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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함께 해 주어 고맙소..

| 조회수 : 1,007 | 추천수 : 19
작성일 : 2006-01-09 14:14:01
"저....남편 없이 사진만 갖고도 결혼식을 올릴 수 있을까요?"

머리가 희끗한 할머니 한 분이 한 시민단체를 찾아와 조심스레 물었다.

그곳은 오랫동안 결혼식을 미루어온 부부들을 위해 무로 합동결혼식을 추진하던 곳이었다.   어디선가 이 결혼식 소식을 전해들은 김 할머니는 남편의 사진 한 장을 들고 이곳을 찾아온 것이다.



함경북도 원산에서 살았던 할머니는 1950년에 남편과 약혼식을 올렸다.   하지만 결혼식을 올릴 틈도 없이 6.25 전쟁이 터지면서 약혼자와 함께 남쪽으로 내려왔다.  어느새 아들 하나를 낳은 이들 부부는 곧이 결혼식을 올리지는 못했지만 셋이서 단촐한 가정을 꾸려 왔다.



"형편이 넉넉해지면 꼭 결혼식을 올립시다."

남편은 틈만 나면 이렇게 말하곤 했지만, 김 할머니는 그런 형식적인 행사를 거치지 않아도 마냥 행복했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어느덧 이들 부부는 머리가 희끗해지고 50을 넘기고 말았다.  하지만 환갑때라도 결혼식을 올리자고 하던 남편은 지병을 이기지 못하고 57세가 되던 해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슬픔을 가누지 못하고 힘들어하던 할머니에게 또 다른 불행이 닥쳐왔다.

하나밖에 없던 외아들마저 남편의 뒤를 따르고 만 것이다.



의지할 친척 하나 없던 할머니는 동사무소에서 나오는 생계보조금을 받으며 어렵게 생활을 꾸려왔다.  그렇게 홀로 외로운 생활을 해 온지 10여 년이 흘러 이제는 일흔이 된 김 할머니는 이들 시민단체의 무료 결혼식 소식을 듣고 문득 결혼식 한 번 못하고 헤어진 남편이 떠올랐던 것이다.

할머니의 딱한 사정을 들은 시민단체는 그녀의 결혼식을 추진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드디어 결혼식 날,  안경을 낀 70세의 할머니의 머리 위에는 하얀 면사포가 둘러져 있었다.

식단을 향해 천천히 걸어가는 할머니의 두 손에는 남편의 영정이 쥐어져 있었다.

팔짱을 끼고 걸어갈 남편도, 함께 축하하고 기뻐해 줄 가족과 친지도 하나 없는 48년만의 결혼식은 남편의 사진과 단둘이 그렇게 치러졌다.

김 할머니와 함께 결혼식을 올린 세 쌍의 부부와 하객들은 할머니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저 세상에 있는 남편도 무척 기뻐할 겁니다..... ."



말끝을 잇지 못하는 할머니를 지켜보는 많은 사람들의 눈에도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결혼식 없이 사랑만으로 30여 년을 살아왔고, 남편 없이 홀로 15년을 견뎌온 할머니는 드디어 50년만에 남편의 사진과 함께 오랜 소원을 풀 수 있었던 것이다.

찬란한 햇살 아래 서 있는 70세의 신부는 그 어떤 신부보다도 아름답게 빛나 보였다.



지금 아낙이 읽는 '아내의 말 한마디가 남편의 인생을 결정한다'라는 책의 일부분이다.

이 부분을 밤에 홀로이 보면서 눈물이 주루룩 흘렸다.

충분히 김 할머니의 마음이 되어서..

이혼이 잦은 작금의 이 세태에 한 줄기 해답을 전해주는 할머니의 결혼식....

"아침에 자리에 누운 채 남편을 출근시키는 아내는 절대로 그 남편을 성공시킬 수 없다."는 이 말과 함께 다시 한 번 남편의 자리가 가슴에 새겨지는 그런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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