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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부모가 된다는 것....

| 조회수 : 1,154 | 추천수 : 2
작성일 : 2005-01-28 18:12:22
요즘 책을 하나 읽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 머리에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이 책 사고 무지 후회했습니다.
가뜩이나 시간 없는데 이리 두껍고 내용도 육아서라기보다는 과학서적에 가까운 책을 어찌 읽을까 하구요. 차라리 임신했을때 읽었으면 나았을걸.
답답한 마음에 뒤로 자꾸 넘기다가 맨 뒤에서 좋은 글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요즘 자게에 사교육 얘기가 엄청 많던데,
백일 갓 지난 아이 하나 둔 저는 사교육과는 상관없는 삶을 살고 있었는데
어떤 분이( 그분 아뒤도 기억나지 않지만, 절대 비난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8개월짜리 아기 몬테소리 시킨다는 글 읽고 충격 받았습니다. 전 그런 게 있는지도 몰랐거든요.
그래서 제가 완벽한 부모가 되는 법을 알려드린다는 게 아니구요,

(이 앞에 뇌성장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와 각종 감각의 성장, 유전과 환경이 지능에 미치는 영향등 복잡한 이야기가 약 600페이지 가까이 나와 있습니다. 읽었다 치고- )
이 모든 것들을 종합해보면, 부모들이 아이들의지능 발달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아주 많다. 아마 너무 많을 것이다.
완전한 부모가 존재한다면, 그런 부모는 오로지 아이들을 기르고 가르치는 일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이다.
임신하기 전에 먼저 자신의 엽산 수준을 조사해보고 의심스러운 화학물을 제거하는 일부터 시작할지 모른다.
아마도 임신을 하고 나면 술은 한 방울도 먹지 않고, 특별한 휘발유만 사용하고, 하루에 8시간 이상 자고, 스트레스도 피하려 할 것이다. 그런 다음 진통제도 쓰지 않고 순수한 자연 분만으로 아이를 낳고 아이가 배변 훈련을 받을 때까지 모유만을 고집할는지도 모른다.

이런 부모들은 어떻게 하면 아이를 자극할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너무 심한지도 알 것이다.
매일 몇 시간씩 노래를 불러주고 안아주고 얘기하고 주물러주고 운동시키고 책 읽어주고 새로운 장난감을 안겨주며 가께 수입을 걱정하면서도 단 30분만이라도 아기를 혼자 내버려두지 않으려 할 것이다.
집 안은 안전 그 자체라 아기가 어디를 다녀도 문제가 없을 정도이고, ‘안 돼’라는 말은 입에 담지 않을 것이다.
늘 새로운 곳을 보여주고, 약장의 약을 온통 뒤집어놓거나 진열대 앞의 과자를 보고 낑낑거려도 화내지 않을 것이다.
다른 완벽한 부모처럼 또래 아이들과 놀고 난 뒤면 끔찍하게 어질러진 자리를 웃으며 치울 것이다.

아이가 세 살이 되면 피아노, 테니스, 춤, 외국어, 수영, 미술, 바이올린, 컴퓨터, 체육 교습을 시키고, 혹시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 10주치 위약금도 웃으면서 물 것이다.
아이들을 완벽한 유치원에 보내고 나면 남는 시간은 육아에 대한 최신 정보를 알아보고, 아이를 위한 최신 프로그램이 없는지 찾으며 보낼 것이다.
물론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옆에는 늘 아이들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려고 하는 ‘완벽한 남편’이 대기하고 있을 것이다.

이 세상에 과연 이런 부모가 존재할까? 그리고 이런 부모에게서 정말 똑똑한 아이가 자랄까?
오로지 자식에게만 관심이 있는 부모에게서 어떤 자식이 나오는지 알아야 한다.
아이들은 부모에게 지능만 물려받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은 부모가 어떻게 일하고 서로 사랑하고 돌보며 삶을 즐기는지 보고 배운다.
아이들의 지적 능력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이들을 가르치려는 우리의 노력이 아니라 바로 우리 자신의 모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최선을 다하려 하지만, 늘 시간과 정력과 경제력에 발목을 잡힌다.
누구나 아이들을 위해 무엇이든 더 많이 해주고, 좀더 완벽해지고 싶어한다. 나는 아이들에게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부모를 만나본 적이 없다. 그들은 하나같이 아이들을 위해 더 많은 시간과 인내와 돈을 투자하고 싶어했다.
그러나 우리는 유전자가 만들어놓은 여유를 인식할 필요가 있다. 완벽한 부모라도 완벽한 유전자를 가질 수는 없다. 여유를 가지고 아이들이 커가는 모습을 바라보아야 한다.

글이 무척 길지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글이더군요.
아이들은 부도가 어떻게 일하고 서로 사랑하고 삶을 즐기는지 보고 배운다니,
남는 시간은 모조리 82에 올인하는 엄마를 보는 우리 아가는 뭘 배울런지,
비싼 사교육 시킬 돈없는 것보다 이게 더 무섭네요.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달려라하니
    '05.1.28 8:25 PM

    ㅎㅎ..
    영원한 숙제 같아요.
    전 그냥 편안한 맘으로 키웁니다.
    나보다 조금 나은 사람이면 된다하구...

  • 2. 밀크티
    '05.1.29 2:24 PM

    깜짝 놀랬네요..
    전 이런글 쓴일이 없는데..

    닉네임 확보하기에서 확인해보니 밀크티란 아이디 없었었는데..
    가위 바위 보라도 해야하나요??

  • 3. 밀크티
    '05.1.29 5:36 PM

    어머나, 그러신가요.
    저는 처음 가입할때부터 (물론 별로 글은 남기지 않았지만) 사용해와서 님 답글 보고 저도 깜짝 놀랐어요.
    지금 키친토크랑 자게, 이런저런 검색해보니 제가 쓴 거 말고 밀크티라는 닉네임이 나오긴 하네요.
    어쩌죠? 가위바위보해서 이긴 사람이 '로얄밀크티' 되는 건가요?

  • 4. 밀크티
    '05.1.29 10:43 PM

    잉잉..
    님이 로얄밀크티 하세요..
    전 그냥 밀크티 할께요..
    닉네임 확보하기 리플달기에 미리 올려주셨으면
    저도 이 아이디 사용 안했을텐데..

    근데 밀크티 좋아하세요?
    밀크티 좋아하심 얹 우리도 번개 할까요?
    이것도 인연인데..

  • 5. 헤스티아
    '05.1.30 12:48 AM

    음식 그자체의 맛을 내기위해선....다른 부재료가 없어도 좋을때가 있더군요.
    언젠가 멸치가 똑 떨어져서 그냥 콩나물과 소금으로만 국을 끓이니....훨~~ 개운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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