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래 전 시외버스 안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그것은 불과 10여 분 안팎의 일이었습니다.
만원버스도 아니었고 정류장마다 멈추는 시간이
그리 철저히 지켜지던 때도 아니었습니다.
버스 기사가 엔진 시동을 걸고 막 출발하려는데,
승객 중 한 사람이 버스를 타려는
사람을 발견하고 말 했습니다.
"저기 웬 할머니가 오십니다."
버스 기사가 바라보니 제법 떨어진 거리에서
한 할머니가 무언가 머리에 인 채 버스를 향해
종종걸음으로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어서 출발합시다!"
"언제까지 기다릴 거요?"
버스에 타고 있던 어떤 승객이 바쁘다면서
서둘러 떠나기를 재촉했습니다.
그러자 버스 기사가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저기, 우리 어머니가 오십니다.
조금 기다렸다가 같이 가시지요?"
승객은 할 말을 잃고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때 창가에 앉았던 한 청년이 벌떡 일어나
버스에서 내려 할머니를 향해 달려갔습니다.
승객들의 시선은 자연스레
버스 밖으로 모아졌습니다.
머리 위의 짐을 받아든 청년은
할머니의 손을 부축하여
잰걸음으로 버스로 돌아왔습니다.
할머니와 청년이 버스에 오르는 순간
승객 중 누군가가 박수를 치자 마치 전염된 듯
너나없이 박수가 이어졌습니다.
물론! 그 할머니는 버스 기사의 어머니도...
청년의 어머니도... 아니었습니다!
오랜 세월을 살아오면서 가장 후회가 되고
회한이 남는 것이 있습니다.
돌아가신 부모님께 특히 어머니께
효도를 하지 못한 것입니다.
지금도 자주 그 생각을 하면
마음이 아려옵니다.
눈물이 날 때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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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은 나이가 많든 적든
부모님 앞에서는 철부지인가 봐요.
혼자 태어나 혼자 큰 줄 알고
자기 치장하기에만 바쁘죠.
거친 손 따뜻이 잡아 드리고
깊은 한숨 헤아려드리는
오늘이 되었으면 합니다.
- 먼저 자신을 넘어서야 합니다. -
<펌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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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시대의 어머니상입니다.
전 아들을 둘을 두고 있지만....
희생을 하며 자식을 키웠다는 느낌은
전혀 없습니다.
그냥 열심히 내게 주어진 현실을 살았을 뿐...
요즘..전 제 아이들에게 생각하면 가슴아픈
어머니가 절대로 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동물의 세계에서 보여지는
어느 날이 되면 성장하여 떠나는 새끼처럼
자식을 떠내 보냈으면 합니다.
결국 그것은....
정때문에 아픔을 느껴야 하는 것..
영원한 짝사랑에 대한 아픔을 미리 미리
떨쳐 버리려는 이기심이기도 하겠지요~
가을이 가고 추운 겨울이 닥아 서면
웬지 저 자신을 제 자신으로 감싸 안으며
나의 겨울을 보내고 싶어 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