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이런글 저런질문

즐거운 수다, 이야기를 만드는 공간

ⓧ거짓말쟁이...

| 조회수 : 3,344 | 추천수 : 50
작성일 : 2008-06-01 10:07:32
80년 5월에 저는 초딩이었어요.
집이 시골이었던 저는 그날 아침 학교 오지 말라기에
농번기 방학인줄 알았어요.
울집은 산하나 넘으면 바로 5.18묘역이에요.
그때는 그냥 평범한 시골마을이었겠지요... 거기도...

마냥 좋았지요. 요즘처럼 빡세게 공부시키는 분위기도 아니였으나
아이들에게 학교는 늘 가기싫은곳이었는지...

그러나 며칠째 아버지가 들어오시지 못했지요
이유도 몰랐고...
전 아버지가 들어오시지 못하는게 무슨 의미인지 몰랐답니다.

당시 울아부지는 광주로 출퇴근하시며 생계를 꾸리시는 가장이셨습니다.
물론 집에서 엄마가 농사도 지었지만...
엄마 얼굴의 그늘이 왜 그리 짙었는지 그땐 몰랐어요

2-3일을 기다리시던 엄마가
막내를 업고 산을 넘어 광주로 가시고
그날밤 엄마도 오시지 못했답니다.

할머니가 왜 부엌에서 밥하다 말고 우시는지
전 정말 몰랐어요



먼 훗날 비로소 이해하게 된 그시절...

아버지는 퇴근길이 막혀 시내 고모집에서 길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계셨고
엄마는 산넘어 광주 변두리를 지나
고모집까지 갔었답니다. 아빠 찾으러...

그때 광주는 계엄군은 변두리에서 시내 출입을 통제하고 있고
시내는 시민군이 계엄군을 밀어내고 잠시 해방의 노래를 부르고 있을때...

아버지는 엄마를 보자마자 기가 막혔답니다.
당신이 혹시 죽으면
여편네라도 살아서 6남매를 키워야할텐데
시신이라도 찾겠다고 산을 넘어 그 먼길을 걸어왔으니
게다가 등에는 갓난아이를 업고

다시 그 먼길을 되돌아오도록
두분 아무말도 안했답니다.
여편네가 미워서
세상이 미워서

시내에선
교련복의 고등학생, 일반시민들 모두를
양동시장 엄마들이 주먹밥을 만들고 물을 떠다가
먹였답니다.
네것 내것없이 모두를 거두어먹이고
얻어먹으면서도
얼굴엔 웃음이 싱글벙글

그 모습이 찍힌 사진
혹시 보셨나요?


어젠 남편과 촛불문화제에 참석했습니다.
마지못해 일어나는듯한 남편을
차라리 데리고 가지 말걸....
일어날 생각을 안한다고 삐져서
아침도 안먹고 어디론가 나가버렸어요.

왕년에 구호깨나 외치고
돌팔매깨나 던졌다고 말하드만
이제 생각하니 전부다 구라였나보네요 ----------- 속어, 비속어 운운 사양할랍니다.

어젯밤 높은 담장안에서
잘 주무셨을 그 鼠생원님
몇해전 어느 잡지에 인터뷰했더군요.
한옥에 관심많은 저...
번듯한 가회동한옥이 예뻐 기사 스크랩하긴 했지만
거기 사는 사람 보기 싫어 포스트잇으로 얼굴 가려놓았었지요

내용중에 아래 사진과 같은 말이 있더군요.



한글배울때 삽질하러 갔었는지
"ㄱ"과  "ㅇ"의 조합이 비슷해서 헷갈렸는지
분명히 강요와 공유의 뜻을 반대로 알고 있는게 확실합니다.
그렇지않고서야  자신의 철학에 반하는
어제오늘의 우리나라 상황이 어떻게 설명이 되겠"읍"니까...



그 주먹밥만큼 달고 맛나진 않겠지요.
간밤의 상황을 지켜보다가
변할게 없는 아침을 맞이하다가
언뜻 생각나 주먹밥을 만들고는
차마 제 입에 넣지는 못했습니다.
세상을 제대로 보고 계신분이라면
오늘아침은 누구나 같은 마음일겁니다.

대통령 ... 거짓말쟁이
내 남편도 거짓말쟁이... OTL


(제가 저 사진찍다 말고 잡지사진에다 뭔짓을 했게요~~~~??)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조민아
    '08.6.1 10:19 AM

    한가지 행동으로 움직이진 못해도,
    '살림' 하는 모두의 마음, 같으리라 생각됩니다.

    주먹밥 보니, 마음이 너무 저립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 2. 귀여운엘비스
    '08.6.1 10:43 AM

    밤새 저도 한잠도 자지 못했습니다.
    좌불안석입니다.
    함께임을 비춰 보입니다.
    힘내요 우리.

  • 3. 아이미
    '08.6.1 10:51 AM

    어찌 저런 새빨간 거짓말을 ㅠㅠ
    이명박이 본인을 몰라도 너무 몰랐네요,,,,,,,,,,,,,,,,

  • 4. 섭이맘
    '08.6.1 11:01 AM

    글을 읽으니 저절로 눈물이 흐르네요..

    글 잘읽었습니다....

  • 5. 키티맘
    '08.6.1 11:07 AM

    저도 주루룩~ 내 남편도 거짓말쟁이
    연애할때부터 지금까지 자기 학교다닐때 엄청 골수좌파여서
    데모 엄청했다고(사학과출신인데 그 당시 사학과 출신들이 데모 정말 많이 했거든요)
    근데 작금의 사태에 자긴 회색분자라며 지금도 잠만 쿨쿨자고 있어요.
    엠비보다 남편이 더 미워요.

  • 6. 준&민
    '08.6.1 1:16 PM

    이사왔습니다.

  • 7. 별아
    '08.6.1 1:32 PM

    찡한 주먹밥이랑 사연 잘 보았어요.
    사실 전 역사적으로 외침으로 아픔이 많은 나라이기에
    전쟁만 아님 우리나라는 그다지 어려움 없을 줄 알았네요.
    하지만, 이번 일을 보니 아니네요.
    지도자 한명 잘 못 뽑아서, 아니 잘못된 국회의원들 그대로 놔두고 보아왔던
    우리가 감당해야할 현실은
    이 대한민국의 국가적 위상을 하루아침에 나락으로 떨어뜨릴 수 있는 위험 천만한 인사들을 웃대가리로 앉혀놓았으니까요.
    님처럼 저도 주변인들이 다시보이네요.
    입으로는 정의를, 옳은 길을 이야기했던 이들이
    이 순간 어떻게 행동하고 있는지...
    그래서 다시 보게 됩니다.
    사실 현재 제 전공이 한국사네요--;

    참, 이사오니깐 저는 더 좋은 걸요.
    예전엔 82쿡들어오면, 키톡, 살림돋보기가 주였는데,
    요샌 자유게시판하고 이런글저런글에서 거의 사네요.
    저뿐이 아닐 것 같아요. 그래서 이사오니깐 바로 볼 수 있어 전 더 좋으네요.

  • 8. 사라세니아
    '08.6.1 2:26 PM

    반가운 2탄이네요. 키톡에 있어도 좋았을텐데..
    저는 배가 고프면 키톡을 열어 음식사진을 보거든요-.,-;
    지금도 배가 고픈데 저 주먹밥은 목이 메어 못 먹을 것 같아요...

    참, 사진은 아마 얼굴을 알아볼 수 없게 수동 모자이크가 사정없이 그어져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 9. 낮도깨비
    '08.6.2 10:10 AM

    전 강물처럼님께 차량용 깃발 50개 주문햇더니 강물처럼님께서 덤으로 스티커랑 깃발을
    더 넣어 보내주셨죠.

    지인들께 나눠 주었더니 저더러 왜 헛돈을 써가면서 이런짓(?)을 하냐고 합니다.
    그말을 듣고 너무 기가 막혀서 할 말을 잃었습니다.

    후손들에게 참 부끄러울 뿐입니다.

  • 10. tomatolove
    '08.6.2 11:53 AM

    요즘 몇달동안 뉴스도 잘 안보고 지내다가 저번주말 82cook들어와서 촛불집회소식듣고나니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해서 다른일 모두 제치고 앉아있습니다.

    sbs도 탈퇴하고 소송에도 서명하고 이리저리 돌아다니곤 있는데 맘이 답답하네요.
    그리고 주먹밥이야기 듣곤 겁도 납니다. 설마 이렇게 까진 되지 않겠지...

    제대로 알아서 다른사람들에게 전해주어야겠습니다. 이제 정말 남의 일이 아닌걸요.

  • 11. with
    '08.6.3 2:46 AM

    몸이 막 지치려 합니다.다들 몸관리 잘하시고 편히 쉬세요.

  • 12. 베로니카
    '08.6.3 9:15 AM

    저도 그때 그 현장에 있었죠. 제가 중 1때 일입니다. 전 광주시내 공용터미널 바로 옆에 살았기 때문에 그 현장을 너무도 생생히 기억해요. 마치 전쟁같았어요. 저도 죽을뻔 했다 살아났고요. 정말 ...... 악몽같았다고나 할까......시민과 공수부대와의 싸움이라니...... 그런데 정작 전두환은 잘먹고 잘고 그 후손들 또한 잘먹고 잘살고......전 시공사 책은 절대 안봅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25496 가족 결혼식 부조는 누구에게 해야 하나요? 1 제라늄 2008.06.02 1,782 5
25495 이 한장의 포스터....... 3 비를머금은바람 2008.06.02 1,905 53
25494 영상]6월2일 새벽녘 신호등촛불시위 2 .................... 2008.06.02 1,246 48
25493 버스위의 시민을 옷을 모두 벗겨서 전경들에게 던졌습니다.. 4 unique 2008.06.02 2,377 65
25492 약국에서 약을 잘못주면 어찌하나요? 깜찌기 펭 2008.06.01 2,321 38
25491 이런 시기에 죄송하지만..지난번 MCM가방 확인하고 왔습니다 2 어쨌거나 2008.06.01 3,252 41
25490 5월 30일 밤 10시54분 시청광장 사진입니다. 핑키 2008.06.01 1,159 11
25489 제글은 "뭘사다먹지"게시판으로 이동되었네요~ 1 요마 2008.06.01 1,256 6
25488 ⓧ거짓말쟁이... 12 준&민 2008.06.01 3,344 50
25487 물대포사진 새로운 것 2 미네르바 2008.06.01 2,011 29
25486 [펌] 시위사진...눈물이 나네요... 1 매발톱 2008.06.01 1,592 39
25485 5월 31일 그리고 오늘 6월 1일....눈물 나는 사진들 7 비를머금은바람 2008.06.01 1,893 61
25484 에쎄랄클럽에서 퍼왔습니다. 시위사진 1 여진이 아빠 2008.06.01 1,672 51
25483 ★☆★☆[커뮤니티 연합광고] 월요일자 광고★☆★☆ 4 lamer 2008.06.01 1,742 9
25482 촛불집회 대박 피켓 사진들 6 악마 2008.06.01 2,324 26
25481 이명박 위인전...다들 보셨죠? (베스트리플) 4 Funny 2008.06.01 2,181 21
25480 노인병원,요양원 좀 알려주세요. 급합니다. 4 로즈마리 2008.06.01 2,006 71
25479 ★☆★☆[커뮤니티 연합광고]2차 광고시안 입니다. ★☆★☆ 14 lamer 2008.06.01 1,357 7
25478 ★☆★☆[커뮤니티 연합광고] 광고시안 입니다. ★☆★☆ 13 lamer 2008.05.31 1,568 24
25477 충격적인 쇠고기 협상표 (일본,노무현,이명박) 1 skyhigh 2008.05.31 2,197 55
25476 4월 21일 시누와의 말다툼 제가 전화 했어요 1 옥수수 2008.05.31 2,063 48
25475 ★미국쇠고기 수입막는 효력있는 변호사들 소송에 힘 보태주세요 24 매발톱 2008.05.31 1,693 34
25474 펌)유모차부대 걱정하시는 분들 보세요!! 4 은석형맘 2008.05.31 1,876 15
25473 [MBC] 검사해도 구분못한다 1 지니 2008.05.31 1,357 180
25472 세상에 이런 시위는 처음..... 4 비를머금은바람 2008.05.31 2,351 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