~ 으흐흐
정말 그 때의 감격이란...
1층에서 지하로 내려가는 통유리로 된 엘리베이터부터 무슨 미래 영화에 나오는 것 같았고, 다른 방향으로 난 계단도 스케이트 보드 점프대같이 만들어 놨었다. (거기서 슈웅~ 유모차 밀고 놀다가, 경고장 먹었었지..T.T)
그 때도 딴 일 보러 갔다가, 잠깐 들른 거였기 거였고 애도 데리고 갔었기 때문에 마음만큼 가게마다 일일이 들어가 보지를 못 했었다.
그 때의 미.진.한 마음을 여지껏 못 풀고 있다가 아이가 방학하기 전날, 드뎌 소호엘 다녀왔다.
전에 잡지 보다가 소호의 가게들을 쫘악~ 정리해 놓은 걸 뜯어 놓은 게 있었다. 잘 넣어놓는다고 넣어놨는데...하도 잘 넣어놔서 어따 뒀는지 찾지를 못 하겠다. 어흑~ -.-;;;
할수없쥐... 어쨌든 이번에는 세계 명품점 보다는 작지만 알찬 가게들을 공략하자!
주로 사람들이 소호를 관광할 때는 지하철 N, R 정류장인 Prince Street (Broadway 와 만나는 곳)에서부터 시작한다. 커피와 빵도 파는 유명한 Groumet Grocery Shop 인 Dean & Deluca 도 바로 거기에 있다. 그 Broadway 에서 서쪽으로 가면 Prada, CHANEL, Burberry 등이 쫙 늘어서 있다.
하지만, 나는 이번에는 반대쪽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인절미까지 데워먹고 비타민도 챙겨먹고 물도 반쯤 얼려서 가방에 넣고..
하하..무슨 북극 탐험이라도 떠나는 것 같다는~
제일 편한 신발로 신고, 9시까지 아이 학교 데려다 놓자마자 다시 집으로 와서 차 두고 기차역으로 출발~
맨하탄에 차 갖고 가려면 고속도로 톨비는 둘째치고 주차비만 50불은 잡아야 될꺼다. 차 막힐까, 또 무단 횡단하는 사람 칠까, 버벅거리다 욕 먹을까..마음 졸이는 것보다야 기차가 훨씬 낫다.
우리집에서 기차역까지는 걸어서 5분~ ㅎㅎ
9시30분 차 타고 Penn Station, NY 34th Street 에 내리니 10시 30분. 지하철 기다려서 C, E 타고 Spring Street 에 내리니 11시가 다 됐다.
그 쪽에서 내리면 Thompson Street 쪽에서부터 보게 된다.
내가 그날(어제) 탐험한 길은...^^
북에서 남으로 난 길인 Thompson, West Broadway, Wooster, Green, Mercer, Broadway, 그리고
서에서 동으로 가면서 W. Houston, Prince, Spring, Broom
그리고, Broadway 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며 China Town 과의 경계인 Canal Street 까지이다.
아래글을 누른 후 맨 처음 뜨는 화면은 소호 전체 지도이고,
http://maps.yahoo.com/maps_result?ed=svtIf.p_0TpWmQ6Blg14Ml6b5yCO7KY-&csz=ny&country=us&new=1&name=&qty=
그 화면 왼쪽 zoom sign 밑의 1번은 내가 다닌 길 주변이고,
2번은 전체 소호, 3번은 맨하탄 (Lower Manhattan) 지도로 각각 눌러 볼 수 있다.
Thompson 과 W.Houston 이 만나는 곳에서부터 Thompson 을 따라 Broom까지 쭉 내려갔다가, West Broadway 를 타고 다시 W.Houston 까지 올라가는 식으로 걸어 다녔다.
그럼, Thompson Street 에 있는 가게들부터 보면~
한국의 대문 느낌도 나고, 창호지 발라진 격자 문도 떠오르고,
그 높은 천장까지 유리로 대문을 만들어 놓은 게 속 시원해서 찍어봤다. Cub Room Cafe
메뉴판 넣어놓은 것도 단정하기도 하여라~
일본 식당이 있네?
저녁에만 연다는데, 오멘이란 제목이 엄....
앗, 넘넘 이쁜 간판.
윈도우에는 초도 있고, 화장품도 보이는데...
잡지에 난 걸 붙여 놓은 걸 보니, 얼굴 마싸~지 해주는 데 인가보다.
120 Thompson St. (호호..여기서부터 주소도 적어야겠다는 정신이 들었음.^^)
바로 옆 집. 118 Thompson St.
MANDARINA DUCK 도 유리창에 써 있고, 가방들이 한 눈에 봐도 예사롭지가 않다.
12시가 되어서야 연다고 해서, 밖에서 맘대로 & 자세히 찍었다.
안에 들여다보니, 이쁜 것도 디게 많더구만..Y.Y
왼쪽의 컵 모양의 동전 지갑..
델리 가게에서 사 먹는 종이 커피는 대부분 저 컵에 담아 준다.
양복을 입고 저 컵을 들고 바삐 다니는 사람의 모습에서 바로 뉴욕의
한 면을 엿볼 수 있지 않을까?
가죽으로 그 컵 모양으리 동전 지갑을 만든 게 너무 재미있다.
사과 그림의 분홍 테두리 가방은 Rafe.
그 밑의 땡땡이 가방은 Orla Kielly. 요거이 내가 반했다는 거 아니겠쓰?
비닐같은 재질인데, 흠야~ 느무 맘에 든다~♡.♡ 지갑까지 쎄또로 갖춰 줄까나?
하하..아직 문을 안 연게 다행이라는~^^
이렇게 색색 가죽이 뭔가?...하고 자세히 봤더니, 글쎄 껌지갑이다. @.@
Paul Smith 쪼리.
썬글라스는 어디 껀지 못 봤고, Paul Smith 지갑은 안에 그림이 있네?
이건 딴 집인데 옷이랑, 색색 고무신이 눈에 띄어서...
치마 속의 색깔 하나하나 다 있다. ^^*
오우~
나한테 딱 걸렸쓰!
이런 델 내가 안 들어갈 수가 없쥐~
반대편에 블랙앤와잇으로 멋지게 입은 두 아가씨가 앉아 씨저샐러드로 보이는 거랑 차를 마시고 있긴 한데...
카운터에 아무도 없을 때 어서 사진 찍자~ 호호
벽 쪽의 이름표 붙은 양철통이 수십가지 Tea
주방문이 열려진 상태. (속에 한번 들어가 보고 싶네~ ^^)
차를 시키면 저렇게 철 주전자에 받침까지 받쳐 옥색 주전자와 함께 내 간다.
꽃잎 모양 접시에 담은 흙설탕. 흰색, 보라색은 뭐지? V.V
(주방에서 사람 나올까 급하게 찍다보니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 b.b)
뚜껑이 열려 있는 걸로 보아 왠지 장식으로 해 놓은 것 같다는~
이것도 카운터에 놓여있는 가루 설탕
우리 집에 요거 째로 갖고 갔으면 좋겠다. 하하...설탕은 안 줘도 되여~
문갑도 귀엽네~
테이블마다 놓여있는 흙설탕.
그래봤자 조그만 테이블 세개가 다라는~
그나저나, 저 받침 탐나네...
이건 계단 옆에 놓아 둔 일종의 전시품이라고나 할까?
여하튼, 나도 저 비슷한 철 주전자는 있지만, 저렇게 다리 긴 받침대에 올려 놓으니, 더 폼이 난다. 차를 시키면 저렇게 일인당 하나씩 우려 주는데, 보기만 해도 기분이 넘넘 좋다.
메뉴를 보니 Green Tea marinated Chicken Salad 도 보이고, 점심 때 여기와서 먹을까나?
샐러드가 8불, 차가 5불....저렇게 하이 클래스로 담아주는 차라면 그 값을 내고라도 한 번쯤 마셔보고 싶다.
입구의 창에 붙은 걸 보니, 잡지에 났나 본데 Time Out 에 The Top 100 NY (Recently opened) 에 뽑혔다. Fashion plates if you're going to mix high ashion with food, it's bets SoHo's DKNY store....이렇게 써 있는거다.
아니, 계단 위로 옷 가게인 줄은 알았는데 DKNY 인 줄은 몰랐넹?
그러고 보니, DKNY 정문은 내가 들어온 반대쪽인 West Broadway 였다.
그 잡지에서 추천하는 메뉴는 A BLT with hibiscus-tea mayonaise on homemade pretsel bread 등등 (BLT= Bacon, Lettuce, Tomato)
아직 점심 때가 아니라서, 일단은 다시 올까나..하고 나왔는데,
돌아다니다보니, 다시 돌아가기에는 허걱 -.-;;
다음번에 기회가 있으면, 아니, 기회를 만들어 꼭 다시 가보고 싶은 가게이다. ^^*
athelier tea workshop
94 Thompson St. bet. Prince & Spring
646-613-8996
Photo Joan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