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지금 나의 모습

돼지집 조회수 : 906
작성일 : 2011-01-29 11:42:10
남편,돈벌어온다고 고생하고 노력하는거 '저는'인정해줍니다  집에 오면 푹 쉬게 해주고 원하는 음식 만들어주고

디저트도 만들어주고 시시때때로 원하는 것이 다양하기도 하지만 되도록 맞춰 주려고 애씁니다

아이들, 방학내내 식비는 배로 늘고 세 끼 밥이면 질릴까봐서 중간은 면요리, 수제비, 스파게티, 볶아서도 주고

데쳐서도 주고...공부 딸릴까봐서 문제집 한 권 같이 풀고 작은 애 , 심심할까봐 책도 읽어주고

티비 보여주기도 하지만 한시간 전후,,아이들 프로그램 골라서 보여주고

햇빛이 반짝 하면 산책 시키고 중간중간 소리질러대며 두 번인가 살짝 맛이 가긴 했지만

대체로 노력했고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어제 남편과 짧게 말다툼을 하고서 계속 무기력증에 빠지네요

다 집어던지고 치우고 싶을 정도로 자존심이 상하고 화가 났지만

남편이 나가고 나자 다시 아이들을 위해서 음식을 만들고 집을 치우고

옷을 개고, 빨래를 널고...이런 과정을 로보트 처럼 반복하고 있는 제 자신이

앤서니 브라운의 돼지집 속에 엄마 같단 생각에....슬퍼서..

물론 제 아이들은 그렇게 먹는 것만 밝히고 버릇없진 않지만요....

남편캐릭은 거의 흡사하단 생각에 ,,,

저도 가끔은 배려라는것을 받아보고 싶고

저만의 시간 가지고 싶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네요

추운데 창문을 열고 밖을 내다 보고 있어요

며칠전 산책길에서 보니 쑥이 나왔더라고요

좀있음 개나리도 피고 진달래도 피겠지요

그런데 이제 예전처럼 마음이 들뜨거나 ..힘들때 뛰쳐나가고 싶다거나..바람을 쐬고 싶다거나

그렇지가 않네요

그냥 조용히 집안 구석에서 가구중의 하나 인양

조용히 쉬고 싶고 아무도 건드리지 않았으면..아무도 ,잠시라도 나만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았으면 해요

예전 직장 다닐때

동료들과 사적인 모임을 가지면

언제나 제일 많이 떠들고 침튀기면서 웃어대던 저였는데

...

왜이렇게 안주하고 갇히고 인정하고 맞춰가면서 살아가는건지 살아내는 건지

사는것이 견디는것 같은 지금..

...



갑갑하네요 --
IP : 211.44.xxx.91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1.29 12:10 PM (116.37.xxx.204)

    명절 지나기만 기다리는 중이예요.
    봄 마중 가렵니다.
    이런 게 인생이겠지요.
    무미, 무취, 게다가 무탈하면 감사할 일이다 생각합니다.

    정신없이 휘몰아치는 불행보다 갑갑한 일상이 낫다니
    저도 많이 나이 먹은 것이겠지요.

    원글님 좋은 오후 되시길...

  • 2. ..
    '11.1.29 12:18 PM (220.87.xxx.206)

    자기만의 시간이 필요해보이네요
    남편분과 상의해 보시고 심각성을 알려야할듯
    자신이 즐겁지 않으면 가족의 행복을 유지할수 없네요
    희생하는 삶을 살순없잖아요 다같이 행복해야죠

  • 3. ..
    '11.1.29 12:19 PM (218.144.xxx.206)

    공감가는 내용입니다.
    얘들 방학이라 집에 있지 날씨는 춥지.........
    힘이 든게 너나 할 것 없이 많네요.
    사실 알아 주는 게 없는 집안 살림에 지치기도 하지요.
    따뜻한 봄이 오면 어디 나들이라도 하고 오세요.
    오롯히 혼자서만요. ^^*

  • 4. 본인이원하는삶을
    '11.1.29 12:44 PM (58.145.xxx.119)

    찾아가셨으면해요.
    누가뭐래도 전업이 좋은사람, 누가뭐래도 직장이 좋은사람 따로있는것같아요.

  • 5. 글쓴이
    '11.1.29 4:35 PM (211.44.xxx.91)

    리플을 읽다보니 뭔가 떠오르는게 있네요 정말 감사합니다
    오랫만에 애들 다 재우고 일기를 한 번 길게 써볼까 해요
    진정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의 목소리 조차 귀기울이지 않았던 제 자신을 돌아보렵니다

  • 6. .
    '11.1.29 10:45 PM (59.4.xxx.55)

    저도 끝없는 집안일에 지쳤어요 ㅠ.ㅠ
    그나마 남편이라고 한명 딱 한명있는데요.매일 아침에 눈떠서 만나는 날이 365일중
    330일입니다.벌써 10년째에요
    내가 낳은 자식이지만 매일매일 뒹굴고 사는것도 힘드네요
    제발 저혼자서 1시간만이라도 있어봤으면 좋겠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16471 기부, 이것도 만만치 않네요. 도와 주세요~ 4 기부 2011/01/29 532
616470 쌀이 얼수도 있나요? 4 택배가 2011/01/29 569
616469 대구 한방침추천해주세요(무플절망ㅠ) 고민녀 2011/01/29 159
616468 설에 빨간 날이 겹쳤어요 어떡하죠? 4 아이구야 2011/01/29 1,050
616467 심야식당 보다가 8 야끼소바 2011/01/29 1,214
616466 이소라 다이어트체조 좋네요 9 오홋 2011/01/29 1,569
616465 실컷 일해주다 다치니 나몰라라 하네요 1 .. 2011/01/29 531
616464 동대문시장 찾은 李대통령 "나도 장사 해봐서.." 17 세우실 2011/01/29 1,041
616463 충북희망원의 사회복지사의 편지 - <사랑하는 아들들에게> 1 참맛 2011/01/29 240
616462 업은 아기 "** 찾는다" **은 무엇일까요? 13 ... 2011/01/29 1,925
616461 잔소리하는 남편 4 ... 2011/01/29 712
616460 경상도에선 설날아침에 떡국을 안 먹고 밥을 먹지 않나요? 21 올해는 2011/01/29 1,728
616459 mbc 스페셜 로그인 없이 다시보기 할 수 있는 곳 있나요? 4 ㅡㅡ 2011/01/29 685
616458 명절에 아침은 떡국, 점심은??뭐드시나요?? 9 떡국 2011/01/29 1,190
616457 파스텔 스트라이프가 들어있는 교복셔츠 파는곳좀 알려주세요~ 도움요청^^.. 2011/01/29 259
616456 덩치가 돌 아기 덩치예요..;; 6 4개월아기 2011/01/29 941
616455 임신초기에 조심하라고 하는데 뭘 조심해야하는지요..?? 6 임산부 2011/01/29 1,230
616454 지금 나의 모습 6 돼지집 2011/01/29 906
616453 공인중개사 독학... 6 맘은 젊다... 2011/01/29 1,049
616452 CGV 장애인석 예매 해도 되는건가요? 3 . 2011/01/29 3,715
616451 전세계약요..날짜를 전세입자와 상의하라는데 1 답글기달려요.. 2011/01/29 325
616450 요즘 초등학생들(저학년) 닌텐도 주면 9 요즘 2011/01/29 732
616449 아들이 물리학과 고집한다던 엄마예요. 16 ~~엄마 2011/01/29 2,511
616448 이 건망증을 어찌해야 할까요? 2 타이머 2011/01/29 391
616447 키크는 중인 자녀 두신 분 들께 물어요.. 5 한창 2011/01/29 1,394
616446 가리비 빨간내장(?)도 먹는건가요? 5 고민고민 2011/01/29 1,675
616445 종합병원 원무과 근무 17년차 주임이면 연봉이 어느정도 되나요? 9 종합병원급여.. 2011/01/29 6,287
616444 반품사유에 대한 타당한 이유 7 유나맘 2011/01/29 1,273
616443 부인과 검사 1 산부인과 2011/01/29 344
616442 양재동 화훼단지 3 사고파 2011/01/29 4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