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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가족들과 모두 모여 함께 본 '님은 먼곳에'-

| 조회수 : 2,326 | 추천수 : 63
작성일 : 2008-11-04 13:06:16
82분들의 도움을 받아 시어머님의 아침 생신상 음식을 준비해서 함께 잘 먹고 뭐할까하다가 그집에 한달짜리 메가티비가 있다고 영화 한프로 보자고 이야기가 됐습니다.
70대부터 4살짜리 올망졸망꼬맹이들까지 함께 다 볼수는 없지만 그래도 보기에 어색하지않는 영화들을 고르려니 말이 많더군요.
그래도 시어머니랑 시아버지 생각해서 한국영화 고르고 3500원짜리라는 님은 먼곳에가 김추자 노래도 나온다길래 제가 그거 보자고 목소리좀 키웠습니다.
저야 뭐 영화보는거 좋아해서 굳이 거기서 그렇게 안봐도 되지만 함께 다들 모여서 시간을 보내기에 적당한것을 고르기가 쉬운일이 아니잖아요.

그렇게 영화가 시작되었는데 저는 영화프로소개할때 수애가 단순하게 남편찾아 멀리 월남에 간 스토리정도로만 생각했었습니다.
뭐....스포가 될것같아 자세하게는 못쓰겠고 시동생이 옆에서 한마디 거들더군요
'옛날에는 왜 다 저랬데'
우리 어머님
'저런게 뭐 틀리니. 요즘은 그냥 조금 덜 하려고 그런것뿐이야'
이소리에 저 속으로 넘어갔습니다.
한편으로는 이 영화 선택하길 잘했다싶었죠. ㅎㅎㅎ

초반에는 수애가 말도 없고, 싱어랍시고 월남까지 데려가놓고는 실력도 알면서 뒤늦게서야 노래연습시키는 밴드들도 어설프고 남편보기에는 전쟁신이 나오는것에서 상황이 이해가 안된다고 왜 영화인들은 자세한 연구없이 저런 장면 찍냐고 그러고 중간중간 시부모님 왔다갔다하시고 그와중에 남편과 형제들만 꿋꿋하게 자리지키고 앉아서 영화에 빠져들었습니다.

막판에 제가 원했던 결말을 만나서 좋았습니다.
전 이준익감독 팬하고 싶어요.ㅎㅎㅎ

수애 목소리도 참 좋고 노래도 잘하네요.
감정실려서...
다시 봤습니다.

제가 좋아했던 배우 이름이 떠서 의아했는데 타짜에서 짝귀맡으셨던분이 주진모셨군요.

남편은 정진영이 맡았던 역할을 정경호가 하는게 더 어울렸을거라하는데 정경호가 해석하는 리더역할도 한번 보고싶긴하네요.

아...그리고 베트남의 그 굴속의 학교에서 공부하는 아이들...어제 적벽대전에서 아이들이 왜 우리가 공부를 해야하느냐 질문했을때 나중에 자라서 알게될거라했는데 경제가 어려울수록 교육에 힘을 쏟아야하는 이유를 요즘들어 더 잘 느끼네요.

그외에도 베트남의 풍광들....로빈 윌리엄스가 나오는 굳모닝 베트남에서 차용해온듯한 헬기에서의 '님은 먼곳에'도 괜찮았어요.


시집가족들과 고스톱치기 이런것말고 이렇게 영화한프로 보는것도 좋으네요.
3500원정도에 저렴하게 집을 벗어나지않고 모두 모여서 볼수있으니 어쨌든 세상 참 좋아졌죠.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냥냥공화국
    '08.11.4 2:00 PM

    저도 몇일전에 봤는데요. 마지막 장면의 따귀 날리는걸 보고 저라도 그랬겠다 라는
    생각을 했거든요. 근데 솔직히 그 마지막 장면이 과연 수애가 굳이 월남까지 가야할
    이유였을까...라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미군장교한테 몸까지 바치면서 말이에요.
    이준익 감독은 이영화의 모든것을 결말짓는 장면이라고 했는데
    20세기의 남자들에게 날리는 20세기 여자들의 응징이라고 했던가......
    글쎄요... 깊이 생각할 수록 복잡한 영화였습니다. ^^;;;

  • 2. 노란새
    '08.11.4 3:13 PM

    스포가 될것같아 자세히 안적으려고했는데 뭐..극장에선 내려간 영화니까 그냥 이야기하렵니다.
    전 수애라는 인물이 속으로는 꾹꾹 누르긴하지만 끼도 있고 때에 따라선 할말도 하는 케릭터라고봤어요.
    월남에 갔던건 그때 당시 시대상황에서 수애가 확 박차고 도심으로 나가기에는 성격상 10% 부족하고 거기에 시어머니가 월남이란 카드를 꺼내드니 탈출구라고 생각했을것같아요.
    전 그 뺨때리는 장면전에 수애가 미군장교찾아가는 장면에서부터 감정에 푹 젖어서 눈물도 나고있는 상황이라 남편이야기에 울먹거리면서 대답하다가 저장면 다음에는 수애가 엄태웅 뺨을 확 갈겨버렸음 좋겠다했는데 정말 뺨을 치기에 '오예' 그랬다니까요.
    시누남편은 어디서 들었는지 그 영화가 실화에 바탕을 두었다는데 진짜 실화라면 수애라는 분은 잘살고 계시겠죠?

  • 3. 냥냥공화국
    '08.11.4 4:20 PM

    저도 수애가 엄태웅 빰을 연타로 때릴때 속이 다 시원했습니다. ^^
    그런데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왜 갔을까? 라는 대답은 시원하지 않아요
    정말 수애가 어쩔수 없이 시어머니의 카드를 빼들고 월남에 간건 맞습니다.
    월남에 간다고 다 죽지않아요!! 라고 소리지르던 수애가 바로 월남으로 간거요.

    거슬러올라서 극초반에 엄태웅이 묻습니다. '나를 사랑하냐..?'
    수애가 대답을 못하죠.
    영화내내 김추자의 '님은 먼곳에'가 흘러나옵니다. 가사에 나오듯이

    사랑한다고 말할껄 그랬지..님이 아니면 못산다 할것을...

    전 자꾸 이 노래와 수애가 엄태웅에게 대답하지 못한것이 오버랩됩니다.
    그렇다면 수애가 엄태웅을 만났을때 '사랑한다고 ..' 이야기 했어야 극전반에
    흐름이 맞아요. 그런데 난데없이 따귀를 올려붙이죠.

    수애는 사지에서 죽을고비를 몇번을 넘기고 월남에서 성공? 합니다.
    100%는 아니지만 2% 부족한 끼로 미군들조차 사로잡습니다.
    만약 수애가 따귀때릴려고 이 모든 고난과 성공을 뒤로하고 또 미군장교의
    방에 자진해서 들어갔다면 약간 코미디에요 ;;; 사실 때린건 속시원하지만
    왜 갔을까? 왜 그랬을까?는 계속남습니다.
    속은 시원하지만 그 아이러니한 끝장면은 여전히 이해가 안가요 ^^

  • 4. 노란새
    '08.11.4 9:51 PM

    그 '님은 먼곳에'란 노래가 복선같아요.
    워낙 제가 어수선한 속에서 그 영화를 본거라 엄태웅과 단둘이 있었고 엄태웅이 술먹고 그냥 잠든것도 봤는데 시어머니가 제사상앞에서 수애보고 본처에게서 애낳아서 대를 있겠다라고 했었을때 그 어머니도 이미 엄태웅에게 다른 여자가 있었던것을 알고있었던 상황이잖아요?
    그리고 수애도 이미 그 사실을 알고있었던거고.
    그러면서도 시어머니가 몰아부쳐서 꼬박꼬박 한달에 한번 면회를 갔는데도 엄태웅이 한번도 수애를 안아주지않은거잖아요?
    그런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결국 제사상앞에서 어머니한테 이야기하다 '가라' 그 얘기듣고 친정으로 돌아왔을때 친정아버지가 '가서 그집 귀신이 되라'고 해서 10%부족한것때문에 결국 다시 시집으로 발길을 돌렸을때 어딘가로 떠나고 싶었고 시어머니가 월남이야기를 꺼냈을때 탈출구가 되었겠죠
    그래야지 이야기가 될것같아요.
    계속 노래는 '님은 먼곳에'를 깔아놓고 모든 사람들, 심지어 그 미군중령까지도 수애가 남편을 너무 사랑해서 찾는건가보다고 믿게 만든거죠.
    그렇지만 수애는 옛날 사람들 정서대로 부모가 맺어준 사람과 결혼했는데 알고보니 다른 여자가 있었고 그여자를 너무도 사랑해서 자신과는 잠자리조차 하지않고 게다가 그날 만났을때 이미 월남으로 간다는것을 알고있으면서도 자신에게는 말하지않았었다는것을 뒤늦게서야 알게되면서 지독한 배신감이라할까 그런것을 느끼지않았을까요?
    어머님모시고 그저 말없이 조용하게 기다리면 언젠간 돌아오리라 믿었는데 그 믿음을 배신한거죠.
    이별을 당한 사람들이 평생까지는 모르겠고 살아가다보면 문득문득 '그사람은 왜 나를 버렸을까'를 되새길때가 있다잖아요.
    처음에는 그냥 무작정 시어머니가 '월남 가자'했을때 발붙일곳이 필요해서 '내가 가겠습니다'하고 나섰지만 길을 나서서 그 수많은 난관을 겪다보니 '내가 왜 이곳에 와서 쓸데없이 이런일을 겪어야하는가..이게 다 그이때문이다. 왜 그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굳이 나랑 결혼했을까.' 이런 생각들이 계속 마음에 쌓이고 쌓이고, 그래서 막상 그를 본순간 손이 먼저 올라간것간게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내일쯤에나 다시 한번 이 영화를 혼자서 조용히 본다음에 다시 생각해볼까합니다.

    ㅎㅎㅎ 냥냥공화국님과 영화이야기 나누니 재밌습니다.

  • 5. 티나터너
    '08.11.4 10:18 PM

    저도 봤어요...아이낳고 4년만에 첨 본 영화였죠....

  • 6. 에헤라디어
    '08.11.5 6:57 PM

    볼 생각 없는 영화였는데 주말에 빌려다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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