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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가 정말 거기 있었을까..

| 조회수 : 6,263 | 추천수 : 628
작성일 : 2004-04-23 08:17:18




90년대를 전 참 힘들게 보냈습니다. 원래는 기억력이 참 뛰어난 아이였는데 모진 90년대를 보내며 기억세포가 파괴..좀더 정확히 말하면 기억 세포들이 주인을 살리기 위해서 스스로 자살해준것 같아요.

90년대 만났던 무수한 사람들..겪었던 여러가지 사건,사고들을 '기억의 습작'으로 휴지통에 구겨넣었습니다.

저에게 90년대는 박완서의 '그 산'입니다.

하지만 그 당시 음악을 듣게라도되면 떠오르는, 짤리지 않은 '컷'들이 아직도 조금 남아있습니다.

이 노래를 들으면 점심시간에 제과점에서 빵을 사던 20대 후반의 약간 맛이 간 처녀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이 처자는 직장생활에 사실 많이 지쳐있었습니다. 그 날도 그녀는 혼자서 고호의 '감자먹는 사람들' 분위기로 빵조각을 뜯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스피커에서 이노래가 흘러 나왔어요.

순간, 갑자기 그냥 '쏴...'했습니다. 굳은 빵같은 마음 한 구석에 파도 한자락이 밀려와 부딪힌 것 처럼...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입니다.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candy
    '04.4.23 8:19 AM

    노래 잘 듣고 갑니다....

  • 2. 김나현
    '04.4.23 8:46 AM

    80년대 후반과 90년대의 대부분이 저에게도 20대에 해당한 시기였지요...
    전 아무리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해도, 다시 20대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돌아간다 해도 더 잘 해낼 자신이 없어요.
    제가 열심히 살았다는 것이 아니라,
    저라는 그릇이 감당하긴 젊음이, 다듬어 지지 않은 정열이 버겁습니다.
    청춘은 저절로 가는 게 아니라, 태울 것 다 태워야 청춘이 가는 것 같습니다.

  • 3. 핫코코아
    '04.4.23 9:35 AM

    저에게 90년대의 전부가 남편을 얻기 위한 투쟁의 기간이었죠 세상이라는 것으로부터..
    참으로 힘이 들고 지쳤던 시간들이었지만 행복하기도 하고 감사한 시간들이었네요
    다시 돌아가 그 길을 똑같은 과정으로 걸으라한다면..
    피해갈수 있다면 ..돌아갈수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지만 그래도 가는 길이 그뿐이라면 서슴없이 발걸음을 내딛겠죠
    남편이 불러주던 이 노래..지금 가슴이 너무 따뜻해집니다..

  • 4. 몬나니
    '04.4.23 10:29 AM

    젊은시절 음주가무 하던 시절 노래가 들리니 가심이 찡합니다.. 이제는 그 때의 그 감정들을 다시는 느낄수 없겠지요...

  • 5. 푸우
    '04.4.23 10:31 AM

    음주가무시절,,ㅎㅎㅎㅎ
    저 노래,, 짝사랑하는 남자들이 잘 부르는 노래 베스트 5안에 들어가지 않았나요?
    1위는 김현식의 사랑했어요,, ㅎㅎㅎㅎ

  • 6. 다시마
    '04.4.23 10:52 AM

    남들 다 좋아하고 난 다음(유행이 지난 다음) 뒤늦게 알고 좋아했던 노래지요.
    기억과 맞물려서 아련한 슬픔이나 기쁨을 가져다 주는 노래들중에 특히나 울림도가 큰
    노래인 거 같아요. 따듯한 저음으로 감싸안는 듯한 목소리도 좋고.

    힘들었던 시절을 지나오셨나요? 그만큼의 저력이 생긴 거랍니다. ^^

  • 7. *^^*
    '04.4.23 10:57 AM

    동감! 공감!
    90년대가 제 전성기였죠.모두 절 쳐다봤고 세상이 날 위해 존재하는 듯 했던 시절...
    겁없던 그때 관리 못한 죄값치루며 삽니다.

  • 8. 아라레
    '04.4.23 6:32 PM

    90년. 길가는 여자들 엉덩이에 죄다 게스 삼각표가 붙어있던 시절...
    그 풍경이 떠오르네요. ^^

  • 9. 뽀로로
    '04.4.23 7:19 PM

    90년대... 저는 그때가 아쉽네요.

  • 10. 쭈야
    '04.4.23 9:31 PM

    첨에 김동률 목소리만 알았을때부터 저런 목소리라면 암만 못나도 결혼하고 싶다고까지 생각한 적이 있었죠... 목소리 정말 아름답죠? 이번에 새로음반 나왔던데...
    암튼 그땐 테잎으로 늘어져라 들었던 곡이네요.

  • 11. 레아맘
    '04.4.24 12:30 AM

    제게 90년대는 미친듯이 사랑하고 미친듯이 아파했던 한마디로 사랑에 죽고 살았던 시절이죠. 지금 생각해보면 어찌 그리 미칠 수 있었을까 싶으면서도 그때의 그 '열정'가 그리워 집니다.......노래 잘 듣고 가요..

  • 12. 미백
    '04.4.24 3:13 PM

    그 당시 사회 초년생으로 입사초기 가던 단란주점에서 그 노래를 잘 불러주기만 하면
    아.무.나. 너.무.나. 멋지게 보이던 노래.....
    쭈야님, 동감이네요
    저런 목소리로 노래를 줄러줄 수 있는 사람이면 무조건 사랑할수있을것만 같았던 적이 있었는데...
    참~ 현실은 이상과 동떨어지네요..
    울 남편 본인은 무지 노력하는데 워낙 능력이 안 따라줘서리....

    갑자기 주말 오후 아련해지는 노래입니다...

  • 13. 꾸득꾸득
    '04.4.24 4:06 PM

    저도 목소리에 약한 여자인데,,,
    마찬가지로 이테잎 늘어지기가 당연했는데,,,
    울신랑은 어찌 노래도 못하고 ,
    목소리도 갈라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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