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쓸만 한가요? ^^ 다행이 씽크대에 빌트인 된 건조기 옆에 항상 따뜻한
공간이 있어 발효는 처음부터 계속 성공하고 있어요.
처음 발효하시는 분들 너무 빵빵하게 부풀어 오르는데 집착하지 마시고, 여유롭게
둬보세요. 전 따뜻한 곳에서 7~10일 나뒀다가 뚜껑을 열어 보면 피식~ 소리 나면서
좋은 향이 나면 그냥 빼서 상온에 둬요. 상온에서 긴 시간을 두고 계속해서 부풀어
오르는 경우도 있어요. 발효 성공 여부는 부풀어 오르는 것 보다 향이 아닌가
싶어요. 상온에 뒀던 것도 향이 변했다 싶으면 버리구요, 아님 유통 기한 상관
없이 그냥 써요. 1달 넘도록 내내 빵빵 피식~ 빵빵 피식 하는 애도 있다니까요. ^^
솔직히 가장 먼저 드라마틱한 효과를 본 건 헤어와 피부였어요. 샴푸에 섞어 쓴
첫날 부터 뽀드득한 느낌이 나더니, 머리 감고 나면 개수대에 뭉쳐 있던 빠진
머리털의 양도 눈에 띄게 줄더군요.
그래서 나중엔 발효액을 물과 희석해서 분무기에 넣어 감기 전 충분히 뿌려준 후
샴핑을 했어요. 낮에도 두피를 만져보면 뽀드득 뽀드득한 느낌이 참 좋더군요.
여기서 잠깐 반전이 있습니다.
머리가 좀 가려운 증상이 생기고, 머리카락이 점점 너무 차분해지는 느낌이 있는
거예요. 음... 그래도 피부는 정말 좋더라구요. 일단, 팔꿈치, 무릎, 발뒤꿈치가
어찌나 맨들 맨들 한지. 제가 평소 바디크림, 스크럽 잘 챙기는 편인데도 EM을
쓰고 나서 그 차이가 확연히 날 정도였어요.
혜경쌤도 희망수첩에서 언젠가 말씀 하셨는데, 저도 여름에는 끈적임 때문에 바디
크림 바르는 걸 꺼려해요. 그래서 샤워 하고 나면 EM을 분무기로 몸 구석 구석 뿌린
후 탁탁 두들겨 말려줬어요. 정말 EM 덕분에 올 여름 뽀송하고 매끈하게 났습니다.
그리고, 지속적인 효과를 보고 있는 건 이거예요.

주로 주말에 몰아서 음식을 만들다 보니, 주말이면 온갖 후라이팬과 집기들이 다
나와요. 결혼 전 엄마는 항상 음식 만들면서 중간 중간 치워가며 하셨거든요.
요리 재미있게 하고 나서 치우다 골병 들면 다시 요리 하기 싫어진다구. 흐~ ^^;
또, 음식해서 가족들이랑 함께 먹으려면 하고 나서 치우는 시간이 짧아야 한다구요.
저도 그렇게 하는 편인데도, 워낙 한꺼번에 빨리 만들려 서둘다 보니 치워가며 해도
다 하고 나면 설겆이 감이 또 싸여요.
남은 설겆이 감과 스텐 그릇은 이렇게 EM 발효액에 담가 놓고, 청소를 하거나
빨래를 개거나 그냥 놀아요. 한 두어 시간 세월아, 네월아. 다시 슬금 슬금 주방
귀소 본능이 생겨날 때까지... ^^;

사진이라 느낌이 잘 안나실지 모르겠는데요, 스텐 제품은 정말 빤딱 빤딱 해요.
저기 후라이팬 손잡이 부분도 쩌든 기름 때 때문에 매번 닦느라 골치 앓았는데,
EM으로 세척하기 시작한 이후론 따로 박박 문지르지 않아도 잘 닦이더라구요.
이 뿐 아니라 씽크대 상판, 가스렌지 상판 모두 EM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답니다.
자, 그럼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계신 탈모 이야기를 해볼까요?
제가 넉달 동안 EM을 여기 저기 써보면서, 또 많은 후기를 살펴 보며 공부해 본 결과
EM은 그야말로 case by case라는 거. EM의 발효가 얼마나 잘되었는지, EM의 미생물과
집안 환경 혹은 개인 두피, 피부 상태가 얼마나 잘 맞아 떨어지는지, EM을 어느 정도
희석 했고, 얼마간 사용했는지 등등 여러가지 경우에 따라 효과가 다 다들 수 밖에
없다는 거죠. 너무 당연한 말이지만, 이게 또 현실이랍니다.
전 머리에 쓰는 건 2주 전쯤 부터 포기했어요. 제가 앞머리 숱은 없지만 머리 숱 자체는
많은 편이에요. EM을 쓴 것도 탈모 보다는 그냥 화학 샴푸 사용액을 줄이고 싶어서 였는데,
최근 한달 동안 두번 머리를 묶은 적이 있거든요. 그런데, 두 번 다 '머리 숱이 이렇게
없었니?'하는 말을 들은 거예요.
아니나 다를까, 어제 간만에 머리 손질하러 미용실 갔는데, 머리결은 괜찮은데, 두피가
많이 약하다는 말을 들었다지요. 이런, 이런... 곰곰히 생각해 보니, 개수대에 머리털이
덜 빠져있던 건 EM의 효과로 샴핑 시 얽힘을 줄여줬던지, 아님 심리적으로 살살 감아서
그랬을 수도 있겠다 싶더라구요. 그리고, 약해진 두피 때문에 일상 생활에서 하나 둘씩
머리털이 더 빠져나간 거구요.
제 두피의 면역력이 아리까리한 상황에서 EM의 미생물들이 침투하자 사이 좋게 공존
하지 못하고 항복하고 약해져간 게 아닌가 추측해 봅니다. 더 건강한 상태였다면 훨씬
개선이 될 수도 있었을 거구요. 다 개인차인 거겠죠.
그래서, 저, 머리에서 만큼은 EM과 안녕하고 다시 제 식으로 두피 및 헤어 관리 들어갑니다.
여기 뷰티 게시판은 아니지만 탈모를 막고, 건강하고 윤기있는 머리결을 유지할 수 있는
일상에서의 팁 몇가지 알려드릴까요?
음, 넘 잘난 척 한다고 스킵하지 마시구요. 흐흐.
1. 단백질 섭취 : 특히 머리 길이가 긴 분은 필수예요. 단백질이 부족하면 손톱 끝,
머리 끝부터 신호가 옵니다. 우유라도 열심히 드세요.
2. 미지근한 물에 머리 감기 : 이건 탈모를 위해서는 필수 상항입니다. 곧 추운 겨울이
오지만 절대 따뜻한 물 안돼요. 두피가 차갑다 느낄 만큼 미지근한
물에 머리 감고, 가능한 마지막 헹굼물은 찬물로 하세요.
3. 찬바람으로 머리 말리기 : 머리카락 상하는데, 헤어드라이기의 뜨거운 바람이 적
이라는 건 잘 알고 계시죠? 절대 뜨거운 바람 쐬지 마세요. 머리카락의
수분을 다 뺏어가기 때문에 에센스 발라도 소용 없어요. 수분 유지!
4. 두피는 젖은 상태로 두지 않는다 : 두피 뿐 아니라 머리카락도 젖은 상태로 두지
않는게 좋아요. 젖은 상태에서는 머리카락이 약해지거든요. 그래서
비오는 날 펌하면 컬이 잘 안나와요. 머리도 쉽게 상하구요. 또, 젖은
상태에서는 공기중의 이물질이 들러붙기 쉽구요. 머리 말릴 시간이
부족해서 어쩔 수 없다면, 두피라도 꼭 뽀송 뽀송 말리세요. 그럴
자신이 없다면, 차라리 아침에 머리 감지 말고 저녁에 감고 말린 후
주무세요. 감고 젖은 상태로 자면 마찰 때문에 더 상하니 주의하시구요.
5. 정기적으로 팩을 해주세요 : 이게 제일 쉬운데, 참 이렇게 신경 쓰기 쉽지 않죠?
어렸을 때는 달걀팩이나 이것 저것 천연팩을 만들어 썼는데, 번거로우면
귀찮아서 안하게 돼서 인터넷이나 숍에서 제품 구입해서 쓰고 있어요.
그런데, 제가 이래저래 하면서 터득한 건요, 제품이나 팩 종류보다
마사지라는 거예요. 그냥 덕지 덕지 발라서 두고 헹구는 것 보다, 전
조금씩 덜어서 머리카락을 조금 잡고 손가락으로 계속 빗어 만져주거든요.
헤어숍에서 케어 할 때 하듯이요. 그럼, 생머리인 경우는 스트레이트 한
것 처럼 머리카락이 매끈히 펴지며 윤기가 나요.
TV 보며 쉬면서 머리카락이랑 놀아주구요, 그리고, 1시간 정도 책을
읽던지 집안 일 하던지 시간 보내고 헹궈주면 그닥 시간이 아깝지도 않아요.
6. 머리카락 괴롭히지 마세요 : 머리를 자주 쪼매고 다니거나, 땋고 다녀도 머리가 마찰
때문에 상한대요. 머리를 빗어줄 때도 절대 젖은 상태에서 하지 마시고,
바짝 마른 상태에서 결을 따라 조심히 빗어 주시구요.
다 아는 이야기 너무 장황하게 늘어 놨나요. ^^; 하지만 알고서도 실천하기 쉽지 않죠.
특별히 문제 없이 건강한 모발이라면 이 정도만 지켜줘도 더이상 상하지 않아요.
뭐 쓰고 보니 딱 세가지네요. 영양 섭취와 수분 유지, 마찰 금지. ^^
머리카락이 많이 상한 분이라면 과감히 잘라서 스타일 변화 주시고, 새로이 건강모와
친해져 보시는 건 어떨런지? ^^ 아놔, EM 이야기 하다가 이게 뭡니까?
음, 이거 쓰고 있는데, 문자 메시지가 왔군요.
'점심 잘 먹었어? 나도 아침 맛있었어. 두부조림, 덴뿌라도!'
뭡니까? 오늘 반찬에는 두부조림과 덴뿌라가 없는데, 캬~ 진짜 지능형 남편 아닌가요?
두부는 집에 있고, 퇴근 길에 덴뿌라 사들고 가야겠구만뇨.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