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사랑하지 않고도 타인을 사랑할 수 있을까.
있다.
실제로 우리 가운데 많은 이들이 그렇게 한다.
그래서
우리 가운데 많은 이들이 사랑에 실패한다.
비바람이 부는 거리에서 나를 버려두고서
따뜻한 방 안에 사랑하는 이를 모셔두는 사랑은
금방 지친다.
먼저 나를 아낄 줄 알아야 한다.
비단 연인과의 관계뿐만 아니다.
세상이 내 안의 함성을 듣지 못하도록 바쁜 생활을 강요한다면,
그 대가로 돈과 승진과 그럴듯한 안정을 제공받고
점차 나 자신과 멀어진다면,
어느날 나를 발견하게 된다.
돌봄을 받지 못해 머리가 헝클어진 '당신'이라는 아이가
당신의 '안정적인' 집 안에 낡은 옷을 입은 채
유령처럼 떠돌고 있는 것을.
유령은 사랑을 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나를 사랑한다는 것은
나에게 살아 있는 영혼을 불어넣는 일이다.
타인을 향한 건강한 사랑은
건강한 자기애로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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