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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수다, 이야기를 만드는 공간

요즘...우리 부부의 특별난 데이트(?)

| 조회수 : 2,507 | 추천수 : 73
작성일 : 2008-12-03 10:30:41
올해로 남편과 결혼한 지 햇수로 30년....
통속소설 상.중.하로 쓴 연애기간 6년을 합하면
참으로 오랜 세월을 함께 하였네요....
그러나 함께 한 시간에 비하면
우리 부부는 맞는 구석이라곤 당최 없는 데~
너무나  잘 살고 있는 듯 싶습니다.ㅎㅎㅎ

젊어서는 취미가 맞지 않아
남편과 함께 하지 못하는 것때문에
바가지도 많이 긁고 속상해 했는 데...
함께 취미생활하기를 포기하고 사는 요즘은 각자
참 잘 놀고(?) 있슴다^^

남편은 축구광으로 매주 두번씩 운동장을 뛰다 오고
전 사진광으로 시시 때때로 출사를 핑계로
좋아하는 여행과 함께 사진생활을 즐기고 있답니다.

퇴근후 저녁시간도
젊었을때는 늘 친구좋고 술좋아 늦는 남편때문에
불평 불만이었는 데..요즘은 너무나 일찍 들어와
웹서핑에 푹 빠진 제게는 불만이랍니다.ㅋㅋ

TV라도 같이 볼라면
스포츠좋아하는 남편과 다큐나 교양프로 좋아하는 저랑은
맞지를 않아 거실과 안방을 경계삼아 서로 원하는 프로를 봅니다.

어쩌다 시간이 좀 남아서 대화를 하다보면
약올리기 좋아하는 남편에 늘상 약발 오르는 저는
10분 지나기가 무섭게 토라져 버리곤 하지요~

정말 이런 상황으로 보면
어떻게 이리 맞지 않으면서 6년동안 연애를 하고
30년 결혼생활을 했나 의아스럽기도 하지만....
부부싸움을 해도 10분도 못 가서 헤헤 거리고
또 수다를 떠는 것 보면 참 묘한 인연이 우리 부부의
인연인 듯 싶습니다.

그런데...
요즘 일주일에 쉬는 날 한번씩
우리 부부의 특별난 데이트가 시작되었습니다.

남편의 과격한 운동인 축구가 남편의 건강을
위협당하는 지....
운동을 하고 오면 마누라 잔소리 듣기 싫어
몰래 몰래 냉찜질 하며 괜챦다 하더니
한의원으로 침을 맞으러 다니는 겁니다.

저 또한 작년의 무릎수술과 교통사고로
다친 발등의 통증이 가끔씩 있어서 한의원에서
침을 맞기도 하였지요.

그 덕분에 요즘은 쉬는 날인 월요일
아침 식탁에서 꼭 데이트(?) 신청을 받습니다.
오늘 한의원으로 침맞으러 가자고~~~~ㅎㅎㅎ

한의원 침구방에 침대 하나씩 차지하고는
서로에게 절대 비밀인 아픈 부위의 설명을 한의사 선생님께는
그대로 솔직히 털어 놓을 땐 서로 킬킬 웃습니다.

남편은 며칠 전 축구 시합하다가 과도한 태클을 당해
발목을 삐었다는 둥 누가 딴지를 걸어 넘어졌다는 둥....
저는 엊그제 야생화 사진 엎디어 찍다가 무릎이 더 아프다는 둥
높은 산에 카메라 장비매고 올라 갔더니 허리가 아프다는 둥...

그런 사연을 들으시면서 연로하신 한의사 선생님은
빙그레 웃으시며 우리 부부의 구석 구석에 침을 꽂아 주시고
우리는 침을 맞는 40여분을 조용한 목소리로 소근 소근 대화(?)를 하지요~
조용하긴 하지만 서로 비밀 털어놓은 얘기에 대한 추궁을...ㅋㅋㅋ

어찌보면 이제 건강이 좀슬어가는 슬픈 이야기지만
뒤늦게나마 같은 취미생활(?)을 찾아서 특별한 데이트를
하고 있으니 이 또한 그리 나쁘진 않네요~~

이런 저런 이야기 친구들에게 수다스레 떠들면
우리 친구들 하는 말이 "너희 부부는 정말 정말 천생연분이야..."
하며 부러워 한답니다.푸하하하하하하하
.
.
.
.
.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제부터
    '08.12.3 12:00 PM

    그러네요.
    천생연분이시네요.
    각자의 생활과 취미를 인정하는 것이 조금은 힘들지만 세월이 답을 주죠.
    처음에는 자식이 남편 대신 다 해결해 줄 것 같아서 자식한테 치중하지만 금방 배신?당하죠.^^
    그래서 같이 늙어가며 등 긁어 줄 사람은 남편밖에 없다는 크~ㄴ 진리를 알게 되구요......

  • 2. 변인주
    '08.12.3 12:03 PM

    사진만 잘찍으시는게아니라 글도 잘쓰시는군요.

    하나 잘하는사람 다른일도 잘한다 하더니..... 맞는말 같아요.

    너무 달라서 잘 사는 부부 많아요. 각자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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