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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고디국입니다...

| 조회수 : 5,792 | 추천수 : 68
작성일 : 2009-08-18 14:11:07
오랜만이네요^^;;
작년 말부터 어머님이 많이 편찮으시다 유월 말에 돌아가셨네요...
솔직히...힘이 많이 들었고 어려웠던 분이라 슬픔이 클 줄은 몰랐습니다...
그런데...시간이 갈수록 허전함과 빈자리가 크게 느껴집니다..
못해 드린것만 생각난다더니...정말 편히 해 드리지 못한 죄스러움이 크답니다..

49재 회향하던 날 꿈에....어머님이 현관문으로 들어오시더니...
조용조용 손가방에다 주민등록증과 수첩...평소 쓰시던 도장을 챙기시곤..
어머님..어디 가실려구요?...하고 묻는 제게 아무 말씀없이 가방만 챙기시던 모습이...
결혼하고 18년 동안 제가 본 어머님의 제일 편한 얼굴이었습니다...
부디 편안한 곳에 계시길...

더위에 꼼짝을 못하다가... 새벽에 쏟아진 소나기 소리에 일찍 잠이 깨어
저의 딸딸이를 끌구 새벽시장엘 갔었습니다
고디를 잡아와서 팔고 계시는 할머니 앞에서 한참을 가만히 들여다 보다 한 바가지를 샀네요
박박 문질러 가며 깨끗이 씻어 헹구고 담가 해감시키고 저녁에 삶았습니다
고디를 삶으면 초록빛물이 되는데 간해독에 효과가 좋다네요
경상도에선 남자들이 술 마신 다음 날 고디 삶은 물들을 마신답니다..재첩국처럼 해서..

결혼 전 엄마가 해 주시던 맛을 생각하며 삶은 고디를 까고
삶은 물에 된장 조금 풀어 주고..비린 맛을 잡아 줍니다
단배추 삶은 거 고춧가루랑 집간장에 조물락해서 넣고...
대파도 듬성하게 썰어 넣고.....마늘 찧어 넣고 한소큼 끓입니다
칼칼한 맛 좋아하심 땡초도 다져 넣구요...
이제 들깨가루와 쌀가루를 개어 풀어 주면 국물이 조금 걸죽해집니다..구수한 냄새도 나구요
집간장이나 소금으로 간 맞추고 부추를 듬뿍 흩뿌려 넣어 휘 저어주면 끝...
들깨와 쌀가루 부추만 넣고 초록빛 고디탕을 해 드셔도 됩니다
봄에 산나물 많이 날 땐 산나물 넣고도 끓이구요...
여름에 차가운 고디국에 찬밥이던 더운 밥이던 한덩어리 말아 먹으면 그만입니다^^

삼복더위에 저와 아들들 생일이 있었는데..올핸 그냥 지냈네요
저는 고디국을 맛있게 먹어 미역국 대신을 했는데...
남편과 아들들은 여름에 알을 품은 고디들이 바삭거린다고...숟가락들을 놓습니다
저 혼자 이틀은 먹게 생겼습니다;;;
그리고 단호박밥을 한다고 한게 완전 찰떡호박이 되었습니다;;;
은행도 넣고 찰옥수수도 넣고 깐녹두도 넣고 해서 했는데...에잇!
저것도 완전 혼자 먹게 생겼습니다...

이제 남은 더위 농사 지으시는 분들만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해 잘 참으시고
모두들 건강하세요...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간장종지
    '09.8.18 2:29 PM

    몸에 좋은 거 많이 드시고 기운차리시라는 식구들의 배려라고 생각하세요
    더운 날에 힘날 것 같은 음식이라 보기 좋아요

  • 2. 프리
    '09.8.18 2:55 PM

    에구..큰 일 치루셨군요...
    많이 애쓰셨을텐데 마음이 아직도 애전하셔서 ... 기운이 없어보니네요.
    그래도..힘내세요..
    어머니 꿈속 모습을 뵈오니 편하고 좋은 데 가셨나봅니다.

    푸른두이파리님 가족 모두... 힘 내시고... 어서 기운차려셨으면 합니다.
    고디....다슬기국 참 시원하고 맛있는데... 푹푹 떠 드시고.. 힘내세요^^

  • 3. 꿀아가
    '09.8.18 3:03 PM

    울 엄마도 고디국 자주 끓여주세요.
    들깨랑 우거지 듬뿍 넣고 끓이면 얼마나 구수하면서 감칠맛 나는지 몰라요..
    저도 고디국은 엄마의 맛이랍니다..
    그리고..정말 큰일 치루셨네요...힘내시구요..이렇게 엄마의 맛이나마 추억할 수 있잖아요..

  • 4. 옥당지
    '09.8.18 5:33 PM

    꺄오. 얼마만에 들어보는 고디~~라는 말인가요.
    저희 외할머니가 충청도분이셔서....이 다슬기를 늘 "고뎅이~~~"라고 부르셨죠.

  • 5. 금순이
    '09.8.18 9:46 PM

    오랜만입니다.
    힘드셨죠?
    고디탕으로 보신~
    저두 한그릇 주세요~^^

    좋은곳으로 가셨을꺼예요.

    힘내시고 건강하세요~

  • 6. 따뿌(따뜻한 뿌리)
    '09.8.19 12:59 AM

    푸른두이파리님 이름보고 얼른 들어왔어요.. 그동안 힘든 시간을 보내셨군요..
    어머님 마지막 모습이 편하셨다니 분명 좋은곳으로 가셨을꺼에요.
    고디국 끓이는 두이파리님 마음이 다가와 짠하네요..
    기운내세요~

  • 7. 푸른두이파리
    '09.8.19 11:42 AM

    간장종지님..저 혼자만 맛있었어요..^^;;;
    프리님...이번 토욜 애들 방학 끝나기전에 어머님께 갈려구요
    솜씨 좋은 꿀아가님..고맙습니다^^
    옥당지님...저는 대구산이예요...아주 예전에 극장앞에서 종이꼬깔에다 담아 팔았는데..궁뎅이 부분을 살짝 깨물어 퉤~ 뱉어내고 쪽 빨아 먹었답니다^^
    금순이님...반갑습니다^^올핸 날씨때문에 사과농사는 어떠신지...걱정되어요
    따뿌님...계신곳은 저녁엔 설렁한 바람이 지날 듯...차령이 혜령이 딸냄들 안부가 궁금해요^^

  • 8. 혜원용태맘
    '09.8.19 1:19 PM

    저 이거 정말 좋아하는데....
    친정에는 들깨풀어서..시댁에는 된장풀어서 끓입니다...

  • 9. 참치맘
    '09.8.19 2:40 PM

    시댁이 경남 양산인데 시어머님이 해주신 고디탕이 너무 맛있었어요.
    오늘이 제생일인데 미역국도 못먹고 아침도 못먹고 출근했네요.
    고3딸은 말로만 엄마 생신 축하드려요 하며 학교로 갔네요.
    갑자기 고디국이 급으로 땡깁니다.

  • 10. 마야
    '09.8.19 6:31 PM

    제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국이자 제 밥도둑이예요.
    저는 친정이 시골이고 집앞에 냇가가 있어서 여름이면 꼭 다슬기를 잡아요
    여름부터 늦가을까지는 친정어머니께서 항상 잡아서 살짝 삶아 삶은물이랑 다슬기를 냉동실에
    꽉꽉 몇봉지 얼려놓으십니다,
    이번에도 가서 큰거 한봉지 얻어왔는데 내일쯤 끓여먹을까 생각중이예요, 아껴먹을려구요
    저희 아버님이 내년이면 90인데 젊은시절부터 다슬기를 많이 드셨어요, 눈에 좋다구요
    물론 근거가 있는얘긴지는 모르지만.
    그래서 그런지 그 연세에 아직까지도 작은 글씨를 돋보기나 안경없이도 잘 보신답니다,
    저도 내일 꼭 끓여먹어야 겠어요, 너무 맛나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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