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5년 박정희정권은 마침내 광복이후 20년간 단절되었던 일본과의 관계를 국교정상화란 이름으로 한일협정을 맺습니다. 박정희는 1961년 군사쿠테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은 후부터 바로 한일수교에 애씁니다. 직접 일본에 가서 자신의 만주군관학교 교장에게 머리를 조아려 가면서 메이지(明治)유신을 성공시킨 젊은 지사들과 같은 의욕과 사명감을 가지고 그 분들을 본받아 우리 나라를 가난에서 벗어나 부강한 나라로 만들어 가겠다고 선언을 합니다.
당시 이승만정부때부터 우리 정부는 일본을 상대로 조선인 징용, 징병, 위안부, 학도병 등 일제하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보상명목으로 청구권 자금 협상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결국 “일본국이 대한민국에 10년간에 걸쳐 3억 달러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2억 달러의 차관을 행하기로 한다”는 것으로 청구권 협상은 마무리 짓습니다. 이게 표면에 나타난 한일협정입니다.
그러나 그 이면엔 엄청난 정치자금이 일본에서 들어왔다는 사실입니다. 미국CIA보고서에 따르면 1961부터 65년 사이 5년간에 걸쳐 6개의 일본기업들로부터 정치자금 6600만 달러를 제공받았다고 하고 “1967년 제6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정부방출미 6만톤을 일본에 수출하는 과정에 개입한 8개의 한국 회사가 민주공화당에 11만5000달러를 지불했다”고 적고 있습니다. 이건 그나마 CIA의 보고서에 따른 것이지 실제는 아무도 모르죠.
일본은 침략에 대한 손해배상을 한 국가는 미얀마, 필리핀, 인도네시아, 베트남 모두 4개국이었습니다. 그에 반해 가장 오래 식민지였던 우린 침략에 따른 손해배상금이 아닌 국교수립에 따른 경제원조금으로 자금을 받게 됩니다. 또한 필리핀에 대한 배상금은 5억 4천만불과 2억 5천만불의 차관, 미얀마에 2억불, 인도네시아 4억불 등에 비하면 우린 터무니 없이 낮습니다. 거기다 무상 3억불 중 10년에 걸쳐 받되 대일청산계정에서 한국이 빚지고 있는 4,573만불을 제하면 1년에 약 2,500만달러 지원받는 셈이죠. 필리핀 배상금에 반도 못미치는군요.
그리고 위에 쓴 대로 징용, 징병등등이 포함해서 청구권 자금을 받았음에도 실제로는 모든 피해자에게 보상금이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일례로 징용부상자도 포함해서 보상금을 받았음에도 정부는 징용가서 죽은 사망자만 보상금을 지급했죠. 수천명에 달하는 부상 피해자들은 원래 못 받는줄 알고 있다가 30년이 지나 노무현정권때 비밀로 부쳐진 합의의사록이 공개되어서야 부상자까지 포함해서 일본이 지급하기로 합의했음을 알게 된 것이죠. 실제 국민의 대일청구권 11만건을 신고받아 8만건 정도에 대해 1975년부터 77년까지 9억원을 보상금으로 지급했습니다. 대략 피해자보상금으로 받은 3억불 중 3/1정도 사용했으니 나머지 금액은 어디로 갔는지는 상상이 가실 겁니다.
이번에 한일간 맺으려는 정보협정? (군사라는 말을 살짝 빼서 어떻든 국회의 동의를 받지 않는 일반 행정협정으로 하려고 한 수작이 여실히 느껴집니다.)은 국무회의도 비밀에 부치고 회의록도 작성하지 않은 채 가결되었다지요. 이 정권이 들어서자마자 2008년부터 군사협정을 먼저 제의한 것까지 박정희정권때와 동일하군요. 뼈속까지 닮은 그들...
역사는 이렇게 50년 전으로 회귀하는 걸까요? 이면각서엔 어떤 내용이 담겼을까요? 무엇을 팔았고 무엇을 얻었을까요? 그 진실은 외교비밀문서가 해금되는 30년이 지나야 알 수 있을까요? 겨우 국회에 설명하는 것으로 연기되었으니 형식적인 설명절차가 끝나면 바로 발효되겠지요?
어제, 오늘 1965년 한일협정 관련 자료를 보면서 흥미로운게 한일협정체결에 대해 정부 기관 공보부에선 1964년 11월 당시 99%국민이 찬성한다고 발표한데 비해 동아일보의 여론조사에선 찬성이 45% 반대가 28%와 미정 27%로 나옵니다. 이제 정부는 통일의 대상인 북한을 주적으로 겨냥해 안보라는 미명으로 50년간 이 땅을 유린시켰던 일본과 군사협력의 필요성을 역설하겠지요? 역대의 어떤 정부도 전범국이자 식민지배 당사국이었던 일본과의 군사협정은 생각조차도 못했었는데 말입니다. 벌써 조중동은 이 협정에 대해 찬성여론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100여년전에도 이민족의 강점을 친히 유도한 자국의 무리가 있었습니다.
이른 바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나라를 팔아먹는 매국노..
지금 우린 어디에 있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