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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재수학에 대한 제 생각이요....

| 조회수 : 3,632 | 추천수 : 12
작성일 : 2007-03-04 00:17:49
안녕하세요? 지니큐입니다.

그동안 많이 바빠서 글은 못 올리고 장터에서 김치만 팔았어요. ^^

제 글 읽고 도움 많이 받으신다는 쪽지 주신 분들도 많으신데 ..... 죄송해요.

학원에 아이들도 많이 늘고... 학원을 좀 넓혀서 옮겨볼까 머리 빠지게 연구하고, 알아보느라 신경써서인지 살까지 빠졌답니다.

저희 세대에는 그저 학교가서 공부만 열심히 하면 공부 잘하고 좋은 학교 가고 그랬는데 요즘은 그렇지 않죠?

저는 수학선생이라 다른 과목들은 정보도 없고 잘 몰라요. 그러니까 그냥 수학이야기만 할께요.

오늘은 요즘 바람불고 있는 영재수학에 대해서 제 생각을 말씀드릴께요.

흔히 말하는 영재수학은 교과 수학에 관계없이 교구를 활용하거나 다른 활동을 통해 수학적 사고력 뿐 아니라 전반적인 사고력을 향상시키는 프로그램입니다.
(이렇게 정의해 놓으니까 되게 근사해 보이죠? 당장 시켜야 할 것 같구요. ^^ )
그래서 요즘 영재수학, 또는 사고력수학 이라는 표현을 많이 씁니다.
많이 알려진 프로그램은 시매스나 와이즈만, 조이매스 창의력 교실 등이 있습니다.

이런 프로그램들은 모두 큰 회사에서 돈 많이 들여서 만든 프로그램들입니다.
다 좋은 프로그램들 이구요.

사실 저희 학원에서도 사고력수학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구요, 저도 한 때는 이런 프로그램을 만드는 일을 했었어요.

우선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이런 프로그램들은 수학이라는 이름이 붙여있기는 하지만 학교 교과 수학과 관계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당장 수학실력이 올라가는 것과 같은 눈에 띄는 효과를 볼 수 없으므로 집에서건 다른 학원에서건 학교교과수학을 시키셔야 합니다.

(보통 이런 학원에 가시면 ‘영재수학 시키면 다른 수학 시키지 않아도 된다’고 이야기 합니다만 뻥입니다요.  수학에 특별한 두뇌가 있는 아이라면 또 모르지만요.)

가끔씩 이런 어머님들 만납니다.

영재수학학원만 보내시고 집에서도 따로 수학 안시키시고, 그래서 학교시험점수 엉망 나와도 언젠가는 잘하겠지... 하며 맹신하시는 어머님들....

안됩니다...

교과수학은 수학의 기초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교과수학을 무시하면 학년이 올라갈수록 수학을 잘 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리고 꼭 영재수학을 시켜야만 수학을 잘 하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필수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비유를 하자면 영재수학은 보약이나 영양제 같은 것이고 교과수학은 밥과 같은 것 입니다.

보약이나 영양제는 아이들이 자라면서  몸에 도움을 주기는 하지만 이런 거 안먹고 밥만 잘 먹어도 훨씬 더 튼튼하게 자랄 수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경제적인 여건이 되거나 주변에 가까운 곳에 영재수학학원이 있어서 보내기 좋은 환경이 된다면 보내는 것도 좋겠지만 그렇지 않아서 못 보낸다고 해도 걱정하시거나 엄마로서 자책(?) 같은거 하실 필요가 없다는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한 가지 말씀드리면 저희 학원에 영재반 아이들 중에는 영재수학학원 다니지 않고도 수학을 너무너무 잘하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또 하나, 영재 수학 프로그램은 대부분의 아이들이 재미있어합니다.

교과수학 처럼 딱딱하지 않고 교구나 게임등을 활용해서 진행하기 때문에 재미있지요.
(저희 학원 친구 중에서 시작한지 3개월이 지나서야 수학을 배우는걸 알아차린 친구도 있으니까요. ^^)

그런데 어떤 친구들은 별로 재미없어 합니다. 그런 친구들도 있어요.

그러면 어머님께서는 ‘다른아이들은 다 재미있어하는데 내 아이는 싫어한다.... 혹시 수학적인 두뇌가 없거나 수학에 흥미가 없는 것은 아닐까?’  걱정하십니다.

심하게는 아이를 윽박질러서 보내는 경우가 있답니다. ^^

그것은 프로그램이 그 친구의 스타일에 맞지 않기 때문이지, 수학적인 두뇌가 없거나 수학에 흥미가 없기 때문은 아닙니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제 경험을 말씀드리면 가만히 않아서 조용히 집중하며 문제를 푸는 것을 좋아하는 친구인 경우에 떠들썩하게 활동을 하고 토론을 하면서 진행되는 영재수학 프로그램을 부담스러워 했습니다.
그래서 어머님께 말씀드려서 그만두게 했던 적이 있습니다.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꼭 !!! 해야하는 것은 아니거든요.

이 친구는 저에게  교과수학만을 배워서 전국 경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도 했습니다.

만약에 영재수학학원에 보내실 계획이라면 몇 가지 검토해 보세요.

가끔 저에게 어디가 좋을까요 물어보시는 어머님들이 계셔서 말씀드립니다.

지금 교육시장에 나와 있는 프로그램들은 다 비슷하게 좋습니다.

우선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어떤 학원을 가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교사에게 배우는 것이냐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이런 프로그램은 교사의 역량이 가장 중요합니다.
교사에 따라서 효과는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같은 내용을 가지고 어떤 교사는 10분 만에 끝내고 어떤 교사는 한 시간을 수업하기도 합니다.

어떤 어머님들은 경험이 많은 교사들을 찾으시는데 반드시 경험이 많은 교사가 좋은 것 만은 아닙니다.
경험이 없으신 선생님들 중에는 오히려 경험이 많으신 분들보다 열정을 가지고 많이 준비하셔서 수업하시는 선생님들도 많습니다.

어머님들이 수업을 따라가서 듣는게 아니므로 판단하기는 어려우시겠지만 우선 본 교재 이외에 여러가지 자료를 준비하시거나 따로 프린트된 활동지를 많이 쓰시는 분들이 더 준비를 많이 하셨다고 볼 수 있겠지요.

그리고 한 반에 정원이 몇 명인지가 중요 합니다.
제 경험으로는 8세 이상은 한 반에 최대 6명, 7세 이하는 최대 4명이 가장 좋습니다.

교사 한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인원이 있기 때문에 한 반에 너무 많은 아이들을 배정하면
제대로 된 수업이 어렵습니다. 심하게 말하면 안 시키는게 낫습니다.

또한 제대로 된 교재를 쓰는지 봐야합니다.
요즘 주변에 브랜드있는 영재수학학원이 없는 곳인 경우 보습학원이나 개인이 교구 몇 가지를 비치해 놓고 교재 없이 나름대로 짠 프로그램으로 수업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물론 이렇개 개인이 진행하는 프로그램 중에 정말 좋은 프로그램인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 체계적인 지도를 하기는 어렵습니다.

영재수학 프로그램을 만들 때는 여러 경험있는 선생님들이 모여서 연령에 따른 발달상황을 잘 고려하여 체계적인 커리큘럼을 짜고, 그에 따라 교재를 만들기 때문에 전체적인 시스템을 가지고 운영이 됩니다.

교재가 있다면 수학의 6가지 영역을 골고루 접하고, 쓸데없이 중복되는 활동들을 줄일 수 있으며 난이도 조절이 되기 때문에 훨씬 효과적인 수업이 됩니다.
교재 없이 진행되는 수업은 한계가 있습니다.

주변에 많은 영재수학 프로그램들 대부분 수업료가 비쌉니다.

저의 경우는 같은 프로그램의 다른 교육원 수강료의 3분의 2를 받고 있지만 이것도 부담스러워 하시는 어머님들이 많습니다.

저는 그 마음이 이해가 갑니다.
시킬게 한 두 가지라야 말이죠.

시키고 싶은 만큼의 사교육을 다 시키는 가정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대부분의 어머님들이 많은 고민을 합니다.

설명회다 뭐다 가서 들어보면 지금 당장 안시키면 안될 것 같고 우리 아이만 뒤떨어 질 것 같고..... 다 시키자니 가계가 휘청거리고...

나만 못난 엄마 인 것만 같아서 자책감도 들고... 그러다가 애꿎은 남편만 잡고....
덩달아 옆에 있는 애까지 불똥 튀고.... ^^

그러실 필요 없으세요.

저도 아이를 키우는 엄마입니다.

제가 아이를 키우면서 저 자신에게 가장 많이 했던 말이
“꼭 지금이 아니어도, 꼭 이것이 아니어도...” 였습니다.

반드시 지금 시켜야 하는 사교육도, 반드시 다녀야 하는 학원도 없습니다.

이런 느긋함이 결국 하나밖에 없는 아이를 글씨도 모르는 채로 입학을 시켜 알림장도 제대로 써오지 못하는 사태를 만들었지만,  그 아이가 책을 좋아하고 잘 웃는 5학년이 되었습니다.

비록 공부는 썩 잘하지는 않지만 ‘밑천(사교육)들인게 없으니 손해 본 것도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저도 이제는 슬슬 공부를 시켜야 하지 않을 까 생각하고 있긴 합니다.
(저도 아이가 공부를 잘 하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평범한 엄마니까요)

하지만 지금 제 아이의 공부가 시원치 않은 것이 어렸을 때, 아이의 친구들이 했던 사교육들을 시키지 않아서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이 자식 하는 짓을 보면 아마 이것 저것 시켰어도 결과가 달라지지 않았을 겁니다.^^)

어렸을 때부터 했던 사교육이 “대세‘를 결정짓지는 않는다는게 제 오랜 교육자로서의 경험입니다.

겁나서 말씀 드리는데 여기 올린 글은 순전히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다음에는 다른 이야기를 할께요.

돌 많이 맞겠다......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하예조
    '07.3.4 8:25 AM

    영재 사고력수학이 부상중이어서 고민이어ㅆ는데
    좋은 참고가 되었어요

  • 2. 나연엄마
    '07.3.4 9:53 AM

    정말 읽을수록 마음이 안정되는^^글입니다.소신을 가지고 아이를 키우고 싶지만 바람이 너무 자주 불어 항상 흔들리는 것 또한 어미의 마음 아니겠어요...정말 고마운 조언 잘 들었습니다.

  • 3. 이수 짱
    '07.3.4 10:23 AM - 삭제된댓글

    저번에 지니큐님께 교구 여러가지 사서 두 아이들에게 제 마음대로? 활용잘 해주고 있습니다...^^
    교구 가지고 놀때마다 지니큐님 생각이 나더군요...
    마음쓰심이 어찌나 감사한지 이쁜 문구 용품도 일부러 넣어주시고...^^

    큰 아이가 올해 입학해서 이래저래 걱정 아닌 걱정이 많았는데
    글을 읽어보니 선생님으로서, 엄마로서의 마음을 잘 써주셔서 너무나 잘 와 닿네요...
    저도 요즘 아이 교육방향때문에 고민이 많았답니다...

    아이들을 늘 마음으로 사랑하는 엄마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4. 커피커피
    '07.3.4 12:51 PM

    저도 주위에서 하도 바람이 많이 불어대니.. 좀 심난했는데... 많은 도움 됩니다..
    고맙습니다~~

  • 5. 진현
    '07.3.4 1:36 PM

    수학은 밥이다라는 책도 있던데...^^*
    영재수학은 보약이나 영양제고, 학교수학은 밥이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6. 보들이
    '07.3.4 8:18 PM

    정보가 없어도 걱정이지만 어떤 경우에는 아는게 병이라고
    너무 많이 알게 되어도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고민스러운 경우가 많이있습니다
    특히 아이들 교육에 관해서는요..

    그런데 이렇게 힘이된는 글을 실어주시니
    뭔가 중심을 잡을 수 있는거 같아 마음 한켠이 아주 든든하네요 ^^*

  • 7. divina
    '07.3.5 4:18 PM

    정말 잘 읽었습니다..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감사 ^^

  • 8. 꼬마뚱
    '07.3.27 2:15 AM

    저는 지니큐님이 말씀하시는 영재학원의 수학 교사입니다.
    동감가는 부분이 많습니다.
    특히 교과 수학은 꼭 해야한다는건 정말 동감이고 저도 항상 학부모님께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 경우에는 우리 애들이 다 큰다음에 이 학원의 교사가 되어서,
    제가 가르치면서 울 아이들에게 이런 교육을 못시켜준것이 정말 아쉽습니다.
    물론 여기서 수학을 배운다고 영재가 되는건 아닙니다.
    하지만, 수학적인 생각을 키워주고 개념의 기초를 다지는데는 정말 많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교사들도 내가 어렸을때 이렇게 공부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 이야기하곤 합니다.
    물론, 필수는 아닙니다.
    대신, 초등학교때부터 교과수학을 선행하고 복습하기위해 학원을 다니는것보다는
    이왕 사교육을 시키시려면 학교에서, 집에서 하기 힘든것을 공부하는것이 도움이 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전 초등학교때는 교과수학은 엄마가 가르쳐주셔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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