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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온 며느리 첫 생일을 깜박 잊어버리고...ㅠㅠ

| 조회수 : 6,386 | 추천수 : 87
작성일 : 2009-06-17 23:32:38
저를 잘 아는 학창시절 친구들과 지인들은
제가 기념일이나 생일, 제사 이런 날짜들 너무도
기억 잘하는 저를 별종으로 알고 있습니다.

시집와 30년을 종갓집 며느리로 제사나
집안 어른 생신, 행사등등  한번 잊은 적 없고(당연한건가요?ㅋ)
가만히 있어도 오늘은 누구 누구 결혼기념일이고
몇 일후는 언니 시어머님 생신이고...
사실 잊기 잘 하는 언니의 시어머님 생신을
제가 챙기기도 했었는 데~

제가 아무래도 나이가 드는 가 봅니다.
작년엔 작은 아들 생일을 잊어 버렸는 데
올해는 생활 패턴이 바뀌는 바람에 여러모로
생각할 일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지만
글쎄..시집와 첫 생일인 며느리 생일을 깜박했지 뭐얘요~흑...

까맣게 잊고 있다가 이틀이 지난 후에
아들이 전화로 지나가듯 말하는 바람에
아차..차 해 보았자 에궁 사건은 터진 후니...
아들넘만 나한테 있는 구사리 없는 구사리 다 먹구^^
어떻게 수습을 해야 할 지 난감해져 버렸었지요~

할 수 없이 며느리한테 미안하다고 전화를 넣구..
요즘 시어머니가 정신없이 하는 일이 있어 이해는
할 것이라고는 생각하면서도 이건 아니다...싶었습니다.

그래서 지난 주말
주말 약속은 없니? 내가 몇시쯤 내려가도
너희 모처럼 휴일에 괜챦겠니? 하며 의사타진을
했더만...며느리 말이 제 생일때문에 일부러 내려 오시진
마시고..그냥 다니러 오시려면 오세요....어머님...하네요^^

마침 장터에서 유명난 한우도 판매하길래
넉넉히 주문넣어 불고기 양념재고 상추니 쌈장에
갖은 야채 조금씩 준비해서 담고 장조림과
갓 헐은 김장김치를 아이스젤 채워서 기차편으로
아들내외가 살고 있는 천안엘 내려 갔다지요~

휴일치곤 이른 아침인 듯 싶은 데
내 택시타고 들어가마 했는데도
아들내외가 마중을 나와 주었더라구요^^

오랫만에 반가운 얼굴을 보니...
시어머니의 지은 죄(?)가 있어서 쑥스럽기도 하공^^ㅋ
" 자....늦었지만 생일선물이다..." 하고
어제 정성스레 고른 악세사리 팔찌를 내어 주니
며느리가 너무도 맘에 든다고 좋아 하네요~~^^
에궁...생일 잊지않고 선물해 주었으면 더 좋았을낀데...ㅠㅠ

아들내외 집에 들어서기가 바쁘게
바리바리(?) 싸들고 내려간 음식풀어
밥만 해서 함께 아침상을 준비하는 데
아들은 연실 냉장고에서 반찬 끄집어 내고
며느리는 식탁에 부지런히 나르고...
금새 한상 뚝딱 차려서 아침겸 점심을 먹고
차 한잔 하면서 그동안 밀린 이야기좀 나누고
일찍 일어 섰습니다.

아들 며느리 만나 반갑긴 하지만
지들도 휴일 시간 보내얄 것 같으니
눈치껏 시어머니는 얼렁 일어나야겠지요? ㅎㅎㅎ

서울로 올라 오려고 아파트를 나서면서
작년 결혼식 전에 아파트 얻어 놓고 신혼살림때
이것 저것 챙길 것 있을 것 같아 갖고 있던
아파트 카드를 꺼내 며느리를 주었더만...
그냥 어머님 갖고 계시라며 받지를 않네요^^

저도 너무 바쁜 생활인 지라
아들며느리 집에 갈 일도 없고 카드 잃어버리면
어쩌나 해서 넘겨주려 했는 뎅....

마중나와 돌아서는 며느리에게
다시 한번 시집와 맞는 네 첫생일 잊어서
정말 미안하다...하고서 집에 돌아오니
마음은 한결 가벼워졌는 데....
에궁....잊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너무나 커서 돌아오는 길에는 핸펀에
생일날짜 저장을 하였답니다.

어제는 아들이 전화를 하면서
제 처가 엄마 생일선물 너무 좋아라 하고
잠잘때도 팔찌를 끼고 잔대나 뭐래나......ㅋ
암튼 시어머니라도 잘못 시인하고 나니
이렇게 마음이 가뿐할 수가 없고....
오랫만에 들다 본 아들내외 알콩달콩 예쁘게 사는 모습보니
제 마음조차도 너무 너무 행복하였답니다.ㅎㅎㅎ
.
.
.
.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예쁜솔
    '09.6.18 12:23 AM

    중후하신 인품대로
    인자하시고 센스있는 시어머님이세요~~~

  • 2. 애둘맘
    '09.6.18 8:16 AM

    멋지세요~~~~~~~~

  • 3. 행복만들기
    '09.6.18 8:47 AM

    가끔씩 깜빡~!잊어버릴 때가 있더라구요..
    저도 중요한 일 달력에 동그라미까지 해두고서도
    그날 되면 모르고 지난친적도 있었어요.
    며느님께서 시어머님의 마음 잘 아실거예요.
    이렇게 맛있는 음식 만드셔서 생일 축하해주시고 선물 까지 주셨으니
    얼마나 행복해할까요~

  • 4. 스팸조아
    '09.6.18 9:20 AM

    안나돌리님같은 시어머니.... 되고싶어요..ㅎㅎ

  • 5. 파란궁
    '09.6.18 9:30 AM

    참 자상하고 맘이 깊으신 분 같아요~^^

    생일 지나간걸 알고 아차 하는 그 기분 알지요. 순간 정말 앞이 아득해지는 그 ㅎㅎ

  • 6. 동아마
    '09.6.18 2:35 PM

    며느님 시집 잘 오셨고
    시어머님 복 많이 받으실거예요.
    두 분 모두 참 고우시네요.

  • 7. 다꽁맘
    '09.6.18 9:30 PM

    부럽습니다...
    저희 시어머님... 제 생일 알지도 못하십니다. 당신 생신만 달력에 표시되어 있지요..
    결혼한지 17년째인데 한 번도 시어머님께 생일 축하한다는 소리 듣지못했습니다...

  • 8. 도민
    '09.6.18 10:47 PM

    다꽁맘님..me too...
    전 생일만큼은 챙겨서 금일봉 선물하는 시어머니가 될꺼예요..ㅋㅋ

  • 9. 좋은소리
    '09.6.19 12:12 AM

    흠....
    부럽기만 하다가...
    저도 안나돌리님 같은 시어머니가 되고 싶네요.
    다꽁맘님처럼...저도...17년동안..
    시엄니...돌아가셨는데..한번도..ㅠㅠㅠ
    안나돌리님...사진도 잘찍으시고..
    맘도...정말...흥....

  • 10. 커피쟁이
    '09.6.19 8:57 AM

    저희 시어머님같은 분이 여기도 계셨네요...^^

  • 11. yozy
    '09.6.19 9:52 AM

    저도 안나돌리님 처럼
    멋진 시어머니가 되고 싶어요^^

  • 12. sweetdream
    '09.6.19 3:31 PM

    진짜 멋지세요. 저도 그런 시어머니 되고 싶어요.

  • 13. 거북이산책로
    '09.6.19 10:12 PM

    멋쟁이 시어머니시네요...
    저도 나중에 님같은 시어머니가 되어야지하는 다짐을 해봅니다...^^

  • 14. 억순이
    '09.6.21 3:00 PM

    짬박할수도 있지요
    지금이라도 챙겨주시면 아마고마워할것 같네요
    사랑 듬뿍 담아서 보내세요

  • 15. 둥희맘
    '09.6.28 1:42 PM

    깜박하실 수도 있구..그냥 지나쳐버리는 며느리 생일을 이렇게 마음을 쓰시다니...제가 눈물이 핑했습니당....꼭, 친정어머니 같으세요..^^

  • 16. 요리는 어려워
    '09.7.10 1:52 AM

    저희 시어머니 외손자들 생일에는 집에서 직접 떡해주시더니...(10살)
    제 첫생일에는 돈쪼금 주고 말더라구요...
    어찌나 서운하던지...

  • 17. 프리지아
    '09.7.11 1:09 PM

    최고!!!최고의 시어머니십니다...~~~

    며느리가 여기 저기 자랑 할 만한 시어머니세요..ㅋㅋ

    아 부럽다...ㅋㅋ

  • 18. 로징냐
    '10.2.20 11:20 PM

    속상하네요...
    결혼 올해로 십일년째...
    제 생일이 있다는 걸 우리 시어른들은 아실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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