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나에 가면 욕탕 중간 부분에 거품이 보글보글 나오게 해 놓은 곳이 많죠.
제가 가는 동네 사우나에는 가장 큰 욕탕에 거품이 나오게 해 놨는데요,
동그란 모양이라서 가장자리 쪽에 등을 붙이고 중앙을 향해 앉으면 거품 나오는 부분이 종아리나 발목에 닿아요.
거품이 느껴지면서 릴렉스 되는 효과가 있어요.
그런데 10번이면 7~8번 정도는 그 거품 나오는 부분에 누군가가 떡하니 앉아있어요.
상상을 해보세요.
부글거리는 거품 위에 앉는다는 것은 엉덩이와 성기부분이 거품에 닿는다는 이야긴데,
저는 그 모습을 보면 토가 나올 것처럼 불쾌해요.
마치 비데를 하듯 그 거품에 닿은 물이 욕탕 전체에 퍼져나가는 건데, 어떻게 아무렇지도 않게 앉아있는 건지.
거기 누군가 앉음으로 인해 다른 사람은 발을 뻗을 수도 없어요.
몸에 닿지 않으려고 약속이나 한듯 양반다리나 무릎을 안고 앉아 있죠.
어처구니 없으면서도 웃긴 것은, 거품 위에 앉은 아줌마 얼굴을 유쾌하지 않은 표정으로 쳐다봐도 왜 자기를 그렇게 보는지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라는 거에요. 멀뚱멀뚱한 표정으로 그 부분에 거품 마사지를 하며 앉아있을 뿐이죠.
물론 거품 위에 앉지 않아도 대중목욕탕 물이 깨끗한 것은 아니겠죠. 하지만 그런 행동으로 감정적으로 더 불쾌하고 더 더럽게 느껴진다는 거에요. '샤워 후 탕에 들어가시오' 처럼 '거품 위에 앉지 마시오'라고 써놨으면 좋겠어요.
혹시 제가 너무 민감하게 구는 건가요?
어제 아침에 사우나 갔다가 거구의 아주머니가 거품 위에 떡하니 앉아서 나올 생각을 않아서 짜증났던 게 생각나 써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