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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82 부스에서 세월호 어머님과 소녀상 지킴이 여학생들도 만났어요

| 조회수 : 1,839 | 추천수 : 14
작성일 : 2016-12-18 14:48:45

토요일엔 항상 일을 해야 하는 관계로

밤 8시 넘어 광화문 도착, 10시 좀 넘으면 막차 타러 떠나곤 했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광화문 82부스에 못갔고,

늘 고맙고 미안한 마음에

지난 8일 목요일 국회 앞 자봉에 친구와 둘이 참여했습니다.

추운 날씨에 비까지 맞으며 늦은 시간까지 자봉해보니 결코 쉬운 일이 아니더군요.

그 오래 전부터 이런 일을 도맡아 추진해오신 유지니맘님께 진심으로 존경하는 마음이 들었지요.

(얼떨결에 MBC 피디수첩 취재진과 인터뷰도 길게 했는데

지난 화요일 피디수첩에 국회 앞 8일 장면은 하나도 안 나오더군요.)



다음 날 드디어 탄핵안은 가결되고 기쁨도 잠시,

다시 전열을 가다듬고 앞만 보고 가자고 다들 격려하고

청문회에 분개하면서 주말 촛불과 자봉을 생각하던 시점에

모금 비난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했죠.

결국 여러분들오 아시다시피 17일 광화문 82부스에서 내역 공개하는 걸로 결정이 났구요.


어제도 8시 넘어서야 광화문에 도착해서

두 아들 만나 노래도 부르고 구호도 외치며 잠시 집회에 참가했어요.

9시쯤 공식행사 끝나고 세월호 부스 쪽으로 가다가

82 부스를 보니 아직 안에 몇분이 계시더라구요.

들어가서 먼저 오신 분과 함께 영수증과 통장 내역 설명 들으며 다 살펴봤구요.

유지니맘님, 자수정님, 씨엘님 등과 인사도 나누었습니다.


좀 있다 세월호 어머님 오셔서 인사하고 서로 포옹도 나누고 사진도 찍었구요.

82에 고마움 표현하시며 눈물 글썽이던 어머님을 잊을 수가 없네요.

그런데 어머님 나가신 후 바로 예쁜 여학생 세 명이 찾아왔더군요.

소녀상 지킴이 여학생들인데 82에 인사하러 왔다고 하면서요.

유지니맘님이 우리 기금으로 간식 보내주셨던 거 다들 아시지요?

기특하고 대견한 이 학생들에게 더이상 도와줄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고

씨엘님이 찬찬히 설명해 주시더군요.


우리 시대의 가장 아픈 상처가 바로 세월호와 위안부 할머님들인데,

그동안 우리 82의 따뜻한 사랑을 나눌 수 있어 그나마 위안이 되었는데,

돌아오는 내내 발걸음이 아주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정의롭고 평화롭고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주고 싶은 마음이 모여 

십시일반을 실천해왔고, 유지니맘님이 총대를 메고 여기까지 온 거잖아요.

지혜로운 우리 82님들이 결코 여기에서, 이대로  물러서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함께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으면 더 좋은 길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유지니맘님, 그간 정말 고마웠고요, 고생 많으셨어요.

함께 뜻을 모아 실천해온 모든 회원님들도 고맙습니다.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젤라또
    '16.12.18 3:04 PM

    작년 겨울 소녀상 있는곳을 갔는데 영하의 날씨에도 천막을 치지도 못하게해서 바닥에 얇은 매트깔고 밤을 새워 소녀상 철거를 하지 못하도록 지키는 수십명의 아이들을 보고왔습니다 수시로 유지니맘이 부족한거 챙기고 바닥에 매트도 바로 주문해서 깔아주신걸로 압니다 추워서 십분도 서있기 힘들었는데 밤새는 아이들을 보고 가슴이 아팠던 기억이 나네요
    그동안 82쿡이름으로 기부든 물품지원은 모두 발로 뛰고 확인하고 해서 이루어진 산물로 압니다
    노고에 다시 감사드립니다

  • 뚜벅네
    '16.12.18 5:18 PM - 삭제된댓글

    눈물나네요..전철을 잘못내렸고 사람들이 너무많아서..한시간을 광화문 주위에서 82쿡 부스를 찾는데 유지니맘님한테 전화걸어서 물어보는데 내옆에서 유지니맘님하고 전화 연결해서 82쿡 찾아주신분이 세월호 사무실에서 근무하신분이라서 82쿡 을 잘알더라고요 82쿡 사태에 대해서 설명 해드렸고 유지니맘하고 나랑 만나는것 보시고 돌아가셨는데..무진장 섭섭하게 생각하는것 같았어요..지원보다는 잊지않는것이 중요한데 이렇케 한군데씩 멀어져버리면 그분들의 마음은 마음이 아닐것같애서 꾸준히 다시 시작했으면 어떠는지요 ~~세월호만 생각하면 마음이 울컥해지는데~~다시 재정비해서 뭉칩시다~~유지니맘 소환합니다~~다 시 시 작 땡~~~

  • 뚱지와이프
    '16.12.18 5:57 PM - 삭제된댓글

    남편이랑 소녀상 수요집회에 갔었는데
    한시간 넘게 서있으니깐 발이 동상 처럼 얼겠더군요.
    그뒤로 남편이 소녀상 지킴이 후원을 꾸준히 해요.
    아이들이 너무 기특하다고
    이번 연말에도 또 기부할거에요.

  • 뚱지와이프
    '16.12.18 6:02 PM

    남편이랑 소녀상 수요집회에 갔었는데
    한시간 넘게 서있으니깐 발이 동상 처럼 얼겠더군요.
    그뒤로 남편이 소녀상 지킴이 후원을 꾸준히 해요.
    아이들이 너무 기특하다고
    이번 연말에도 또 기부할거에요.
    전에 추운날 82쿡 부스를 지키며 봉사하시는 분들이 팔에 팔을 연결해서
    라인을 만들며 사람들 안전을 위해 서로서로 팔을 연결해서 그렇게 서있더군요.
    그날은 집회중에 제일 추운 날이었어요.
    저렇게 긴시간 서있으면 팔도 어깨도 쑤시고 아플텐데...
    봉사하는 모습을 보면서
    매주 토요일에 광화문 나가서 힘을 주는 것도 그분들 응원하는거라 생각했어요.

  • 2. 쓸개코
    '16.12.18 5:51 PM

    물러나지 말아야죠!

  • 3. 슈퐁크
    '16.12.18 6:28 PM

    더이상 도와줄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마음이 너무 아프네요.

    어떻게든 길은 열리겠죠. 그래야 하구요.
    그 벌레들 아직도 이가 갈리네요.

  • 4. ♬단추
    '16.12.18 8:29 PM

    그래서 화가나더라구요
    우리는 뭔가 하고싶었고
    그중에 한사람이 정말 어렵게 총대를 매주셨는데
    그것조차도 두려웠던걸까

    길은 늘 열려있고
    우린 그길을 가면 되는거겠지요

    모두들 고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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