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먹고 나니 구름이 끼는데 몸도 으슬으슬해진다
밀대에 걸레를 메달아 거실을 쓱쓱 끌고 다니다니 달뽕씨
못자리판 두번 써레질 한다면서 트렉터 끌고 나간다
그럼 나 필요 하지 않죠?
응
하면서 들에 나가길래 난 뒷뜰에서 한참을 있다니
돌나물도 눈에 들어오고 땅드릅 목단 초롱이 등등이 뽀롯이 올라 오기도 하고
꽃망울이 맺혀 금방이라도 터질듯 합니다
혼자 있으려니 들에간 달봉씨 걱정되어 자전거타고 못자리논에 가니
자네 말 듣고 물장아를 가져 올걸 합니다
내가 가서 가져 올께
하니 미안 하잖아
합니다
물장아를 갖다 주고 오면서
돌나물을 주섬주섬 뜯어와
현관에 햇볕을 벗삼아 라듸오를 크게 틀어 여성시대 신춘문예
당선작 발표를 들으며 눈물도 퐁당 한움큼 쏟기도 하고
아유 나도 한번 도전 해볼걸 하는 마음도 들면서
이런 내가 행복한 모습 아닐까?
남편 달봉씨 오기전 돌나물 씻어서
오미자 효소에 된장 한스픈 넣어서 소스만들어
예쁜접시를 꺼내서 돌나물 담고
달래 몇줄기 뚝뚝 떼어 넣고
맛난 돌나물 무침을 만들고 얼마전 명이나물 장아찌 담은거
먹기좋게 썰어 놓고 카레 미역국 오이소백이 요렇게 갓지은 따슨밥에
점심을 차려 놓습니다
요즘 전화가 자주 옵니다
봄 메론 언제 출하 하느냐구요
봄 메론 농사 안 지었어요
가을 추석 선물용으로 나오겠끔 할께요
하면 아주 섭섭해 하며 전화를 끈습니다
텃밭에
꿈 처럼 달봉씨 마음에도 새로운 꿈이 생기고 희망이 있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