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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이 병도 아니고.. 임산부라고 2월엔 일이 끊겼네요.

기분이.. 조회수 : 954
작성일 : 2011-02-04 22:31:25

영어회화 강사에요.
임신 7개월이지요.
1월에 모 대학에서 신입생 대상 영어 회화 집중 강좌 문의가 들어왔어요.
월 - 금 오전 3시간 영어로 수업 해 주는 프로그램 이었어요.

간만에 풋풋한 신입생들도 귀엽고 대학 캠퍼스내에서 느껴지는 그 싱그러움도 좋았고
정말 열심히 성심성의껏 아이들 멘토링도 해 줘가면서, 그렇게 열심히 수업을 마쳤어요.

지난 1월은 수시합격생 대상이었고, 2월은 정시합격생 대상으로 같은 프로그램이 있다길래
당연히 저는 2월에도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하고, 그렇잖아도 빠듯했던 가계에 큰 도움이 되니 그것도 좋았는데,
다음주부터 2월 프로그램 시작인데 조교한테 별 연락이 없어서 어찌됐나.. 둘러둘러 물어보니..

흑.. 1월은 12개반이었고 2월은 10개반이라 강사 2명이 제외되어야 하는 상황이어서,
나이가 좀 많으셨던 선생님 한분과, 임산부인 제가 제외된거라고 하네요.

제가 제 수업이라서 그러는게 아니라, 정말 제 수업에 있어서만큼은 최선을 다했고 질적으로도 자신있었고,
다른 강사분들 수업 브리핑 들으면서.. 저렇게 시간 보내기 해도 되는구나.. 했던 분들도 계셨는데,
저는.. 임산부라.. 그냥.. 쉬라네요..

그래요.. 프로그램 담당자들에겐.. 12명의 강사중 2명만 걸러내야 하는게 보통 일이 아니었을텐데..
배부른 제가 떡하니 눈에 보였으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을 수도 있겠지만..
2월에도 신입생들과 수업할 생각에 이런저런 수업 아이디어 짜고 있던 제가 너무 한심해서요..
그리고, 정말 솔직히, 마음 한켠으론 2월에도 수업을 했으면 생겼을 부수입이 없어진게.. 그것도 속상하기도 하구요.

이걸 뭐.. 어디다 따질 수 있는 일도 아니고.. 그냥 넋두리나 해 봅니다..
IP : 121.147.xxx.79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2.4 11:00 PM (122.42.xxx.109)

    힘내세요. 세상이 그렇더라구요. 그러다가도 어느 순간에는 아직 살만한 곳이다라는 생각도 들고.
    태교 잘하라고 시간이 주어졌다 생각하세요 갖추신 좋은 실력을 어디 도망가는 것도 아니고 사람들도 알고 있을테니 또 기회가 올겁니다.

  • 2. ..
    '11.2.4 11:28 PM (221.138.xxx.230)

    그래서 우리나라가 아직 멀었다는 겁니다.
    대학교라고 다르지 않아요.
    임신했다고 근무의 질이 떨어질 것이라고 무조건 단정짓는 어리석음.
    모든 일의 결과는 그 일을 수행하는 사람의 정성과 열정 그리고 실력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 12명 중 2명을 걸러 낼려면 엄격하고 객관적인 평가기준에 의해야
    하는데..
    임신 9개월에 사법시험 치러서 합격하는 사람도 봤는데..
    원글님 서운함 잊으시고 순산하신 다음에 더 힘내서 빛을 보시기 바랍니다.

  • 3. 임신7개월이면
    '11.2.4 11:29 PM (61.109.xxx.18)

    배도 하루가 다르게 불러오고..
    사실 보는사람들이 힘들어하긴해요.

    집에서 쉬시면서 예쁜 아기 낳으세요.

  • 4. -ㅂ-;
    '11.2.5 12:58 AM (125.39.xxx.205)

    저는 막달까지 강의했어요- 도대체 우리나라는 언제쯤 여성의 인권이 자리잡을까요
    도대체 왜 ...

  • 5. 이참에
    '11.2.5 7:32 AM (183.98.xxx.192)

    좀 쉬세요. 맘은 훨훨 날수도 있을 것 같은데, 사실 임신중 강의 몸에 무리가 갑니다.
    보는 학생들도 힘들어하고. 일이 이렇게 되셨으면, 지금은 책보면서 재충전하시면서 출산 준비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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