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돈 떼인 얘기 읽으니까, 생각나는 찌질한 인물이 있네요.
예전 학교다닐 때 잠시 만났던 남자넘이 그렇게 맨날 돈 빌려달라고 했어요.
거절하기도 애매한 천원, 이천원...안 주는 경우가 태반이었고요.
어떤 땐 식당에서 다 먹고, 계산대 앞에서 뻘쭘하게 서 있습니다.
지갑이 없네, 깜빡 잊고 돈을 못 찾았네...하면서요.
계산대 앞에서 실갱이하기도 챙피해 제가 그냥 내고 말았지요.
어떤 날엔 급하게 문구점 들러야 한다고 해서 들어갔는데, 이것저것 잔뜩 고르곤 계산대에서 또 저짓을 하더군요.
저도 아는 학교앞 문구점이라 또 챙피해 그냥 돈 내 주고 말았습니다.
서점에 가서도 그러고, 까페에 가서도 그러고...
지금도 생각하니, 부글부글...
아무래도 이상한 넘 같아 그만 만나자고 하니, 울며 대로변에 무릎 꿇고 매달리기 여러번...
그래서 그냥 꾸역꾸역 몇달쯤 만났네요.
지금 생각하니, 저도 등신이었다 싶습니다.
그런데, 지금도 제가 얌체짓하는 동네 여자들한테도 모진 소리 잘 못하고, 적은 돈문제로 따지는 게 치사해서 그냥 넘어가고 말거든요.
그 땐 어려서 더 심했겠지요.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딱 만남을 끊었는데, 그 즈음 그 넘이 고등학교 동창회 총무라 동창회 추진한다고 몇십만원 단위로 크게 빌려갔거든요.
동창회 기금이 통장에 있는데, 너무 바쁘게 준비하다 보니, 은행 들릴 시간도 없다고 하면서요.
이십년도 더 전 일이니, 지금치곤 꽤 큰 금액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걸 빌미로...참...
돈 주겠다 일단 나와라 하길래 만나긴 싫고 입금해라 했더니...얼굴 보고 돈 주고 싶다는 겁니다.
그런 식으로 계속 전화통에 불나게 전화를 걸어대는 겁니다.
나중엔 안 되겠기에 제가 욕은 못 하지만, 제 선에서 해 줄 수 있는 가장 험한 말 퍼부어 주고, 다 필요없고, 계좌번호 부를테니, 입금하라...고 했습니다.
제가 너무 무섭게 나오니, 알아들었는지, 계좌번호 받아적고 지가 되불러주더군요.
그런데, 끝내 입금은 안 됐습니다.
그런데, 그 찌질이가 교수가 됐더군요.
그것도 지 학부와는 전혀 상관없는 제 전공으로요. @.@;
칼을 갈았는지 어쨌는지..
tv인터뷰에서 보고 알았네요.
어떤 단체의 단체장도 겸하고 있더군요.
이쯤 되니, 신상털기는 문제도 아니게 됐어요.
그 넘과 직접 통화하긴 싫고, 비서에게라도 제 이름, 계좌번호, 금액만 메시지로 딱 남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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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돈 받아 낼까요?
오래전 조회수 : 925
작성일 : 2011-02-25 16:24:31
IP : 111.118.xxx.87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11.2.25 4:28 PM (121.88.xxx.205)받기 쉽군요.. 비서한테 이름, 계좌, 금액만 남기고 전하라 하세요.. 혹시 비서가 전하지 않을 수도 있으니, 상사가 왜 알리지 않았냐며 화낼지 모르니 꼭 전하라 하세요..
2. ㅋㅋ
'11.2.25 4:34 PM (121.128.xxx.151)님! 귀엽고! 얄미워요!
3. ㅎㅎ
'11.2.25 4:35 PM (211.44.xxx.91)쓴웃음 나는 상황이네요 꼭 받아내세요 근데 그 찌질이 더 찌질거릴거 가터요
4. ㅎ
'11.2.25 4:57 PM (125.187.xxx.194)쉽게 받을수 있을듯하네요..어서 이자까지 받아내세요..
5. 원글이
'11.2.25 5:00 PM (111.118.xxx.87)그렇죠?
제가 공갈협박으로 갈취하는 것도 아니고, 떼 먹은 돈 내놓으라는데 지가 뭐라고 하겠나요?
그런데, 맘같아선 그렇게 청구서(?)만 들이밀어 딱 받아내고 싶은데 걸리는 부분이요...
그렇게 하면...내 현 위치를 알고 있구나...하면서 흐뭇해 할까봐, 그게 참 싫어 못하겠군요.
하긴 청구서 들이민다고 순순히 입금해 줄 지도 의문이네요.
교수랍시고 지성미 가득 담아 인터뷰 하던데, 그 근본이 어디 가겠습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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