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엄마한테 여동생이랑 차별 많이 받으며 컸는데
그 와중에 아빠가 일년에 두번씩은 살림을 다 때려부수고
엄마를 때리고 했거든요,
그랬으니 오죽 내가 미웠을까요..
뭐..여튼.
그날도 밤에 자다가 부모님 고성에 깼는데
살림살이 부서지고.. 엄마 맞고..
우리집이 언덕이었는데 그 언덕 아래에 큰아빠 집이 있었어요.
그전에도 자주 싸움 말리러 오셨었는데
제가 전화를 하려는데 아빠가 전화기를 부셔서
잠옷바람에 뛰쳐 나와 큰집으로 달려갔거든요.
새벽 두세시쯤이었나..
큰집이 개인주택이었는데 그 대문으로 들어가려면 우거진 나무들이
그날따라 바람에 나부끼며 얼마나 시커멓게 보이던지.
가슴이 너무 두근거려서 튀어나올듯한 느낌이었어요.
집의 상황도..그 시커먼나무의 어둠도.
그 와중에 잠에서 바로 깨지 않으셔서 대문을 한참 두드렸는데..
제나이 마흔이 넘고 그때 제나이와 같은 열살 아이를 키우는데
그때가 지금도 가끔 꿈에 나와요.
그 캄캄한 속에 무성한 나뭇잎들이. 대답없이 굳게 닫힌 초록대문이.
영화 보니 그때가 너무 선명하게 떠오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