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 촛불집회에 참가한 동생놈이
led촛불이랑 들고 댕긴 깃발을 카톡으로
무심한듯 쉬크하게 자랑질합니다.
저 또한 82쿡에 올린 키톡의 김장코스프레를
슬며시 링크해 보내 봅니다.
동생놈이 놀래서 말립니다.
누나..거기서..그라믄..안돼..
거기는 요리의 숨은 고수들이
젓가락 길게 늘여
무림의 대나무숲으로 삼고
각종 양념와 마법소스로
상대의 허를 찌르는 곳.
아무리 솜씨는 젬병이고,
배짱이 옘병이라도 ...
손님, 거기서 그러시면 안됩니다.
(그..그럴까?!)
(환영해 주는 거 같든데?)
그거 사람들이 착해서 그른다.
요리레서피 찾아 들린 사람들이
누나꺼 보면서
개황당에 눈 썩으면 어쪌..
아..진정 그렇단 말인가.
우리 남매 늘 데면데면하지만,
서로에 대한 진솔한 막말은
그 누구한테 보담 아낌없습니다.
그래서 풀어 봅니다.
내가 안 만들고, 맞춤주문하여 찾아와
그저 난 데우고, 오븐에 쳐 넣기만 한,
쌀국의 추수감사절디너
자자..
인터넷에서 주문한 홀푸드 추수감사절음식들을
데울 접시위에 주루룩 놓습니다.
모두 79불인가? 89불인가? 들었습니다.
뭘 사면.. 그걸로 끝일뿐,
가격따위는 기억하지 않습니다.
남편한테 백불인가 이백불인가밖에 안 들었다고.. 뻥 튀길 거만 기억하면 됩니다.
보이는 은박지에 고이 놓이신 터키를
얼굴 한번 들쳐보지도 않고
오븐에 쒜리 넣고 325도로 네시간 굽습니다.
그리곤
역시 홀푸드에서 챙겨준 각종 허브를 털어 놓고
다시 싸서 한시간정도 냄새가 배이게 합니다.
대충 보니 뭐 로즈메리네..에..또..로즈메리?..또 로즈하고 메리? 정도네요.
초대받은 가정이
직접 만들어 온 햄이 참으로 기개가 높습니다.
역시 기개 높은 저 또한..
제가 한 요리를 손님에게 먹이지 않는다죠.
제 음식은 낯을 좀 가리는 편이라서요.
그러나, 터키옆의 한 구석에 수줍게 놓여졌던 지난 번 그 김치
인사치레라는 남편의 속삭임을 못 들은 척,
두포기째 꺼내 놓고야 말았습니다.
언제나 그러하듯 키톡은 마무리가 어렵..
거기서 그라믄 안된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