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희씨의 대학생활
대학에 들어가면서 이게 자유구나 했습니다. 집에서 벗어났잖아요^^
서울 이모네 집에서 오빠랑 같이 하숙을 했는데 정말 아낌없이 후회 없이 놀았어요. 오빠가 산을 좋아해서 배낭 메고 산도 많이 다녔지요.
친구와 홍도 여행
한번은 친구 두 명하고 의기투합해서 홍도를 가기로 했어요. 목포에서 배를 타고 가려는데 태풍이 와서 하루를 더 머물게 됐죠. 그런데 얼마나 무모했던지 아무 조리도구도 없이 쌀만 챙겨서 간 거예요. 일단 숙소를 나가서 먹을 것을 찾아보자 했는데, 우물가에서 남자 두 명이 쌀을 씻고 있더라고요. 제가 다가가 말을 붙였죠.
“어디서 왔어요? 여행 온 거예요?”
대학생 친구들이었는데, 군대 가기 전 절친끼리 여행을 왔다고 했어요. 그 친구들은 버너랑 코펠이랑 조리도구를 갖고 있더라고요.
“혹시 밥을 해 먹을 거예요? 우리도 쌀이 있는데 밥을 같이 먹을래요?”
제가 너무 당당하게 우리랑 같이 먹자고 하니까 그러자 하더라고요. 그때 그 친구들이 지은 밥을 나눠 먹었어요. 지금 생각해도 참 당돌했어요. 그 뒤에 그 친구들이 먼저 서울로 올라간다길래 밥 지을 도구를 좀 빌려달라고 했어요. 서울 와서 돌아간다고 하니까 흔쾌히 빌려주더라고요. 참 착한 친구들이었어요^^ 나중에 서울에서 연락해 돌려줬어요.
남다른 친화력
제가 어렸을 때부터 남다른 친화력이 있었어요. 그리고 여행을 갔으니 다른 방법이 없잖아요. 자발적 생존을 위한 친화력이 발동되었던 거죠. 친구들 말로는 제가 사람들을 편안하게 해주는 남다른 재주가 있다고 해요. 있는 그대로 제가 먼저 다가가면 친근하게 다가오지 않나 싶어요. 여자니까 남자니까 구분 짓는 것도 없었어요. 그러니까 우리 남편한테도 제가 먼저 전화했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