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줌인줌아웃

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말벌집을 따서..

| 조회수 : 2,172 | 추천수 : 69
작성일 : 2009-09-02 23:20:46
며칠 전에 집앞에서 뛰어놀던 은이가
큰 소리로 불렀습니다.

"엄마~ 엄마~~ 이리 좀 와보세요. 엄청 커졌어요."
"뭐가?"
"와보시면 알아요. 얼른 오세요."

골목에 접하고 있는 당숙네 창고 처마밑에
제법 큰 말벌집이 달려있었고
벌들이 오글오글 모여있었습니다.
해질무렵이라 그런지 움직임이 크지는 않더군요.

"저번 날에는 쪼맨했는데 디게 커졌어요. 짱이에요, 짱!"
"조심해. 말벌에 쏘이면 죽을 수도 있어."
"정말요? 그럼 어떡해요? 우리도 119 불러서 저거 띠달라고 해요."
"뭔 119까지 불러? 아빠가 잘 하는데..."

그리고 나서 며칠 잊고 지냈는데
어제 저녁 아이들이 들에 갔다 들어오는 아빠를 끌고 가더니
말벌집을 보여주면서 떼어달라고 했습니다.
남편은 시침을 뚝 떼면서

"싫어. 아빠 무서워. 벌에 쏘이면 어예나?"

입으로는 아이들과 실랑이를 하면서
눈으로는 도구들을 찾고
손으로는 긴 장대와 포대를 들고 있습니다.

가스불 위에서는 압력추가 픽픽 소리를 내며 돌아가고
가지를 삶고 파를 쫑쫑 썰면서 밖을 내다보니
남편은 어느새 벌집을 떼어서 마당으로 들고 옵니다.
아이들은 으아악~~ 비명을 지르며 도망다니고
아빠는 벌집 들고 아이들 따라다니고....
그러다 보니 그 난리통에 벌들은 다 날아가고
벌집만 남았습니다.
말벌집으로 술을 담으면 좋다는 이야기를 별 생각없이 했더니
남편이 담아보라 합니다.
별로 만지고 싶지 않은데...

고무장갑을 끼고 벌집을 쪼갰습니다.
너무 커서 유리병에 들어가질 않더라구요.
세개로 쪼개서 넣고
집에 있던 과실주용 소주를 부어두었습니다.
말벌집으로 담은 술을 노봉방주라고 하던가요?
듣긴 했는데 잘 기억이 안 납니다.
어디에 좋은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 창고방 한쪽 구석에 처박혔다가
어느 날 술 좋아하는 손님이 오시면
개봉하게 되겠지요.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wrtour
    '09.9.3 1:44 AM

    와 저 침전된게 꿀인가요~~

  • 2. 단샘
    '09.9.3 12:02 PM

    ㅎㅎ 아닙니다.
    꿀은 안 들었구요
    소주를 붓자마자 색깔이
    저렇게 되더라구요.

  • 3. 고흥댁
    '09.9.3 12:14 PM

    말벌이 맞나요?
    예전에 남편 군대 생활 할 때 산 밑 관사에 살았었는데
    저희 집 처마 밑에 생겼던 벌집은 크림색 축구공 마냥 동그랗고, 출입구만 하나
    있었던거 같은데요..ㄷㄷㄷ 지금도 오싹~

  • 4. 냥냥공화국
    '09.9.3 2:22 PM

    고흥댁님 말씀처럼 말벌집은 동그랗게 생겼던데요
    저희집도 말벌집이 많거든요 ;;;;
    주로 조그마할때 떼어내는데 언젠가는 축구공만한걸 발견했었어요
    어찌나 공포스럽던지... ㅠ.ㅠ

  • 5. 유토피아
    '09.9.4 6:09 PM

    술을 담구셨군요
    전 못쓰는지 알고 버렸는데
    아쉽네요~

  • 6. 단샘
    '09.9.5 12:40 AM

    ㅋㅋ 저도 말벌집인 줄 알고
    글 써서 광고 다 했는데
    뒤늦게 남편이 땡삐라네요. 이런~~~
    잘못된 정보를 드려 죄송합니다.
    근데 땡삐도 약성이 있는 건가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23283 온라인 영어독서모임 함께해요 큐라 2026.04.07 19 0
23282 길고양이 설사 4 주니야 2026.04.06 145 0
23281 사라진다는 것은 도도/道導 2026.04.06 88 0
23280 오늘이 그날이다. 도도/道導 2026.04.05 224 0
23279 마산 가포 벚꽃길입니다 4 벨에포그 2026.04.02 1,099 1
23278 초대장) 4월 4일 82 떡볶이 드시러 오세요 1 유지니맘 2026.04.02 904 0
23277 오늘 새벽에 뜬 핑크문! 4 ilovedkh 2026.04.02 1,149 0
23276 봄이 오는 날 삼순이... 14 띠띠 2026.03.30 990 0
23275 제콩이에요 3 김태선 2026.03.24 1,235 0
23274 제 곱슬머리좀 봐주세여. 13 호퍼 2026.03.23 2,107 0
23273 울 동네 냥들 입니다 3 김태선 2026.03.22 1,085 0
23272 대만 왔어요 살림초보 2026.03.19 966 0
23271 아몬드 좀 봐주세요 3 무사무탈 2026.03.17 1,105 0
23270 고양이로 열기 식히기~ 11 띠띠 2026.03.12 1,841 0
23269 자게 그 고양이 2 ^^ 11 바위취 2026.03.11 1,700 0
23268 자게에 그 고양이요 ^^ 30 바위취 2026.03.10 2,082 0
23267 무쇠팬 상태 좀 봐주세요 1 궁금함 2026.03.10 1,515 0
23266 찻잔자랑과, 애니소식 3 챌시 2026.03.08 1,459 0
23265 광복이랑 해방이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8 화무 2026.03.05 1,408 0
23264 그래도 할일을 합니다. 2 도도/道導 2026.03.05 756 0
23263 포르투갈 관련 책들 1 쑥송편 2026.02.28 956 0
23262 식탁세트 사려는데 원목 색상 봐주세요^^ 5 로라이마 2026.02.24 1,756 0
23261 사막장미 잎사귀가 왜 이런지 좀 봐주세요 1 조조 2026.02.23 1,909 0
23260 보검매직컬 9 아놧 2026.02.19 4,524 0
23259 얼굴화상 1 지향 2026.02.17 1,984 0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