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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강아지 팔자야말로 뒤웅박 팔자

조회수 : 3,222
작성일 : 2023-11-28 07:42:28

전철 타고 걸어 집에 오는 길이 멉니다

강변길을 걸어 오다보면

너른 평지 땅에

작은 컨테이너가 3개 있고

각 컨데이너 앞엔 작은 개집

그리고

누렁이 

흰둥이 

검둥이가 1미터 개줄에 묶여서

2년 넘게 있어요

사람이 지나가기만 해도

세녀석이 맹렬하게 짖어대고요

 

삼복더위에도

한파 추위에도

세 녀석이 그렇게 묶여 있어요

아마 컨테이너를 지키라고 그렇게

묶어 둔 거 같아요

그 중 누렁이 하나는

우리 집 강아지의 형님이라 해도 믿게 생겼어요

우리 애는 좀 몸집이 작고 덮힌 귀이고

이 녀석은 약간 더 크고 바짝 올라간 귀만 달라요

 

우리 강아지도 실외에서

목줄묶여 집 지키는 강아지로 1년 살았던 애에요

데려와서 목줄 풀어 놓다가

목줄해 잠시 두니 ...

그때 비로소 목줄 푼 자유를 알았는지

다시 자기를 묶을까봐

풀어달라고 개줄을 잘근잘근 씹고

몸부림을 쳤었죠

지금은 실내에서 키운지 2년이 다 되가니

신뢰가 생겨 이불보 교체할 때

묶어놔도 그러지 않아요

 

함께 사는 우리 강아지 때문에

저런 강아지들이 더 안타까워 졌어요

 

웃긴 게 뭔지 아세요?

한번은 그 앞을 지나다

주인 같은 남자를 봤어요

가운데 위치한 검둥이 옆에서 삽질 비슷한 걸 하는데

오른쪽 누렁이는 주인이 왔다고 

좋아서 껑충껑충 뛰더란 거죠 ㅠㅠ

지날 때 마다 으르렁 맹렬하게

짖기만 하던 강아지였거든요

 

여긴 사실 이런 강아지가 많아요

시고르자브종이라는 강아지들 ...

 

우리 애야 어찌 인연이 닿아 나를 만난 건데요

데려와 씻겨 잘 먹이고 키워보니 ...

 영리하고 건강해요

집안에서 차분하고

뜻밖에 음악취향도 우아해요

절제도 나보다 잘 하고요..;;;;

옷 입혀 놓으니 그 또한 멋지고요

따뜻한 이불 속에 푹 쌓여 자는 걸 좋아해요

 

우리 강아지는 세녀석하고

똑같이 생겼는데

견생이 달라요

 

귀가할 때 세 녀석 볼 때마다

너무 안타까워요...

묶여 있어도 주인이 밥 챙겨주니

다행이라 생각해야 할까요?

휴우 .....

 

강아지야 말로

진짜

뒤웅박 팔자 같아요

스스로 견생을 개척할 수는 없으니까

 

 

 

 

IP : 121.163.xxx.14
2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네맞아요
    '23.11.28 7:47 AM (118.235.xxx.130) - 삭제된댓글

    격하게 공감합니다

  • 2. 저도 공감ㅠ
    '23.11.28 7:51 AM (118.235.xxx.164)

    부잣집 강아지는 나도 못하는 고급스파도 한달에 몇번다니더만ㅠ

  • 3. ㅠㅠ
    '23.11.28 7:51 AM (106.101.xxx.207)

    가여워요..

  • 4. ㅇㅇ
    '23.11.28 8:27 AM (117.111.xxx.17)

    저희 언니네 강아지는 형부네 선산에 묻혔어요.
    성묘도 받음

  • 5. 맞아요
    '23.11.28 8:32 AM (219.249.xxx.181)

    동물들은 어떤 주인을 만나느냐에 따라서...
    하루종일 묶여있는 개들보면 진짜 넘 불쌍해요

  • 6. 그래서
    '23.11.28 8:45 AM (104.28.xxx.59)

    나중에 부잣집 개로 태어나고 싶단 얘기가 있잖아요.
    나보다 좋은 고기 먹는다고ㅋㅋ

  • 7.
    '23.11.28 8:48 AM (175.223.xxx.84)

    짤은줄도

    작은철창에 평생살다가 죽어야나오는 개도 너무불쌍해요

  • 8. 궁금
    '23.11.28 8:51 AM (121.130.xxx.14)

    음악 취향은 어떻게 아나요? 너무 재밌으면서 사랑이 느껴지네요.ㅎ

  • 9. TT
    '23.11.28 9:27 AM (218.50.xxx.110)

    묶인 세 마리 개들 생각하니 참 마음이 아프네요. 걔네들의 세상은 반경 몇 미터가 전부겠죠? ㅜㅜ

  • 10. 사람도
    '23.11.28 9:30 AM (14.49.xxx.105)

    마찬가지
    인연따라 재벌집에 태어나기도 하고
    지질이 궁상맞은 집에 태어나기도 하고

    사람은 바뀔 가능성이 있으니 사람으로 태어나는게 낫다고 하는거고

  • 11. ㅋㅋ
    '23.11.28 9:50 AM (58.235.xxx.30)

    저도 똑같은 생각을 해요
    집없이 돌아 다니는 유기견 을보면
    가슴이 너무 아프지만
    사람도 노숙자도 있는데
    하면서 1프로 위안을합니다

  • 12. ㅇㅇ
    '23.11.28 9:53 AM (116.42.xxx.47)

    어느분 인스타보니 해외 나갈때마다 강쥐를 데리고 다녀요
    한두군데도 아니고 올린 사진으로만도 수십군데...
    나보다 나은 댕댕이다 싶어요ㅜ

  • 13. 실외 사육견에
    '23.11.28 10:02 AM (116.34.xxx.234)

    대해서는 사육환경에 대해 촘촘히 법으로 규제해야한다고 생각해요.
    금지하는 방향으로 가길 바라고요.

    너무 불쌍한 애들이 많아요.
    거기에 악랄한 사람들도 많고요.
    인간혐오가 생길 지경이에요.

  • 14. ㅠㅠ
    '23.11.28 10:19 AM (101.235.xxx.36)

    강아지들은 볼때마다 왜 이리 짠한가요? ㅠㅠ
    강아지들의 세계는 보호자가 다..이니까..
    밥주는 사람이 그들의 세상이니까..

  • 15. 모모
    '23.11.28 10:32 AM (58.127.xxx.13)

    한편의 수필을
    읽은듯
    여운이 남네요

  • 16. ::
    '23.11.28 10:55 AM (218.48.xxx.113)

    강아지 아무나 못키우게해야해요.
    짧은 줄에묶여 평생 걸어보지도 못하고 저런 사람은 밥도 아무거나주고 이 추운겨울에 담요라도 주는지 ㅠ
    법이 강화되고 교육좀 시키고 해야합니다

  • 17. 맞아요
    '23.11.28 10:58 AM (112.184.xxx.113) - 삭제된댓글

    저번에 어느빈집을 지나가는데 빈집 풀만 무성한 마당에
    개를 묶어놨더라고요
    나하고 눈이 마주치자 반가워서 꼬리를 흔드는데
    먹을걸 던져 줄려다가 물을 줄수가 없어서 안줬어요
    너무 미안하고 안쓰럽고 주인한테 화가나고,
    삐쩍 말랐는데 어쩌라고
    물만 있었으면 빵 하나라도 던져주면 잘 먹을건대,
    이런건 정말 주인들 어떻게 했음 좋겠어요

  • 18. ...
    '23.11.28 12:23 PM (106.101.xxx.116)

    원글님 구청에 신고해 주시면 안될까요?
    줄이 너무 짧아 동물학대로요.
    복잡하지 않아요.
    구청에 전화하면 담당자가 알아서
    주인 만나 시정 요청하고 결과
    원글님께 알려 주실거예요.
    묶여 있는게 달라지진 않아도 끈이라도
    좀 길게 묶어놓을 수 있잖아요.
    부탁 드려요 원글님.

  • 19. ...
    '23.11.28 12:26 PM (106.101.xxx.116)

    118님도 구청에 동물학대로 신고 하시면면 돼요.
    주소 몰라도 돼고 위치만 알려주셔도 돼요
    강아지들 가엾잖아요.
    전화 한통화로 강아지들이 좀 더 편하게 지낼수 있다면
    좋을거 같아요.

  • 20. 영통
    '23.11.28 12:56 PM (211.114.xxx.32)

    어머 ..뒤웅박 시리즈인가요?~

    어제는 여자 팔자 뒤웅박
    오늘은 강아지..
    요즘 남자도 뒤웅박 팔자에요

    그런데 그거 아세요?
    요즘 시어른..도 뒤웅박 팔자에요

    며느리에 따라 노년의 팔자가 완전히 달라져요.
    며느리가 모시고 안 모시고가 아니라
    더 안 좋을 쪽으로 풀리나..그나마 현상 유지하나가
    며느리에 따라 엄청 좌우됩니다.
    주위 할머니들 살펴보세요

  • 21. 영통
    '23.11.28 1:53 PM (211.114.xxx.32)

    그런데 그거 아세요?
    요즘 시어른..도 뒤웅박 팔자에요

    며느리에 따라 노년의 팔자가 완전히 달라져요.
    며느리가 모시고 안 모시고 이런 말이 아니에요.
    며느리가 잘해 주고 못해주고 이런 말도 아니고

    더 안 좋을 쪽으로 풀리나..그나마 현상 유지하나도
    며느리에 따라 엄청 좌우되더라구요.
    며느리가 전업이냐 맞벌이냐..맞벌이도 어떤 생활 맞벌이냐..
    이 말은 맞벌이한 우리 여자 부장님이 자기 예를 들어 한 말.
    시어머니에게 며느리도 로또라고..
    이건 시어머니들이 자존심 때문에 입에 안 올려서 그렇지 맞는 말이라고.
    시어머니들도 며느리로 인해 뒤웅박 팔자이기도 해요

  • 22.
    '23.11.29 3:57 AM (49.169.xxx.39)

    ㄴ그 시어머니들도
    며느리에겐 뒤웅박 제공했겠죠
    한만큼 돌려받는다는거. .
    자기 힘있을땐 며느리쥐고흔들려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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