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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명절 저희집에서 했어요. 그런데 너무 뿌듯하네요.

며늘 조회수 : 1,842
작성일 : 2011-02-04 23:19:12
얼마전에 저희집에서 이번명절 치루게 되었다고
걱정이다라고 글 올렸던 사람이에요.
결과적으로 저희집에서 명절치루게 되었는데요,
치루고 나니, 너무 뿌듯하고 잘했다 싶은 생각이 들어요.

남편이 1남1녀의 장남이라
그동안은 명절은 모두 어머님댁에서 지냈어요.
참 저희집이 특수한 상황이 있는데
아버님이 지방에서 살고계세요.
친동생들이 주위에 살고있어서 명절을 내내 거기서 지냈었고,
또 이런말하기 창피하고 곤란하지만,
아버님이 외도를 한번 하셨거든요.
그래서 어머님과 몇년전 이혼을 하신상태에요.
어머님은 지금 혼자살고 계시고 ,
아버님도 같이 살던 할머니와 헤어지고 혼자 지방에서
사세요.
외도후에 뇌졸증으로 한번 쓰려졌는데
그후로 일을 못하세요.
같이 살던 할머니..뇌졸증으로 쓰러지고 나니
바로 울시부 버리더라구요.
그래서 혼자살고 계세요.

아무튼 이런 특수한 상황이라,
아버님이 몇년만에 저희집으로 명절지내러 오신다고 하는데
음식할일이 걱정도 걱정이지만,
일단 외도한 아버님에 대한 원망하는 마음이 컸던지라
오시는것 자체가 너무 너무 싫었어요.

그문제로 남편과도 싸우기도 하고
이번 명절 우리집에서 안하겠다고 남편과 싸우고 그랬었거든요.
그런데 제가 마음을 고쳐먹었어요.
그래, 다른거 다 떠나서 남편의 아버지이시고 애들의 할아버지이고 그리고 나 자신은 며느리이니
내 할도리 하자...남편 얼굴 , 또 애들생각해서라도 하자라고
맘 고쳐먹고 음식준비하고 설명절 지내고
2박3일간 나름대로 성심껏 끼니마다 국, 반찬 바꿔가며
대접해 드렸어요.
오늘 기분좋게 내려가셨네요.

막상 또 아버님 얼굴보니, 많이 늙기도 했고,
또 나이들어 힘없어지고 일도 못해서
근근히 (평소 용돈도 안드리거든요)살고 계신얘기 들으니
연민의 마음도 생기더라구요.

남편도 평소 별로 말도 없고 감정 표현 잘 안하는 사람인데
많이 기뻐하는게 느껴지더군요.

결과적으로
참 잘했다 싶어요.

사실 아버님, 외도했던것이 인생의 오점이어서 그렇지
그 외에는 저를 처음부터 자식처럼 대해주었던
좋은분이시거든요. 어머님도 좋은분이시고요.

앞으로도 가족들이 화목하다면 내가 조금 양보하고 희생해야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네요.ㅎㅎㅎ
IP : 61.106.xxx.50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도요!
    '11.2.4 11:22 PM (112.214.xxx.74)

    저희집에서 처음 했는데
    오히려 제 주방에서 일하고 하니.. 더 편하고 좋더라구요..
    어머님도 편해 하시고.. 일찍 쉬라면서 가 주시기도 하셨구요 ㅋㅋ
    뭔가 큰일 해낸 기분도 들고.. 좋더라구요 ^^;

  • 2. 으메
    '11.2.4 11:31 PM (210.222.xxx.234)

    가끔 이런 분들보면, 부처님이 멀리 계시나 싶어요.
    덕 쌓으셨어요.. 자녀분들 무지 잘 되실듯!!

  • 3. ^^
    '11.2.4 11:44 PM (78.52.xxx.114)

    에휴,..칭찬해드리고 싶네요.
    그래도 시부가 자신의 과오는 아시나봐요.
    일부러 더 잘해드릴 필요는 없지만 며느님께 직접적으로 해가 되지 않는다면
    지금처럼 도리만 하셔도 복받으실 거에요. ^^

  • 4. 전///
    '11.2.4 11:57 PM (59.14.xxx.121)

    우리집에서 지낸지 10년 됩니다.
    어느 날, 니네집에서 제사 지내라 그러시더군요.
    군소리 없이 그냥 지내는데 우린 그다지 고마와하지 않습니다. ㅠㅠ
    님, 시부모님 계시는데 제사 지낸다는게 쉽지는 않죠.
    수고 하셨어요.
    그 홀가분함 저도 알아서 한 자 남깁니다.

  • 5. ..
    '11.2.5 12:05 AM (183.96.xxx.111)

    님 고생하셨습니다^^

  • 6. .
    '11.2.5 12:29 AM (59.27.xxx.167)

    정말 고생하셨네요 ^^

  • 7. 그러게요
    '11.2.5 1:11 AM (114.207.xxx.160)

    일 자체가 힘든 것도 있지만 익숙치 않은 주방에서
    일하는 방식의 차이를 인정 못 받으며
    사사건건 간섭당하는 게 피로한 걸 수도 있어요.
    수고하셨네요.

  • 8. 공덕
    '11.2.5 1:37 AM (222.110.xxx.250)

    설명절 지내고 이런 얘기 올라오니 참 좋습니다.
    왠지 친정부모님께 잘하는 올케한테 감사하고픈 시누이 심정이라고 할까요..
    덕 쌓고 복 많이 받으셨을거예요. 늘 건강하세요.

  • 9. ㅠㅠ
    '11.2.5 7:34 AM (183.98.xxx.192)

    넉넉한 마음이 참 이쁩니다

  • 10. ....
    '11.2.5 8:27 PM (180.182.xxx.111)

    수고하셨어요, 토닥토닥.
    오늘 내일 남편분 봉사 받으면서 푹 쉬셔요.
    남편이 보기에 아내가 얼마나 사랑스러울까요, 자식들은 아직 어려 엄마 훌륭하신 거 다는 모른다 해도.
    복받으실 거예요.
    화목하게 오래 오래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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