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전, 남편 공장에 사람이 찾아왔답니다.
키가 150 정도 되는 남자인데, 일 좀 시켜달라고 뭐든 열심히 하겠다고 하더래요.
공고 졸업한 젊은 앤데, 키가 너무 작아 작업대에 세울 수도 없고
무슨 일을 시켜야할지 모르겠다고 하더군요.
키때문에 사는게 많이 힘들었을거라고 정말 작다고 했어요.
이력서 보니 졸업 후, 고생한 흔적이 역력하더래요.
전, 남편이 전화때문에 치여 사는 걸 알기에 전화라도 받으라고 하면 안될까, 잔심부름도 시키고....
그래서.....얼마 전부터
우리 공장에서 일을 했습니다.
궁금해 물어보면.
다른 직원들도 많이 도와주고,
그럭저럭 잘 지낸다고 했어요.
특히, 외국인 노동자들이 잘 해준다고 하데요.
다른데 가면 힘들텐데,
사람 하나 살려주면 좋은거 아니냐고, 잘됐다고 둘이 좋아했답니다.
근데, 어제 남편이 그러더군요.
무슨 일을 시켜도 못한다고...어쩌면 좋겠냐고.....
가장 중요한 문제는
알파벳 대문자 소문자는 물론, 필기체를 전혀 모르더래요.
저흰 작업 특성상 거의 영어를 사용하기때문에 읽을 줄 모르면 참 난감하거든요.
뭐 그리 어려운 영어도 아니고, 단순한 단어랑 문장이예요.
그때 제가 TV에서 손가락 4개를 가진 피아니스트 희야를 보고 있었거든요.
그 얘기를 해주면서 희야보다는 조건이 좋네....조금 더 믿고 가르쳐보라고 했어요.
어제 가불을 해달라기에 해주면서 얘기했데요.
한달 안에 알파벳을 마스터해라, 하면 같이 일하고, 아니면 못한다고....
그리고, 너무 미심쩍어 졸업증명서를 가져오라고 했답니다.
오늘 아침,
그 사람 안나왔다네요.
좀 그렇더라고요. 안 쓰겠다는 사람, 제가 우겨서 쓴건데.....
남편한테도 미안하고....
아무래도 졸업증명서가 문제가 된 듯 싶고.....
저녁에 다시 전화가 왔는데,
필리핀인 직원들이 그러더래요.
(아, 얘들은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합니다. 부럽데요.)
"사장님, 나빠요~~~(블랑카 버젼)"
사장님이 잘못했다고....
알파벳 4종류를 한달 안에 외우라는거 너무 심한거 아니었냐고....
안 웃으려고 했느데, 너무 웃겨서
그래, 자기가 잘못했네, 너무 어려운 숙제였나보다......ㅠㅠ
이런글 저런질문
즐거운 수다, 이야기를 만드는 공간
웃을 일은 아니지만....
jasmine |
조회수 : 2,624 |
추천수 : 23
작성일 : 2005-05-04 00:3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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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항아리
'05.5.4 2:35 AM아이구~ 너무 어려운걸 시키신거 맞네요^^
요즘 잘지내시나요?2. 헤르미온느
'05.5.4 7:44 AM - 삭제된댓글에궁,, 잘 되었으면 좋았을것을,,,,
안타깝네요,, 그쵸..^^;;3. yuni
'05.5.4 8:13 AM그 총각에겐 안된일이지만 그렇다고 젊은사람 하나 살리자고 내 사업 지장줄수도 없고....
진퇴양난입니다요.4. 야난
'05.5.4 9:18 AM쟈님이랑 아저씨께서 마음이 참 따뜻해요. ^^*
그 총각은....에궁 ㅡ.ㅡ;;;5. 감자
'05.5.4 10:00 AM아고~ 근데 일못하는 사람은 여러모로 힘들어요...가르치며 일시키기엔 공장이 바쁜곳이지요?
가불은 해주시면 안 돼요....
대학나온 어른들도 월급 받고 담날 말없이 잠적해 버리는 사람 있어요~~
가엾다..그 청년.....
근데 저도 필기체는 잘 모르는거 있어요 ^^;;6. 콩나물
'05.5.4 10:02 AM혹시... 난독증 아닐까요?
읽도 싶어도 못 읽을텐데...^^;;7. 개굴
'05.5.4 10:55 AM근데 그 청년요~
의지가 약하네요..남편분이 화내시면서 말씀하시지 않았을테고~
하는 일이 그러하니 쓰시려면 꼭 필요한 것들이고,
자신도 한달 동안 노력이라도 해보고 안되면 그때 포기해야지..
안타깝네요..8. 오키프
'05.5.4 10:54 AM쟈스민님 글 읽으면서 왜 알파벳 못 외어서 제 속을 뒤집어 놓는 울 아들 생각이 날까요...--;;
쟈스민님 남편분은 좋은 사장님이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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