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중반 배낭여행을 가려고 준비를 할 때
엄마가 그렇게 말리더라구요.걱정과 별별 이유로...
그 반대라는게 부모 나름의 걱정이니 이해도 되어서
그래 ~하고는 가방을 풀어버렸지만
그날 밤엔 이불 뒤집어 쓰고 울었어요.
니가 결혼해서 간다고 할땐 언제든지 가라
그때 엄마가 다 경비 부담해줄게..라고 했지만..
결혼 후 육아로 지쳤던 일상은 여행이란 단어를 생각도 못하고
남편은 너무 바빠..여행은 커녕 .어린이날을 같이 지낸 적이 기억에 딱 한번이네요.
그 뒤,부모님이 유럽여행을 다녀오신 후론 제게 늘 미안해하시더라구요.
이렇게 좋은데....우리 딸이 그렇게 가고 싶어했는데 그 때 보내줄 걸 그랬다고
그래서 제가 이젠 가슴도 안뛴다고...별 생각 없다고..했는데...
올 여름,,,가족여행으로 유럽 자동차여행을 했어요.
50에 처음으로 가본 유럽이죠.
처음 프라하에 도착...
그 고풍스런 건물들이 틈도 없이 붙어서 이어지는 곳에 석양이 비스듬히 비치더군요.
그야말로 이국의 풍경을 보니..내가 어디에 와있는지 정말,실감이 안났어요.
다만 아이들이 너무도 좋아 하는 모습을 보니
참 기쁘고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 아이들을.. 자꾸 쳐다보게 되더라구요.
아이들 사진을 자꾸 찍어 주고 있는 남편과 저를 보았습니다.
체스키성의 야경이 보이는호텔 테라스에서 본 하늘,
짤츠캄머굿의 멋진 풍경과
아침에 일어나 테라스로 나가보니 파란 호수에 백조가 ,
안개와 구름을 헤치며 그로스글로크너를 달리는 짜릿함,
카페, 레스토랑 야외석에 앉아서 차도 마시고 맥주도 마시고
슈테판 성당 바로 앞에서 거리의 사람을을 보며 식사도 즐겼네요.
비엔나 국립 오페라극장에 수트와 원피스를 입고 음악회를 기다리며
네 식구가 앉아 있으니...뭐라 말할 수 없는 그 기분...
마지막 날엔 비가 왔는데..카페 자허에서 비오는 빈의 거리를 쳐다보며 느긋한 비엔나 커피와 디저트,
그렇게 여행의 시간은 갔습니다.
정말 관광이 아닌 두고 두고 이야기할 수 있는 오롯이 우리가족만의 행복한 여행이었지요.
1000여장이 넘는 여행 사진을 정리하며..
남편이 사진에 나온 제 얼굴을 들여다 보며 제 표정이 온화하고 밝게 웃는게 자연스럽고 이쁘다고,,
우리 마누라 호강은 못시켜줬어도 맘고생은 안시켰나보다 합니다.
그리고 더 행복하게 못해줘서 미안하다는데...
매년 갈수는 없어도 2년 후에 다시 유럽에 가자고..약속했어요.
저보고 그 때를 위해 저금 많이 하랍니다..^^
그래서 돈 많이 벌어오라고 하려다가..건강해야해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