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충동적으로 산 것이거나
남의 말만 듣고 혹해서 정말 내가 원하는게 뭔지도 모른채 산 것들이었어요.
그 이후 무언가 갖고 싶으면 일단 새로 만든 제 철학을 되뇌었습니다.
1. 어제 필요없던 건 (웬만해선) 오늘도 필요없다.
2. 오늘 필요없는 건 (웬만해선) 내일도 필요없다.
그러면서 조금씩 불필요한 물건은 정리했어요. 정리되는 동안 새로 뭔가 사는 건 자제했고요.
그러다보니 점점 제 주변이 좋아하는 것들로만 채워지더라고요.
가짓수는 적어도 모두모두 볼때마다 행복해지는!
원래 뭘 하나 사면 죽도록 아끼고(살살 굴리는 건 아녀요.손이 험해요 흑..) 고쳐쓰는 편이라
가끔 집안을 둘러보면 씨익 웃음이 나온답니다.
요,요 이쁜 것들!

옥션 해킹 사태가 벌어지기 직전에 산 '무료배송 4900원' 괘종시계입니다.
그 이후 탈퇴해버려서 더 사고 싶어도 찾을 수가 없는...
그 전까지 집에 시계가 하나도 없었거든요.
사야지 사야지 하다가 그냥 혼자 휴대폰 시계로 때웠네요.
이걸 발견하는 순간 "앗!" 하면서 얼른 구입했어요.
배송 온 실물을 보는 순간 역시 좀 싼 티가 나는구나 싶긴 했지만,
계속 보니까 정들어서 그런지 지금은 예쁘기만 합니다.

정말 자취하기 전에는 살림의 'ㅅ'자도 관심이 없었어요.
이케아가 뭔지도 모르던 때 인터넷에서 산 스탠드입니다.
사실 앤티크 느낌 나는 걸로 사고 싶었는데
이걸 보는 순간 로보트 같아서 갖고 싶더라구요.
침대 바로 옆의 수납장 위에 올려놓고
밤에 잠들기 전까지 스탠드 빛 도움을 받으며 늘 책을 읽는답니다.
따스한 백열등 색이 참 좋아요.

큰것, 작은것 2가지 크기로 산 양동이랍니다.
터미널 지하 상가에서 샀는데 착색이 잘 되긴 하지만 나무 손잡이가 예뻐요.
욕조 옆이자 세면대 밑인 코너에 놔두었습니다.
무슨 용도냐면...
샤워하거나 온수 틀 때 물 온도가 올라가기 전까지 물을 좀 빼잖아요?
그거 흘려보내면 아까우니까 여기다 받아둡니다.
그 물을 현관 청소하거나 간단한 손빨래할 때 씁니다.
엄마가 놀러오셔서 이걸 보시더니 "유윈" 하시더군요.

12000원 정도 준 걸로 기억하는 절수형 샤워기 헤드입니다.
40퍼센트 물을 절약해준다던데, 믿어야겠지요?
하여튼 물이 곱게 샤라락~수압도 적당히 나와서 마음에 들어요.
색깔도 다양하게 있었어요. 제품명은 샤모지,였던듯.

이런 재질이(뭔지 모름) 몸에 좋을리는 없겠지만,
한번에 밥을 많이 해서 얼렸다 먹는 저에게는 몹시 유용하답니다.
전자레인지에 1분30초만 돌리면 막 지은 밥처럼 맛있어요.
그래서 한 세트 6개짜리 샀다가 한 세트 더 사서 쓰네요.
착착 쌓아서 냉동실에 넣으면 참 깔끔해요.

그리고 혼자 2컷이나 등장해주신 내 사랑 애니락...호홍.
정말 깔끔한 분들은 모든 식재료를 밀폐용기나 지퍼백에 옮기시던데,
전 그렇게까진 못하겠더라고요.
봉지를 보면 한눈에 확 아는데 일단 옮기면 아무리 견출지로 써놔도 안 보여요.흑.

그러다 알게 되어 정말 잘 쓰고 있는 애니락이랍니다.
집게가 아니라, 비닐을 한번 접은 다음 쓱 밀어 끼우면 완전 밀폐되는 시스템이예요.
크기도 다양하고 아무리 봉지 잡고 난리쳐도 절대 안 흐릅니다.

마지막으로 2000원숍에서 산 병닦는 기구.
예전에 엄마가 다른 제품을 주셨었는데 너무 솔도 굵고
무지막지하게 생겨서 쓰기가 불편했거든요.
그래서 돌려드린 후 애타게 찾다가 발견했습니다.
분홍은 딱 하나 남았길래 얼른 집어왔지요.
길이 조절이 되고, 스펀지 부분도 압축이 잘 되어서 입이 작은 병에도 잘 들어가요.
이거 산 날 이제껏 잘 닦지 못했던 물병 유리병 등등을 닦는데
어찌나 속이 시원하던지...
달걀 껍질 모아서 써볼까도 했는데 달걀을 잘 먹지 않아서 모으기가 어렵더군요.
이상 쓸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는 제 소소한 살림들이었습니다.
돈 적게 들이고 마구 행복해하는 전 참 경제적인 인간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