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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 기르기...오묘하네요.
학기초에는 애보다 엄마인 제가 더 긴장하며 살았고 받아쓰기시험이나 단원평가 결과 볼때마다
심장이 두근두근거리고 한두개 틀려오면 제가 더 속상해하곤 했어요.
숙제도 꼼꼼히 체크하고 옆에서 다 봐주고 닥달하고 채근하고 몰아치며 살았죠.
그러다 아이문제로 남편과도 트러블이 생기고 여기저기서 그러면 안된다는 말도 듣고
나도 지치고 그러면서 조금씩 손을 놓게 되었어요.
기본적인건 봐주지만 처음처럼 글자 하나하나 반듯하게 쓰라고 종용하지도 않고 좀 틀리거나 잘못해도
그러려니 하려고 노력했어요.
준비물도 제가 다 챙겨줬는데 언제부터인가 "너 혼자 해봐라." 했더니 두어번 준비물 놓고 가서
선생님께 싫은 소리 좀 들었나봐요.
그 다음부터 지가 알아서 챙기고 사와야 되는 준비물은 엄마 시장갈때 사오라고 부탁하기도 하고
같이 가서 사기도 하구요.
한번은 제가 너무 피곤해서 돌아온 아이 간식만 챙겨주고 잠깐 존다는게 세시간 넘게 자버린 적이 있어요.
일어나보니 어두워졌고 저녁해야 할 시간인데 애가 방에서 뭘 하는지 꼼짝을 않길래 가봤더니
혼자 숙제하고 있더라구요.
그순간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요.
그동안은 내가 일일히 잔소리하고 말해야만 하는 앤줄 알았어요.
혼자 생각해서 했다는게 그렇게 기특할수 없었어요.
어제는 옷 교환해야 할 일이 있어서 잠깐 나갔는데 그새 배고프다면서 참기름 어딨냐고 묻는 전화를 하네요.
어디어디 있다고 말해줬더니 알았다고 배고파서 밥먹는다구요.
돌아와서 봤더니 꽁치조림 남은거 밥에 넣고 참기름 넣어서 싹싹 비벼먹고 그릇은 씽크대에 얌전히
놓아뒀네요.
하나하나 봐주고 채크할땐 절대 혼자 할수 있는 게 없던 아이였어요.
늘상 엄마가 해줘.엄마 이거 해도 돼?만 입에 달고 다니던 애였어요.
그래서 더 믿지를 못하고 더 옆에 끼고 있었고 더더 손이 많이 갔었구요.
그렇게 혼자 하길 바랄때는 손에서 놓지를 못했는데 손에서 놓고나니 혼자서 이리 잘하는게
너무 신기합니다.
물론 아직 시작이고 학부모로서의 길이 멀고 멀겠지만 올 한해 느낀바가 아주 큽니다.
아이가 자랄수록 부모는 더 많이 자라야 하나봐요.
1. .
'10.12.5 2:27 PM (211.196.xxx.200)딸이니까 가능 하신 거예요.
남자애들은 100번 이야기해도 100번 실수합니다.
혼자할 수 있는 그날이 과연 올까요?
뇌구조가 완전히 달라요. ㅠㅠ2. ^^
'10.12.5 2:29 PM (112.172.xxx.99)인간따라 틀려요
남자아이가 방정리 넘 잘하는것도 봤구요
딸도 꽝인것 봤네요3. 원글맘
'10.12.5 2:47 PM (116.125.xxx.153)사실 애 혼자 두면 안되는데 집앞에 잠깐 나가는거라(10분정도) 별 생각 안했네요.
거기다 애가 엄마 안따라가고 집에 있겠다고 버티는지라 그냥 뒀어요.
그리고 꽁치는 통조림꽁치라 가시를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서요.^^4. 아기는
'10.12.5 3:19 PM (220.127.xxx.237)빠르게 성장하쟎아요, ^^
태어나서부터 한 15세까지는 정말 빠른 변화가 줄이어 있는거쟎아요.
60세부터 75세까지의 변화의 열배는 되지 않을까요? ^^;;5. 우리
'10.12.5 4:33 PM (14.52.xxx.19)딸도 그랬는데 아들은요,,,
준비물은 안 챙겨주면 안 가져가서 몸으로 떄우구요,,
엄마가 세시간 자면 만화 세시간 봅니다,
밥 없으면 컵라면 끓인다고 부엌 북새통 만들구요,,
씽크대에 그릇가져다놓는건 애저녁에 아들 남편 포기했어요 ㅠㅠ6. 양평댁
'10.12.5 6:06 PM (59.9.xxx.12)이제 41개월 우리 큰 딸 옷 갈아입히면 빨래통에 넣고 오고 엄마가 청소기 돌리면 뒤에서 마대걸레(시키지 않고 제가 청소기 돌리고 하려고 준비한 것)들고 따라옵니다.물 마시면 컵 싱크대 위에 얌전히 두고 오고....ㅋㅋㅋ
우리 아이한테 원글님 자랑한 걸 기대해도 되겠죠???우하하하하하하하7. ‥
'10.12.5 7:52 PM (118.219.xxx.4)첫댓글님에 동감이요
아들은 정말 뇌구조가 다른 듯해요8. ..
'10.12.5 10:31 PM (222.101.xxx.250)진짜 딸이니까 가능한겁니다.....아들 딸 다 키워보니까..아휴..이 놈의 아들은
9. 2222
'10.12.6 3:46 PM (110.9.xxx.3)이놈의 아들은...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