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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에서 부모님과 연 끊는 게 낫겠죠?

난 고아다 조회수 : 2,793
작성일 : 2011-01-21 09:51:30
며칠 부모님, 엄마와의 궁합 글들 읽으면서..저 역시도 부모란 존재와 너무도 궁합이 안맞습니다.

정말 쌓이고 쌓이다 곪아 터졌는데 아물지 않고 계속 짓물만 나오는 상태인 것 같아요.

어떻게 부모자식간이 이다지도 부질없고 서운하기만한지 .. 더이상 미련도, 속상한 것도 없습니다.

아들, 아들..입에 달고 사는 부모님.

오빠와 저..정말 한 뱃속에서 나온 자식 맞을까요..?

오빠에게만 무조건적으로 베풀고 포용하는 부모님..처음에는 이해하려 노력하고 또 노력했습니다.

지방에 있는 집을 떠나 워낙 오래전부터 혼자 독립해서 자취해온 전 가능하면 뭐든지
혼자 해결하고 결정하고..그나마 여태까지 큰 잘못 없이 잘 살아온 것 같습니다.

그러나 오빠는 아들 하나라는 것 때문인지 몰라도 늘 싸고 안고 감싸고..
그러니 오빠는 자기가 천상천하 유아독존, 그 생각이 아주 어렸을 때 부터 뿌리깊게 인식되어
자기 성에 안차면 부모에게 막말하는 것도 일쑤고 또 이런 오빠를 부모님은 받아줬습니다.
자기 일 하나 제대로 처리못해 늘 아빠가 오빠일을 대신해주기도 하구요.
아빠는 그걸 늘 당연시, 오빠는 자기 일 자기가 못하고 늘 부모에게 의지했구요..

늘 부모의 그늘에 살던 오빠..결국 결혼과 동시, 가족 살던 48평대 아파트에서
신혼살림 시작했습니다.
(부모님은 다른 곳에서 사시고, 그 집에는 오빠 내외만 살게 됐죠)
저 처음 서울서 자취생활 시작한 16년 전, 반지하 방 구할 때 그 방의 반 정도 보태주신게
지금껏 다입니다.
오빠네가 저희 가족 살던 아파트에서 신혼 시작했을 때 아버지가 했던 말이 아직도 뼈에 사무치네요.
아파트 제 방에 있던 제 옷가지며 짐들을 보며..쓰레기들, 빨리 갖다 버려버리라구요..

부모님께서 오빠내외에게 아파트 살게끔 하셨을 때 저 아무 말 안했습니다. 물론, 부모님도 다른 딸들에게
아무 말 없이 비밀리에(...) 진행을 하신거구요.
전 이미 서울에서 자리를 잡고 혼자 씩씩하게 살고 있던 터라 '이젠 뭐 내일이 아니다..' 란 생각이었구요.

화가 나는 건,
전 제 앞가림 제가 하면서 매년 혹은 2년마다 혼자 이사다니고 돈 모아 한단계 좋은 집으로 찾아다닌 반면,
평생을 부모 뒤치닥거리 시키면서 호위호식하고 결국 결혼과 동시
가족들이 살던 고스란히 방 4개, 48평 아파트서 신혼살림 시작하며
이젠 자기집이라며 아파트에도 못오게 하는 그런 오빠..

또한, 딸자식 필요없다, 그리고 외손주 필요없다..오직 아들, 친손주만 기다리겠다..하시는 부모님.
형제끼리 남이 되건 말건, 수수방관 하시고..또한 원망의 목소리를 부모님께 내면
오빠 편히 사는 꼴을 못보는 배알 뒤틀린 딸년 취급이나하고.....

정말 오늘에서야 부모님과 연락 없이 살아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사건..
저...정말 맘 고생 많이 하고 힘들게 돈 모아 얼마전 소형평수, 싼 가격이지만..정말 소중한
생애 내 첫집을 계약했습니다.

그 전까지 전화 자주 하시던 엄마..제가 집 계약했단 말 듣고는 그 이후로 연락 없습니다.

제가 아파트 계약금, 중도금 등 돈 십원 한장이라도 달라고 할까봐 미리 연락 끊으신 거 같아요.

저도 연락할 마음 없어요. 물론 10원 한장 구걸할 생각도 없구요..

평생을 '돈. 돈' 하면서 악착같이 돈만 모은 아버지, 그리고 유난히 딸들에게 정없는 아버지.
그런 아버지는 엄마에게 딸년 소용 없다 세뇌를 평생 하셨고 결국 아버지 대변인이 된 어머니.
부모님 두분다 배우실만큼 배우시고 두분다 사회생활 무척이나 오래하신 분들인데
어떻게 생각하시는 건 조선시대인지..

저희 딸자식, 부모에게 잘못한 것도, 죄지은 것도 없는데 왜 이렇게 우린 복이 없는 거냐며
딸들끼리 한탄합니다.
제가 장녀라 돈에 당당한(저 돈은 없지만 손벌리거나 그렇지 않은 부분) 모습을 보여왔고 이런 부분에
누구보다 떳떳합니다.

저..서운해하는 거 일리가 있죠..?
그냥 이쯤에서 연락 끊고 저 혼자 더 당당히 홀로서기 하는 게 저 상처 더 안받겠죠?
정말 이외에도 돈 관련 뿐 아니라 평소 다른 부분에서도 서운하고 기가 찬 일 너무 많습니다..

어젠 잠들기 전,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결혼하게되면 정말 새로운 가정 꾸리며 거기에 헌신하고 싶다구요. 결혼식도 전 부모님 없이
여형제들, 친한 친구들, 직장 동료들만 초대해 하고 싶어요..

정말 황당합니다. 저 집 계약했다는 말 하자마자 그 다음부터 연락 끝...
씁쓸하기도 하고 이제 더이상 회복될 수 없는, 그런 최악의 상황으로 간 것 같아요...

지금까지 꿋꿋하게 열심히 살아온 것 처럼 계속 잘 살아야겠죠..
IP : 110.10.xxx.238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첨엔
    '11.1.21 10:05 AM (112.148.xxx.223)

    그래도 부모님인데..하는 심정이었는데 님 글 읽다보니 정말 너무 서운하셨겠어요
    충분히 이해해요 첫집 사신거 정말 축하드려요 제 동생이면 너무 장하다고 안아줬겠어요^^
    화이팅 힘내세요

  • 2. ..
    '11.1.21 10:11 AM (116.39.xxx.74)

    맘가는 자식........ 저도 아이를 키워보니 맘가는 자식이 있긴해요. 그렇다고 원글님의 부모처럼은 아니네요. 충분히 연 끊을 사유도 있다고 생각되요

    낳아줬다고 해서 부모는 아니지요.. 자식이 혼자서 열심히 모아 집 계약했다고 하는데 돈 달라고 할까 미리 연락끊는 부모..... 안습이네요

  • 3. ..
    '11.1.21 10:13 AM (112.185.xxx.182)

    딸이라 서러움 받은 사람들이 참 많죠..

    저는 종가집 맏딸이었습니다. 아래로 두 여동생과 남동생 하나가 있어요.
    종가집 맏딸이면서도 천재가 났다고 소문났던 똑똑한 딸이었으며 아래 동생들을 도맡아 키우듯이 했고 (특히 막내는 제가 거의 다 길렀습니다) 농사일도 집안일도 했던 딸이었습니다.

    일년에 열세번 있던 제사 준비며 뒷처리며 설겆이까지, 한겨울엔 바로아래 여동생이랑 둘이서 강가에 나가 얼음물을 깨고 빨래한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럼에도 저와 제 여동생이 항상 듣던 말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것들] 이란 소리였습니다.

    남들은 돈 벌러 가는데 왜 중학교를 가느냐? 가지 말아라 소리를 들어야 했고
    고등학교에 갈때는 기집애가 많이 배우면 못 쓴다 돈이나 벌어라 소리를 들었죠.
    대학교에 가서는 당장 때려치우고 돈이나 벌어와라 소릴 들었습니다. (제가 알바해서 학비며 생활비며 다 충당하고 있었습니다. 번돈 다 집에 보내고 한달에 4-5만원 받아서 살았죠)

    결혼후엔 [출가외인이 어디서 나서냐?] 라는 소릴 들었습니다.
    그 출가외인인 우리 딸 셋이 할머니 장례식에서 손님접대며 음식준비며 모든 것을 도맡아 처리 했다는 것도, 지금도 명절이며 제사때 달려와서 음식준비며 뒷정리까지 다 해 주고 있다는 것도, 칠순잔치 호텔에서 하겠다고 해서 그 모든 준비와 비용도 다 감당했다는 것도 그 순간엔 우리 부모와 남동생과 친인척들 기억엔 없었겠죠.

    남동생이 장가만 가 봐라 출가외인인 우리는 손 딱 뗄테니까 그 귀한 아들이랑 잘 해 봐라
    그렇게 벼르고 또 벼르고 있었는데..
    막상 남동생이 장가들고 나니.. 또다른 딸인 올케가 불쌍해서 도저히 손을 못 끊고있네요. ㅎㅎㅎ

    이땅에서 여자로 태어난 것이 큰 죄인듯 합니다.

  • 4. 원글이
    '11.1.21 10:17 AM (110.10.xxx.238)

    원글이 입니다.

    여동생 결혼해서 애기들 있는데 친정만 갔다오면 눈물바람이에요.

    아기들 울고, 뭐 만지고 당연한 거 아닌가요? 아버지..외손주들 보면 시끄럽다 소리지르고
    뭐 만지지 말라고 윽박지르고..
    결국 동생네 내외 30분 가시방석 앉아있다가 서운한 마음에 집으로 돌아오곤 합니다.

    외손주 필요없다. 그러신 분이예요.

    제 자식 낳아도 뻔하겠죠....

  • 5. ?님
    '11.1.21 10:19 AM (211.196.xxx.222)

    당연히 맘가는 자식있죠..
    하지만 그것은 부모 맘에만 묻어둘 일.. 그걸 표나게 하면 안되죠..
    부모맘이 덜가는 다른 자식 마음은 어떻겠어요..
    부모라는 미명아래 또 다른 자식에게 상처를 주는 일은 아주 잔인한 일이예요..
    있어서도 안될 일이구요
    마음이 더 가는 자식이 있어도 부모의 그런 마음이 표 안나게 공평하게
    자식을 대하는게 부모가 할일이예요..
    그정도 감정 조절도 못하면서 부모라는 허울을 달기에는...
    자기속에서 삭이는 감정들.. 아이를 위해 자기를 죽이는것..
    그래서 부모가 되는게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엄마 아빠라는말 괜히 듣는게 아니죠..
    밥 먹이고 학교에 보내준다고 부모인가요? 그건 보육원 원장도 할수 있어요

  • 6. ....
    '11.1.21 10:20 AM (58.122.xxx.247)

    뼈골까지 외롭도록 딸자식들이 뭉쳐서 외면해 버리세요
    까짓 안보태주는거야 당신들맘이지만
    손주들까지 그렇게 찬밥대접이면
    애들도 상처받습니다
    부모도 부모다워야 연이어가며 사는거지요

  • 7. 심하다
    '11.1.21 10:21 AM (115.41.xxx.10)

    자랄 때도 그러셨는지. ㅠ

  • 8. 홧팅
    '11.1.21 10:24 AM (119.67.xxx.242)

    그나마 여형제 끼리 맘터놓고 대화할 수 있어 다행이군요..낳았다고 다 부모는 아니죠~
    아직 미혼이시네요..힘내시구요..
    지금까지 꿋꿋하게 열심히 살아온 것 처럼 계속 잘 살아야겠죠...홧팅~~~~~!!!

  • 9. 부모노릇
    '11.1.21 10:36 AM (220.87.xxx.144)

    학교에서 국어 수학 영어만 가르치기 말고 부모 노릇도 좀 가르치고 시험 봐서 통과해야만 결혼시겼음 좋겠네요.
    님 너무 서러워 마시고 맘을 비우세요.
    연락이 오면 오는대로 안오면 안오는 대로 님만 잘 살면 되죠.
    다른 여형제들 있으니 그분들과 친하게 지내시고 오빠랑 부모는 자기들끼리 잘 지내게 하세요.
    부모님들 아마 땅을 치며 후회하는 때가 반드시 올거예요.

  • 10. ,,,
    '11.1.21 10:37 AM (124.50.xxx.98)

    맘가는 자식이 있다,,라는말 정말 이해안돼네요. 저도 두아들 있지만 잘나면 잘난데로 못나면 못난대로 마음 가던데 ,,,진짜 궁금해서 그러는데,똑같은 자식인데 그렇게 맘이 달리 갈수가 있나요?

  • 11. ..
    '11.1.21 10:41 AM (220.78.xxx.176)

    나이를 먹어간다고, 또는 부모라고....해서 어른이고 모든걸 포용할 수 는 없나바요

    기대고 싶고 아낌받고 싶은게 사람의 본성 아닐까 싶어요

    어떤 선택을 해도 마음의 상처가 크겠지만,

    지금은 잠시 떨어져 있는것이 서로에게 좋을거예요

    서운하다거나 하는 생각은 되도록이면 멀리하세요

    어렵게 시작한 새로운 결심이 "좋은 기운"만 가까히 했으면 해서요

    왠지 더 잘 될꺼 같아요 ^^*

    밝고 건강했으면 좋겠구요

  • 12. 그게
    '11.1.21 10:46 AM (222.107.xxx.181)

    맘가는 자식이 있다고
    맘대로 하면
    그게 어른인가요

  • 13. 토닥토닥
    '11.1.21 10:58 AM (211.59.xxx.218)

    님, 생애 첫 집 계약하신거 우선 축하드려요^^
    정말 장하시네요... 부모님 도움 없이 혼자서 헤쳐나가시고...

    전 남동생만 하나 있는데... 참,,, 님 마음이 정말 이해갑니다.
    맘가는 자식이 딱히 있어서가 아니라 '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홀대 받는 기분,,,
    이 세상에 바람막이가 되어주고 따뜻한 기둥이 되어주셔야 할 부모님으로 부터 듣는 말이 맨날...
    '너 때문에 되는 일이 없다?' 아님 '출가외인 나서지 마라'
    니가 잘못하니까 일이 그 지경이 되지...

    정말 따뜻한 말 한마디가 듣고 싶은 건데... 그걸 모르시죠... 부모님께서...
    주변에 보면 나중에 효도 하는건 맨 딸들이더구만^^
    아니, 지금 저도 맏아들 이상으로 할 만큼 했지만... 돌아오는 얘기가 넘 기분 나빠서 딱 선 긋고 그것까지만 하려고 해요... 님, 연을 끊는다... 뭐 것 까지 생각지 마시고...(넘 가슴아프고 머리가 아프죠??)

    당분간 연락을 끊으세요... 그리고 님 혼자서 또 보란듯이 잘 사세요... 그러면 알게 되실겁니다. 님이 없으면 아쉽다는것을... 그래서 먼저 연락해 오실꺼에요...
    그러면 님도 더 큰소리? 내실 수 있을 거구요... 제 남동생 이상으로 오빠분도 싸가지 없네요...
    토닥토닥,,, 위로해드리고 싶네요...

  • 14. 맘 가는 자식???
    '11.1.21 11:59 AM (175.119.xxx.188)

    자식이 낳아달라고 사정해서 인심써서 낳아준 것도 아니면서 맘가는 자식이라니....
    그럼 맘 안가는 자식하고 차별해도 되는 건가요?
    그게 부모로서 할 도리구요???
    자식을 키우면서도 어른이 못됐군요.

  • 15. 무명씨
    '11.1.21 12:15 PM (70.68.xxx.12)

    이쁜 자식은 이뻐서 해주고 싶고, 불쌍한 자식은 안스러워서 잘해주고 싶은 게 부모마음일텐데.

  • 16. ,,,
    '11.1.21 12:26 PM (118.220.xxx.63)

    그런부모님들도 딸들이 더냉정하게하고 1년가도
    안부전화1통안해서 당신들이 딸자식 귀하다는걸
    스스로 느끼셔야한다고 생각해요
    나이먹었다고 다어른이 아니잖아요
    잘못하시면 자식이라도 가르쳐야지요

  • 17. .....
    '11.1.21 12:33 PM (124.49.xxx.141)

    에구....너무 속상하시겠어요....
    부모님이 아들 선호가 그렇게 심하시면, 오빠 분이 나서서 동생들 챙기고 해야 될텐데
    오빠분이 싸가지가 매우 없어서 상황이 더 악화되는거 같아요.
    근데 부모님이 오빠를 그렇게 키우셨으니 어쩔수가 없겠죠.....
    그리고 댓글들 중에 맘가는 자식이 따로 있다는 얘기는 전 좀 이해가 안가네요.
    저희 부모님도 막내가 아들이라 동생을 심정적으로 좀 이뻐하시지만
    저랑 제 여동생이 혹시 섭섭해할까봐 물질적으로는 공평하게 하시려고 엄청 신경쓰시거든요.
    그런게 부모마음 아닌가요?

  • 18.
    '11.1.21 5:50 PM (121.141.xxx.153)

    낳았다고 다 부모가 아니죠. 부모라고 다 자애롭고 따듯한 건 아니네요. 님이 받았던 마음의 상처가 너무 크셨겠네요.

    저 정도라면 인연 끊고 사는 것도 방법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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