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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안주 너, 이상도하구나

| 조회수 : 4,315 | 추천수 : 7
작성일 : 2003-09-27 00:10:27
이 야밤에 저희 냠냠부부, 이거 해 먹었습니다.

저의 요즘 상태는
무엇엔가 쫓기는 여자 모양 눈탱이가 퀭- 합니다.
저를 쫓고 있는 건 다름아닌 회사 일이고요..

그래서 집에 오면 그저 '자빠져' 있고만 싶어요. ㅋㅋ
말 그대로 마룻바닥에 ㅈㅃㅈ 누워있으면
누가 밥이랑 맛있는 것 갖다 줬음 좋겠습니다.

그래서 오늘 저녁엔
간단히 두부찌게 끓여 먹고
마루에 잠시 모로 누워 있다가
목이 칼칼하기에..
그렇담 안주로는 뭣이 좋겠는가 연구하다가..

얼마 전 제 회사 후배인 한 "요리녀"가
새로운 요리를 알았다며
끄적끄적 적어 알려준
'이상한 안주'를 만들어 보기로 했지요.


제 남편 백곰이나 저는
먹을 것에 대한 갈망과 포부가 매우 큰 사람들입니다.

둘이 누워 뎅굴거리면서 하는 말은 늘
아, 뭐가 먹고 싶다...뭐도 맛있겠지..뭐도 해 먹으면 좋겠지, 그치..
입니다.
그리고는 뿌시럭 뿌시럭, 뭔갈 만들어 먹습니다.
맛 없으면 없는대로..있으면 있다고 기뻐하면서.



어쨋든..
이것이 왜 '이상한 안주' 인고 하니
어째 별로 안 어울리는 것 같은 것들끼리 모아놔서 그렇습니다.


제목은 미소패주구이..

미소(된장) 2스푼 + 정종 2스푼 + 조미술 2스푼 + 참기름 조금 + 후추 조금 + 물 2스푼을
조리듯이 끓여 소스(?)를 만들어 놓고

버터를 녹인 팬에 마늘을 납작 썰어 향을 내다가 가지를 지집니다.
가지는 지지기 전에 소금에 잠깐 절여 두었다가 물을 쭉 짜준 다음에 구우래요. (왠 강원도 사투리)

그 다음엔
새우나 패주를 기름에 맛나게 보이도록 지지지직 구우랍니다.
중간에 멋지게 백 포도주도 찍 한번 뿌려 주고요.
소금과 후추로 살짝 간을 합니다.

이게 끝입니다.

사진처럼 가지를 나란히 줄 세우고
패주 또는 새우를 자알 구워 얹은 다음
미소소스를 조금만 샥, 발라 주고 구워진 마늘을 보기 좋게 올려 줍니다.
그리고 고춧가루를 폼으로(?) 조금 뿌려주라던가 어쩌라던가.

그리고 술 한 모금에 가지+패주+마늘 구이를 통째로 앙 먹으면요..맛이..
참으로 묘합니다. ㅋㅋ

어떤 건 제가 미소를 너무 과하게 발라서 그 짠 맛에 몸을 떨었지만
한 개 두개 먹다 보니..거..참..오묘합니다.

결정적으로 일단 패주가 맛있고
구운 마늘하고도 맛이 잘 어울려서 괜찮아요.

뭐 술이 있으니 딩가딩가~ 저희에게 뭔들 맛이 없을까요.. -_-

처음엔 맥주랑 먹으려고 한건데
산사춘이 더 어울릴까 싶어 망설이다가
에라이, 둘다 따서 남편과 각각 하나씩 맡아 먹었어요.

먹고나니 어쨌든 신기한 걸 먹었다 싶어
흡족하군요.ㅋㅋ


자 그럼 배 뚜드리며 이제 자러 갈랍니다.
살이 찌든지 말든지..



-술꾼 냠냠의 '이상도해라 안주' 소개 끝-



2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nallnari
    '03.9.27 12:16 AM

    다엿중인데 헬스하고 와 주린 배를 움켜쥐며.....아 맛있겠다~ 중입니다..
    고양이 수저받침도 귀엽구리하고.. 산사춘에 한참함 좋겠네여..
    아~ 술고파...

  • 2. 키티
    '03.9.27 12:16 AM

    냠냠주부님, 전혀 이상한 안주 아닌데요.
    가지와 마늘과 패주라....
    훌륭한 조화군요...

  • 3. moon
    '03.9.27 12:17 AM

    일하다가 잠시 들어왔는데...
    냠냠님 덕분에 기분 좋게 웃고 나갑니다.
    " 이상도해라 안주" 그 오묘한 맛을 같이 느끼고 싶군요. ㅎㅎㅎ

  • 4. 치즈
    '03.9.27 12:20 AM

    와우@..@
    멋을 아는 이상한 안주군요.
    두분이서 딱 다섯잔의 술을 드셨나요?^ ^.

  • 5. jasminmagic
    '03.9.27 12:45 AM

    가지 까나페 같아요^^

  • 6. 김새봄
    '03.9.27 12:55 AM

    이 상차림이 어찌 너무 피곤해 마루에 모로 누었다 일어나서 한 이상도해라 입니까?
    (열받어 씩씩 거립니다)
    몸이 피곤한데 잠이 안와서 차라리 한잔을 하고 푹 잘까 하는 와중에
    이걸보니까 헉~ 갑자기 뱃속에서 이상한 소리를 내며 날 괴롭힙니다.
    에구~ 걍 얼른 자야지...

  • 7. 옥시크린
    '03.9.27 1:58 AM

    후후.. 언제봐도 귀여운 저 야옹이 ㅎㅎ

  • 8. 냠냠주부
    '03.9.27 8:32 AM

    우하하 맞아요 우렁각시님.
    백곰에게 불쇼도 시키고..링도 돌리게 하고..ㅋㅋ
    냠냠이는 포주 ㅋㅋ

  • 9. 하늘별이
    '03.9.27 9:18 AM

    밤마다 신랑이 맥주를 1,2캔씩 먹고 자는데....
    변변한 안주가 없어서 좀 미안했거든요.
    냠냠주부님 안주 해주면 좋아할 것 같아요.
    정성도 들어가 보이고 이쁘기도 하고 맛있기도 하다니.... ^^
    감사합니다.

  • 10. 신짱구
    '03.9.27 10:01 AM

    허허!!
    냠냠주부님네도 술 사랑하시네요.
    저희 부부도 약속이 없는날에는 어김없이
    맥주 일병이라도 집에서 마십니다요.

    주거니 받거니 하는데 언제나 술 욕심이 많은 저가
    더 마시지요.
    그래서 벌 받았어요. 간 수치가 높다고 모레 다시 검사
    받으로 가요. 그래도 술이 조∼오∼타!

    이 안주 써먹을께요.

  • 11. 러브체인
    '03.9.27 10:56 AM

    아악...느무 맛날거 같아요..셋팅도 굿~
    저 젓가락 들고 있는 고양이도 넘 맘에 들어요..저거 어디서 사셨나여?
    그러나~ 양이 느무 작네여..배큰 럽첸이는 이빨에 다 걸리겠어여..ㅋㅋ
    아마두 저라면 저건 촬영용으로...나머지는 저쪽에 잔뜩..이렇게 되었을꺼 같네여..^^
    담에 나두 해먹어야지~ 근데 패주를 어디서 구하나..ㅠ.ㅠ

  • 12. 김혜경
    '03.9.27 11:03 AM

    세팅 죽이네요!!

  • 13. 하늘이
    '03.9.27 11:27 AM

    언제쯤 또 냠냠주부님의 글이 올라오나 눈이 빠지게(?) 기다리는 왕팬이어요.

    글만으로도 늘 반갑습니다.

  • 14. 행복한토끼
    '03.9.27 11:47 AM

    히힛-
    요리도 요리지만
    사실... 요리보담(부뚜막의 소금도 넣어야 짜다는 그 명언... 만들지 않는 레시피...)
    냠냠님 말솜씨에 즐거워집니다.

    구우래요~(히힛... 정말 강원도 말로 읽었어요.^^)

  • 15. 푸우
    '03.9.27 5:49 PM

    전 술을 잘못마셔서 안주엔 관심이 없는데, 저건 맛있어보이네요, 근데, 양이 너무 작당,,,
    아마 술까지 잘마셨더라면 대학 졸업도 못했었을듯,,,ㅎㅎ

    식탁유리로 보이는 액자로 액자와 텔레비젼이 보이는데, 냠냠님 얼굴을 볼려고 해도 역부족이네요,,,
    얼굴 좀 보여주시래요~~

  • 16. 꽃게
    '03.9.27 7:38 PM

    냠냠님 저 오늘 이글 세번 읽었습니다.ㅋㅋㅋㅋㅋ

  • 17. ssssss
    '03.9.27 8:49 PM

    냠냠님 매트 어디서 사셨어요
    전 매트가 마음에 드네요

  • 18. 쭈니맘
    '03.9.27 11:37 PM

    냠냠님 글을 읽으면 하루의 스트레스가 날아가는것 같아요..
    재치발랄, 유머 풍부...
    얼굴 공개 함 하세요..
    이렇게 많은 팬들을 확보하고 계시는데요...

  • 19. 냠냠주부
    '03.9.28 12:20 AM

    스스스스님.. 매트는요 숭례문 지하 상가에서 샀어요.
    나무 재질의 주방소품들만 파는 집인데 호수는 기억이.. -_-

    제 얼굴..으으으음...남들 왈
    그냥 재미있게 생겼어요 우하하

  • 20. 김혜경
    '03.9.28 12:59 AM

    새책에 냠냠님 얼굴 공개되니까 조금만 기다리세요.

  • 21. 냠냠주부
    '03.9.28 12:00 PM

    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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