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기다리셨나요?
두 아이 건사하느라 매일밤 기절중입니다.
방학은 엄마에게 너무 반인권적인 듯...ㅠㅠ
각설하고~
광년이 번개 뒷이야기, 지금 시작합니다.
어렸을 때 아프거나 기분 좋지 않은 일이 생길 때면
엄마가 이렇게 물으셨어요.
"먹고 싶은 거 있니?"
"뭐 맛있는 거 먹을까?"
'뭐 사줄까'가 아니라 '뭐 먹을래' 이렇게요.
그 일련의 과정이 참 좋았어요.
기분을 끌어당겨 줄 음식을 떠올리는 것도,
먹는 순간도,
기분 좋은 포만감도...
맛있는 걸 먹고나면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힘이 막 불끈 솟아오르는 그런 기분이었거든요.
그래서였을꺼에요.
번개를 하자고 한 건...
꼬꼬뜨의 마지막을 함께 하며
좋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어요.
따끈한 음식과 맛있는 추억을요.
그러다보면 맘속에 깊게 패인 상처들이 조금,
아주 조금은 아물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먼저,
꼬꼬뜨를 지키며 고생하셨을 쥔장님을 위해
꽃다발 하나 준비했어요.
여기서 머리에 꽂을 꽃도 득템!!!
제일 크고 화려한 거 달라고 하려다가
주최 측이 너무 욕심부리는 거 같아서 자제했어요;;;
그래서 진짜 꽂았냐고요?
네, 꽂았습니다.
무려 생화!
입장할 때만 꽂는 걸로 생각했는데
온니들이 말없이 실삔 건네주심+_+
아예 꽃머리띠 하고 오신 분도 계심
온냐들 무셔;;;;;
자기 얼굴이 꽃이라며
손으로 꽃받침하고 들어온 양심에 털난 온니도 계셨음
근데 더 대박은...
꼬꼬뜨 쥔장
이 언니 꽃 어쩔껴...
회비 면제보다 치료가 시급합니다.
치료가 먼저다~
발전동생 얼굴 모자이크 쎈스 돋네ㅋㅋ
칭찬도 주체적으로 셀프로 하는 편임+_+
그리하여 시작된,
힐링을 가장한 먹자 모임!
급번개에도 불구하고
성인 11명, 어린이 3명이 오셨더랬죠.
귀가 떨어져나가게 추운 날이었는데
정말 모두에게 너무 감사했어요.
첫 시작은,
따끈한 뱅쇼(vin chaud)
뱅쇼를 홀짝이면서
자기소개 겸 멘붕 근황과 극복기, 결심 등등을 나누었습니다.
이야기를 하다보니 셀프 심리치료 모임 같은 스멜이ㅋㅋㅋ
1219 이후에 깨알 같은 일화들도 마구 공개되어서 웃음 만발이었습니다.
그 중에 압권은,
"혹시 너냐?"
(참석자들은 빵 터졌으리라 생각됩니다ㅋ)
입을 즐겁게 만들어 준 아뮤즈 부슈 (Amuse Bouche)
왼쪽부터 가지에 속을 채운 매운 고기요리, 버섯 베이컨말이, 블랙 올리브와 새우
상큼한 샐러드
아마도 프렌치 드레싱인 듯~
기본으로 맛있었어요.
샐러드 볼이 참 예뻤어요.
사선으로 비스듬히 기울어졌는데,
디자인과 편의성에 별 다섯개 주고 싶네요.
살짝 여쭤보니 남대문 업소용 도매점에서 구입하셨다고~
메인 파스타로
매운홍합 토마토 소스, 베이컨과 양송이 크림소스, 알리오 올리오 중에 택!
매운 홍합 토마토 소스
홍합이 막, 막막막
이 사진의 주인공은
콩2맘 님이 꽂고 계셨던 꽃임
꽃도 주인닮아 참 우아하고 예쁨
베이컨 양송이 크림소스
저는 이거 먹었어요.
여름에는 소스가 이것보다 적어서 담백했던 것 같은데,
지방이 필요한 겨울이라 그런지
발동생 이쁘다고 그런지... 읭?
암튼 넉넉한 생크림 100% 크림소스
소스까지 깨끗이 훑어먹어서 환경운동에 적극 기여했습니돠!
알리오 올리오는 제꺼 먹느라고 정신 팔려서 못 찍었;;;;
알리오 올리오 시키신 분도 먹느라고 자기꺼 못 찍으심+_+
이건 저 장난감 주인이 시킨 토마토 리조또
근데 얘가 안 먹다고 해서 제가 쓰흡!!!
아이 거둬 먹이느라
제대로 먹지도 즐기지도 못하는 천상연 님의 모습에서 저를 발견했어요.
어찌나 짠하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 데리고
장난감 이고지고 나와줘서 너무 고마웠어요...ㅠㅠ
담에 친구들 데리고 나갈게요.
애들은 애들끼리 모아놓고, 우린 우리끼리 놀자구요.
퐁당 오 쇼콜라(Fondant au Chocolat)와 바닐라 아이스크림
앞에 꼬마 신사가 안 먹는다고 그래서 제가 다 먹었어요.
헤헤헤...
극장 가야 된다고 급하게 나가서 남기고 간 아이스크림도 제가 다 먹었어요.
우리 담에도 같은 테이블에서 만나~^^a
먹는 동안에도 꽃을 떨구지 않았습니다.
광년이 완벽 빙의!!!
덕분에 계속 헤벌쭉, 칠렐레 팔렐레~
리필 무제한
수다 무제한
그리하여
1시 반에 시작 된 모임이 5시쯤 끝남ㅋ
꽃 단 김에 기념사진도 한 방 찍었지요.
신문님 얼굴이 노출되서 제가 꽃으로 덮었어요ㅋㅋ
쬐끔 더 가까이...
회비 면제는 누구일까요?
쥔장 제외하고
다들 고만고만해서
알아서 회비들 내셨음ㅋ
참가했던 번개 중에서
가장 친밀하고 깊은 이야기가 오갔던 것 같은 느낌은...
저만의 착각인가요?ㅋ
머리에 꽃보다 더 예쁜 그런 분들이 나오셔서
꽃을 다 발라버렸다능~
음식이 힐링이라는 말을 절감하며 지내는 요즘입니다.
참석하지 못하셨던 분들도 함께 즐거우셨기를 바라면서,
후기를 마칩니다.
아, 혹시...
미칠 것 같을 땐 머리에 꽃을 꽂아보세요.
단체로 꽃으면 더 좋아요.
서로 얼굴만 봐도 막 웃기거든요.
p.s
깨알 광고 하나!
방학동안에 아이들에게 시달리는 분들을 위해
선생님을 초빙, 일일 떡만들기 교실을 만들었어요.
관심있으신 분들은 이런글저런질문에 들러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