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고객님께 귀한 맷돌을 선물 받았어요.
사연도 궁금하고 감사하단 말씀을 드릴라고 전화를 드렸지요.
방송에 출연하신 칠순이 되시는 두 할아버지의 작품인데
우리네 무쇠를 다루는 제게 고마운 마음이 들어서 써보라고 보내셨대요.
처음 써봤는데 의외로 녹두가 쉽게 곱게 갈리면서
부침개의 맛은 진짜 고소한게 맛있네요.
요즘은 장식용 맷돌과 가정용 아담한 맷돌을 더러 찾으신대서
필요하신 분들껜 정보가 되겠다 싶어 제가 전화번호를 알려달랬어요.
*전곡 맷돌
경기도 연천군 전곡읍 전곡3리
031-832-2915, 017-265-2915 (안병환 할아버지)
장식용 미니 맷돌 지름 15cm 40,000원.
가정용 맷돌 지름 27cm 70,000원. 30cm 90,000원
(가격은 알아보니 시중가의 절반이나 싸네요.)
“미니 맷돌로 집안 장식해보세요”
맷돌쟁이 40년 연천군 안병환·이효진씨
첨단 가전제품 공세에 폐업위기 15년 전부터 장식용 맷돌 만들어
연천군 전곡읍에서 40년 넘도록 손으로 직접 맷돌을 만들어 온 두 장인(匠人), 안병환(67)씨와 이효진(65)씨. 최첨단 전자제품에 밀려 더 이상 맷돌을 일반 가정집에서 찾아보기 힘든 지금도, 이들은 하루도 빠짐없이 망치로 돌을 두드리며 맷돌을 빚어내고 있다. 그런데, 이들의 가게엔 여느 맷돌과는 다른 게 눈에 띈다. 바로, 작고 귀여운 직경 15cm 크기의 ‘미니 맷돌’이다.
안씨는 지금은 돌아가신 형님의 일을 도와주다 자연스레 ‘맷돌 인생’을 시작했다. 당시 쏠쏠했던 맷돌장수의 수입에 끌린 후배 이씨도 함께 일을 거들었다. 하지만 집집마다 하나쯤은 있던 생활필수품이던 맷돌은 믹서기 등 가전제품의 공세에 밀려 하나 둘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젊은이들이 다른 직장을 찾아 떠나고 고령자들은 세상을 뜨면서 남은 ‘맷돌쟁이’는 두 사람뿐.
밥값 벌기조차 힘들 정도로 생활고를 겪은 두 사람은 가게 문마저 닫을 위기에 처했다. 30명 넘는 석공들이 만든 맷돌을 ‘차떼기’로 사들이기 위해 서울 상인들로 넘쳐나던 70년대 연천군을 떠올리면 격세지감이란 말이 절로 나올 상황. 안씨는 “’맷돌과 함께 한 시간을 이렇게 끝낼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돌파구 마련에 나선 끝에 미니 맷돌이란 ‘신상품’을 구상해 냈다”고 말했다. 미니 맷돌 제작에 들어간 지도 어느덧 15년. 당시의 신상품이 이젠 어엿한 장수 상품으로 자리잡았다.
미니 맷돌은 여느 맷돌과 만드는 방식이 거의 똑같다. 다만, 크기가 작아 정으로 쪼갤 때 부서질 위험이 있어 조심스럽게 다뤄야 하는 만큼, 일반 맷돌보다 훨씬 많은 정성이 필요하다. 1개 가격은 4만원. 크기가 작아 실제 음식물을 넣고 갈 순 없다. 그래도 서울 등 외지에서 와 가게에 들른 사람들은 60대 장인들이 만들었다고 보기 힘들 정도의 ‘깜찍함’에 매료돼 선물용, 장식용 등으로 꾸준히 사 가고 있다. 안씨와 이씨는 “우리야 팔리든 안 팔리든 일단 돌 한 덩어리 깨뜨려다가 정성 들여서 하나 만들어 놓는 것”이라며 “그래도 누가 와서 보고 하나라도 사 가면 보람과 재미가 이만저만 큰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앞으로도 힘 닿는 데까지 맷돌을 만들어 갈 생각”이라고 입을 모았다.
남승우기자 futurist@chosun.com
입력 : 2006.02.21 20:04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