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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뚜기님을 포함한 여러분께..(서울대인문과 지방대의대 교차지원 건)

조언 좀 부탁해요!(1) 조회수 : 1,556
작성일 : 2010-11-22 12:54:20
짧은 순간에 많은 댓글들을 달아주어서 감사합니다.

참고로 저희아이는
어릴때부터 제가 어떤 직업을 했으면 좋겠다라고 목표를 쥐어주진 않았습니다.

만약 그랬다면 중학교때 수학을 선행학습을 많이 시켜서 과고나 이과쪽으로 틀었겠지요

혼자만의 노력으로 계속 상향추세를 타서 좋은 결과를 이루었는데

굉장히 친사회적인 성향의 아이입니다
운동좋아하구 새로운환경 접하는 것 좋아하구, 새로운 사람만나는 것 즐기구...
자기에게 어려운 과제가 떨어지면 밤을 새서라도 하는 순간에너지가 필요한 그런일에
두각을 나타내는 것 같아요..
정의로운 사회에 관해서도 관심이 많구요.. 이쁜옷,패션에도 관심이 많아서
중학교때는 패션잡지기자가 되면 좋겠다라는 이야기도 하더라구요.

본인입으로도 그럽니다. 자기는 한가지만 파는 인문학도는 될수 없을 것 같다구..

요는 오지랇이 넓구 다방면에 관심이 많아서 방향이 어디로 튈까..사실 그게 걱정입니다.

저도 이제껏 사회생활 해보지만 그 많았던 관심, 끼 거의 없어지구 그냥 조직에 묻혀서 허덕허덕
하루하루 지내다보니
차라리 전문직 라이센스따서 젊은나이에는 치열하게 살고 제나이쯤 되면 하고싶은 일  이것저것 해보면서
사는게 낫지않을까  싶어서  그럽니다.

댓글들 인쇄해서 딸아이에게 보여주려 하니 제아이의 성향을 나른대로 짐작하여 좋은 의견들 부탁드립니다.
IP : 203.248.xxx.6
2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0.11.22 12:56 PM (175.119.xxx.69)

    인생편하자면 안정빵시키세요. 못되도 의사는 하잖아요.
    서울대 인문..어느쪽으로 풀릴지 몰라요. S그룹가면 서울대 인문 많아요.
    서울대 인문학과나 지잡대 인문이나 월급장이여요.

  • 2.
    '10.11.22 12:57 PM (61.85.xxx.39)

    되었네요 그런 아이 성향 잘 알아요
    제가 그래요 ㅋ
    의대 보내서 라이센스 취득하고 취미로 본인이 하고 싶은거
    옷을 사든 만들든 운동을 하든 새로운 일에 또 도전을 하든
    그렇게 살라 하세요 딱이다 좋다!

  • 3. 원글은못봤지만
    '10.11.22 12:58 PM (58.145.xxx.86)

    서울대 인문과 지방의대중 선택이라면
    지방의대보내시기바랍니다.
    사회생활 이제껏해보셨다면 더 잘아실것같아요.
    그냥 직장과 의사의 수입의 차이를요.
    안정되고, 고소득이면 본인이 원하는것을 하는게 더 수월하지요.
    제 아이라면 의대보낼것같습니다.

  • 4. ...
    '10.11.22 1:01 PM (221.139.xxx.105)

    s전자 사원들이 마스게임 하는거 보셨죠? 동영상으로도 많고요.
    라이센스 가진 사람들이 그걸 보고 이러더군요..
    좁은 평수 방에서 이러고 살고 있지만
    그래도 여기선 내가 왕이다.
    이 나이에 저런짓을 하고 살아야 하나, 저러고 얼마 받길래 저러고 사냐
    가 대세였습니다..
    인문대 가서 아주 잘 풀리지 않는 이상 다 거기서 거기예요..
    부잣집 따님이라서 고생 안하고 편하게 살다가 대학원 다니다
    곱게 시집보낼것이라면 인문대도 좋겠지만요..

    그게 아니라면
    자기 밥벌이 적어도 걱정없고 평생 믿을 면허증 있는
    여의사가 최고입니다.

  • 5. ..
    '10.11.22 1:05 PM (59.15.xxx.144)

    고민할 것 없이 의대 보내셔야 해요.
    지방 출신 여자는 서울대 가봤자, 그래서 고시 합격 해봤자, 좋은 남자 만나 시집 가기 힘들어요....
    그게 냉정한 현실이예요.

  • 6. 저도...
    '10.11.22 1:07 PM (58.76.xxx.52)

    회사 조직생활(공조직포함)에 찌들어 모든 것을 잃어본 사람으로서.....
    개인이 가진 이상은 개인의 범위내일뿐......
    개인이 가진 이상을 사회에서 실현 가능한가요? 현실적으로....
    이상은 이상일뿐......
    많이 버나 적게 버나 얼마 남기고 저축할 수 있느냐에따라 부는 달라지고..
    결국 돈버는것은 다 똑같이 힘든일이지만....
    마지막에 남는것은 의사 자격증...
    있으면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먹고 살게 없어진데도
    그래도 직업을 가질 수 있다...그것도 중간에 일에 지쳐 쉬고 싶을땐 언제든
    쉴수도 있고 다시 일을 시작한데도 일을 할 수있다...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결정하신데도 나쁘진 않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우리를 둘러싼 환경이 더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기 때문이요....
    인구도감소하고..경제도 절대 예전같은 호황을 생각할 순 없으니까요~~

  • 7. ....
    '10.11.22 1:23 PM (203.249.xxx.25)

    인문대 성향이 아니고 다방면에 관심이 많고, 지방 사시는 분이라면 지방 의대 가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의대 공부를 버텨낼 수 있는 능력이 있디면 의사하면 좋겠지요..^^ 그런데 만약 아주 부잣집 딸이라면 서울대 인문대요.^^;;

  • 8. .
    '10.11.22 1:48 PM (112.148.xxx.198)

    제 딸이거나 조카면 서울대 인문입니다.
    제 딸이라면 체력적으로 절 닮아 의대공부하다 병날듯.
    주변에 정말 튼실하던 동생 의대 가서 십여년 공부하고 삼# 병원 의산데 진짜 몸 약해졌어요.
    수술 많은 날은 퇴근하면 기진 맥진입니다.
    따님께 인문학과 홈페이지 가서 무슨 공부를 어떻게 하는지 보고 결정하라 하심이 어떨까요?

  • 9. ...
    '10.11.22 1:49 PM (203.244.xxx.34)

    차라리 서울에 있는 약대 추천합니다.
    의대, 병원이라는 곳도 결국 회사와 다름없는 조직이고
    그 위계는 군대이상입니다.
    게다가 지방이라면 학생때부터 분위기 장난아니구요.
    (제 지인, 대기업 퇴사하고 의대 재입학, 실습도는것도 회사생활 못지않다던데요)
    작은 동네 의원들이야 요즘 다 망해가는 분위기인데
    혼자 왕이라고 외치면 뭐하나요...
    (오히려 병원보다 1층 문전약국이 훨씬 실속있는 곳 많습니다)

  • 10. aaa171
    '10.11.22 2:01 PM (211.233.xxx.196)

    근데 사실 의사도 집에 돈이 많아서 개업하지않는 이상 조직생활은 다해야되요..위계질서같은건 특히 대형병원이면 말할것도없구요 ⓑ

  • 11. 근데
    '10.11.22 2:10 PM (210.101.xxx.100)

    저는 59.15.108.xxx님의
    지방 출신 여자는 서울대 가봤자, 그래서 고시 합격 해봤자, 좋은 남자 만나 시집 가기 힘들어요....
    그게 냉정한 현실이예요.
    이 말이 왜이렇게 맘에 안들지요?

    제 절친중 한명이 아빠가 의사고 서울대 경영학부 나왔어요.
    의대갈정도로 공부잘하긴 했지만 의사가 적성이 아니라구요.
    아빠가 힘들게 일하시는거 자기가 젤 아니까요.
    서울에서도 괜찮은집에서 선보려고 줄을 서요

    일단 전 의사, 교사는 사명감이 있는 사람이 했으면 좋겠어요
    그정도 머리 좋은 따님이라면 뭐를 하든 잘될것 같은데
    이야기 많이 나누시고 하고 싶은일 하도록 도와주심이 좋을꺼 같아요

  • 12. .
    '10.11.22 2:23 PM (112.148.xxx.198)

    댓글부터 달고 먼저 올리신글 봤네요.
    지방어디신지ㅎㅎㅎ
    따님 잘 키우셨네요.
    제 아들도 순천향 (교차), 고법, 설법 된걸 의사 힘들다고 장학금 버리고 법대로 밀었어요.
    잘 다닙니다. 재밌어 하구요.피만 보면 어지럽다던 녀석이었어요.
    몸이 별로 안튼튼해서...
    아마 인문이면 진짜 학문하는 기분 날겁니다.
    전 아들은 인문이 더 좋다는걸 법대가라고 했네요.
    말을 잘하는 편이고 굉장히 조리있는 (논리적이라해야하나?) 편이라서
    나중에 유명 변호사가 될라나 싶어서...
    작은애도 의대교차 내고 사회과학 냈었는데 초지일관 경제학한다고 우겨서 사회과학 갔어요.
    얜 좀 주장이 강하고 본인이 알아서 해야하는 스타일이고 논리적이거든요.
    일주일에 두세번 밤새며 레포트 써도 좋아 죽습니다.
    형제가 만나면 서로 자기 전공이 더 빡세다고(?) 우깁니다.
    당연히 사시가 행시보단 힘드니까 보나마나 동생이 지면서...
    일단 당사자가 좋아야 평생 할 공부를 힘들어 하지않고 할것 같아요.
    요즘 공부가 학부 마친다고 끝나나요?
    전 쉰도 넘은지 오래인데 친정아버님께 수시로 요새는 무슨공부하는거 없냐는 질문 받아요.
    팔십 다 되가는 아버님도 컴퓨토랑 사진 공부하시거든요.
    오늘밤에 향 좋은 국화차라도 한잔 앞에 두고 따님과 얘기 나눠 보세요.
    좀 힘들어도 적성에 맞고 환자에 대한 사랑이랄까 사명감이 있으면 의대가고
    아님 순수 학문을 연구하고 싶으면 인문으로 가라구요.
    어쨌거나 여기 저기 성적 떨어졌다는 소식만 듣다가
    님! 참 행복한 고민 하시는거 보니 좋으네요.
    어떤 선택이든 잘 해낼거라 믿어요.

  • 13. ........
    '10.11.22 2:44 PM (58.76.xxx.52)

    요즘은 법대나와도 어떻게 풀리는지는 천차만별입니다.
    사시 공부하는데만도 한달에 몇백씩은 들어가고...
    공부하면서 몸도 속 마음도 많이 축납니다.
    몇몇 뛰어난사람들은몇년안에 바로 합격하긴하나(소수)
    아닌 경우도 많고, 30넘어 40까지 공부하는 사람도 있죠.
    제 사촌 여동생도 서울 법 순천향의대 붙어 서울법갔는데
    사시 몇회째 떨어졌었구요...그렇게 뛰어난 수재가 서울법 나와서 사시 합격 못하는 경우도 많이 봤고
    합격해서도 판검 임관 받지 않으면....집에 돈이 많고 인맥이 풍요롭지 않으면 변호사개업해도
    밥벌이도 안되는 경우도 봤습니다만....님 가정의 형편과 상황이 어떤지 모르기때문에
    만약 인프라(집안)가 빵빵하신 경우라면 고민없이 애가 하고 싶은대로 가도 좋게 잘 풀리지 싶구요
    인프라가 안되고 생계를 걱정한다면 다른분들 이야기도 참고하시면 더 좋겠네요~~~
    울 사촌 여동생은 후자쪽인데 설법가서 안풀린 케이스구요~~

  • 14. .
    '10.11.22 2:52 PM (155.230.xxx.254)

    저는 59.15.108.xxx님의
    지방 출신 여자는 서울대 가봤자, 그래서 고시 합격 해봤자, 좋은 남자 만나 시집 가기 힘들어요.... 그게 냉정한 현실이예요.
    ---
    냉정한 현실 아니에요~

  • 15. .
    '10.11.22 3:25 PM (112.148.xxx.198)

    .여러개님 맞아요.
    어떻게 풀리는가는 운명인거 같아요.
    지방의대 나와도 서울 유명대학병원 해마다 몇명씩은 취업해요.
    실제 주변 동생이나 제부가 그 예구요.
    페이도 엄청나요.
    또 아는 분 몇은 자기병원 접고 작은 개인병원 페이닥터해요.
    아님 지분제로 체인 병원하구요.
    법대도 그렇죠.
    고시 뿐 아니고 교수도 있고 요샌 로스쿨도 있고
    뭐 아님 유학가서 법철학이나 이런 비슷한 공부를 해도 좋겠구요.
    전 아이가 고시하다가 아니다 싶음 바로 다른길로 가라고 했네요.
    지금이야 배우는 중이니 재밌어 할지라도 몇번 떨어 지고 나면 또 모르니까요.
    기회가 몇번 안남았지만 끝까지 하겠다면 고맙죠.
    전 아이가 재미있어 하는걸로 선택해서 좀 행복하고 성취감도 느끼면서 살았으면 좋겠네요.
    꼭 경제적인거나 사회적인 성공 뭐 이런거 보다는요.
    그래서 원글님께 거듭 따님과 많은 이야길 나누시라 했네요.
    그러다보면 내가 모르고있던 아이의 특성도 알수있고 아이도 자기스스로 정리가 되더군요.
    또 .한개님 말씀처럼 아직은 서울대 나온 처자(?)나 고시 합격한 처자(?).
    별거 인건 맞더군요 주변에 보니...

  • 16. ??
    '10.11.22 4:04 PM (58.79.xxx.3)

    교차지원에 대해서 예전부터 어렵다고는 알고있습니다.
    혹시나 싶어서 여기저기 둘러보았습니다.
    결론은 너무 어렵더군요.
    한의대는 그래도 약간 비집고 들어갈수있는 틈이 있으나
    의대는 정말 넘사벽입니다.
    순천향의대만 해도 페널티가 더 심각하게 적용되어
    언수외 올100 그리고 사탐2과목 다 50 그리고 내신 1.0* 이게 컷트라인이라더군요.
    그레도 한의대는 따님의 성적이면 들어갈만한곳이 몇군데가 보이더군요.
    의대에 뜻이 있으시다면 차라리 의전쪽으로 눈길을 돌리시는게 더 쉬워보이는군요.

  • 17. .
    '10.11.22 4:23 PM (119.203.xxx.194)

    입시철 되면 무조건 의대~ 하는데
    의대 정원은 몇명이며 의전은 몇명인지 궁금하군요.^^

  • 18. 깍뚜기
    '10.11.22 8:58 PM (59.10.xxx.112)

    **님~ 안녕하세요.
    저는 이 곳 사이트 죽순이 회원 ^^이고, 이 글 올리신 어머님의 후배 아줌마에요. 어머님을 직접 아는 것은 아니지만 딸 걱정을 많이 하셔서 저도 몇 마디 보태보아요.

    수능 보느라 정말 고생했지요? 아쉬움도 많고 지난 3년간 고생했던 시간이 스쳐가서
    맘이 복잡할 거 같아요. 애많이 썼어요~ 그런데 이제 어떻게 지원을 해야하나
    고민이 많을 거구요. 어머님 말씀으로는 서울대 인문대를 생각한다고 하는데,
    만약 점수가 가능하다면 교차지원으로 의대도 고려하고 있다구요...

    우선 성적이 정확히 나와봐야하고, 내신, 논술 등 기타 요소를 고려해서
    최종적으로 지원대학을 결정하겠지요? 자세한 건 오히려 학생이 더 잘 알고 있을 거 같구요.

    저는 의대 교차 지원에 대한 생각과 인문대 공부에 대해서 의견을 써볼게요.
    의대 공부가 구체적으로 어떠한지는 경험해보지 않아서 잘 모르니까 제 의견은 참고만 하세요 ^^
    우선 서울대 인문대를 구체적이든, 막연하게든 생각하게 된 동기가 궁금해요.
    저도 고등학교 때는 대학에서 무슨 공부를 하는지 막연해서
    학과에 대해서도 오해를 하는 경우도 있지요.
    만약 인문대에 속한 특정한 학과 공부에 대해서 관심이 있는 경우라면
    스스로 그 이유에 대해서 한 번 정리해보세요. 아님 꼭 인문대만을 생각한 게 아니라
    사회과학대 및 기타 단대도 고려해본 적이 있는지 궁금하구요.

    인문학을 선택하여 경험해 본 소감은...
    저 역시 다양한 분야에 아주 관심이 많아요. 오지랖도 넓구요. ^^
    크게 보면 다 인간과 역사, 사회에 대한 관심이라고 할 수도 있지요.
    어문학 / 철학 / 역사 크게 이렇게 분야를 나눌 수 있겠지요?
    인문학 공부는 요즘처럼 경제적 효율성이 최고인 때에 '돈 안 되는 학문' 으로
    정평이 나 있지요. 대학 졸업반이 되어도 취직하기가 참 쉽지 않아서,
    학생들도 막연하게 경영학과, 경제학과나 고시 공부에 몰리는 것도 현실이구요.
    그런데도 왜 난 인문학 공부를 선택했을까 생각해보니...

    - 우선은 재밌어서요. 워낙 문학과 철학 등에 관심이 있었고, 현상과 사물의 이면에 있는 원리에 관심이 많았어요. 사회적인 잡다한 사건들도 포함해서요.

    - 저의 경우는 고등학교 때부터 인문학 공부를 하겠다고 거의 결정한 케이스였어요.

    - 댓글들을 보면 의사의 경우 우리 사회에서 주목받는 전문직으로 여타 봉급 직장인보다는 평균 수입이 월등히 좋기 때문에, 아마도 불확실한 사회에서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생활을 했으면 하는 바램에서 윗분들이 의대를 추천하시는 것 같아요. 아마 모든 부모님이라면 어떤 의미로든 딸이 고생하는 걸 바라지 않을테니까요.
    그런데 저는 오히려 고생스럽게 고학 생활을 하면서도, 또 한해 한해 나이가 들수록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하는 게 가장 좋은 거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어요. 윗분들 말씀처럼 저는 인문대생이 맘편히 될만큼 부잣집 딸도, 알아주는 집딸도 아니고, 오히려 IMF 때 집이 망해서 아르바이트를 심하게 하면서 학교를 다닌 케이스에요. 집 생활비도 상당부분 벌어야 했구요. (종류만 치면 서른 가지도 넘는 알바를 해봤어요.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인문학 공부를 한다는 자부심(?), 또 누가 시켜서도 아니고 내가 선택한 일을 한다는 즐거움, 어려우신 부모님이 제 선택을 존중해주셨다는 고마움 등 때문에 내 가족의 개인적 불행이 사회의 어떤 현상과 관계가 되는지 거리두기 연습을 할 수 있어서, 고생스런 가운데에서도 계속 공부를 할 수 있었어요.

    - 요지는 '인문대나 의사냐' 라는 선택지에서 당연히 의사다! 라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도 분명히 있다는 거고, 가장 중요한 건 본인의 관심과 적성, 그리고 능력이에요. 특정 학과의 가치가 경제성으로 평가되고, 세상엔 다양한 직업군들의 흥미진진한 일들이 널려있는데, 의사가 알아주는 직업이고 돈 많이 벌 수 있으니까 무조건 더 좋다라는 생각엔 여전히 반대해요.
    실제로 이 사회가 경제지상주의만을 외치고, 돈돈하게 되고, 그러니 대학이 취업준비소로 전락하고, 계층화된 것... 다 어른들 탓이에요. 그 점에 대해서 미안하게 생각하고 늘 반성하고 있어요.
    그런데 세상을 이렇게 정글로 만들어 놓고, 극악무도한 정글을 바꾸려고 하기 보다는 자꾸 정글에 적응하라고만 하는 건 어른들 스스로 악순환을 자초하는 일이 아닐까요.

    - 그래서 학생 스스로 본인의 성적으로 의대 교차지원을 한 번도 고려해본 적이 없다면
    이 직군이 무슨 일을 하고 대학에 들어가서 어떻게 생활하는지 반드시 알아보길 바래요. 주변에 친하고 믿을 만한 의대다니는 선배에게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도 참 좋겠죠. 그래야 좀 더 신중한 선택을 할 수 있어요. 조언을 들으면서 학생의 적성과 맞겠다~고 도전할 의지가 생긴다면 교차지원도 고려해볼 일이지요.
    요즘은 다시 고등학생이 된다면, 혹 내가 수학과 과학을 잘 했다면 정신의학을 전공해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일을 해보아도 좋았겠다는 생각도 든 적이 있어요. 그런데 흥미롭게도 이건 인문학 공부를 해 본게 원인인 거 같아요. 암튼.

    - 인문대나 사회대를 들어가도 학부 시절은 다양한 학문을 폭넓게 접할 수 있어요. 학부 이후의 진로도 그만큼 다양하구요. 반면 의과 공부는 상대적으로 학과 자체의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며 매단계를 철저히 밟아야 하기 때문에 자신이 이 분야에 맞는지 대강이라도 심층 파악해서 결정해야할 거에요.

    - 세상의 모든 학과는 나름의 의미가 있지만, 요즘처럼 사회적, 경제적 양극화도 심하고 경제분위기도 안 좋고, 재밌는 일보다 답답한 일이 많은 때에...
    인문학은 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사는 걸까를 분석하고
    또 이에 연구자의 관점에 따라서 더 나은 대안을 찾기 위해서 탐구하고 또 그 결과를 글로 써서 소위 '담론' 을 만드는 학문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이런 작업은 암기과목 벼락치기 하듯이 뚝딱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상당히 굼뜨고 또 게을러 보일 수도 있어요. 그러나 비판적 거리, 우회적인 것처럼 보이는 연구가 때로는 세상이 다 옳다고 하는 가치, '규범적인 것', '정상적인 것' 이면에 숨겨진 또 다른 진실, 혹은 허위 의식을 밝혀줄 수 있기도 하구요.

    - 사실 사회 분위기가 이렇다보니 우리 나라에서 인문학 공부를 하는 사람들이 먹고 살기가 쉽다고는 할 수 없어요. 그건 엄연한 사실이구요. 그렇지만 굶어죽는 건 아니에요. 저는 여전히 이 곳 기준으로는 '가난하게' 살고 있다고도 할 수 있지만, 세상엔 본인의 노력 여부와 상관없이 자꾸 더 가난해질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돈을 더 많이 벌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왜 세상이 이렇게 될까를 더더욱 탐구하고 싶어졌어요 ^^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모두가 '진부한 사회적 성공'과 본인 스스로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타인의 시선에 좌우되기 보다는, 자기 마음의 소리를 듣고 인문학 공부에 과감하게 도전하고 싶은 후배가 있다면 뿌듯할 것 같아요. 가난한 아줌마지만 이런 후배들을 만나면 맛있는 밥이나 커피를 사줄 수 있을 정도의 생활은 영위하고 있어요 ^^;;;

    암튼 그간 너무 수고 많았어요.
    사람들과 즐기는 것 좋아하고 다방면에 관심이 많다니.. 그런 호기심이 더 넓어지고
    깊어지는 대학 생활이 되길 기원할게요~
    어떤 선택을 하든 앞으로 짜릿하고 고민스럽고 신나는 일, 흥미진진한 경험들이 펼쳐질 거에요.

    화이팅! 20대가 된 걸 축하해요!



    덧말) 그런데 jyj 콘서트 안 가나요? ㅋ

  • 19. 치대생
    '10.11.22 10:43 PM (211.234.xxx.13)

    시간되면 아이랑 통화한번해보고싶네요..

  • 20. 나름대로
    '10.11.23 9:54 AM (124.3.xxx.154)

    입시 경험이 풍부한 저희 남편이 하는 말입니다.

    어차피 수시 모집은 끝났고 서울대 합격하면 정시 지원 불가하잖아요.합불 결정된 뒤 고민해야 할 듯...둘다 선택할 수 있다면 사내 같으면 서울대, 여자애라면 의대 보내는 게 좋겠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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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6323 김문수 "MB는 도시계획 세계 1인자, 정조보다 낫다" .... 14 세우실 2010/11/22 684
596322 폐경오면 변비가 오거나 심해지나요? 3 폐경 2010/11/22 743
596321 adhd고등학생입니다 2 궁금합니다 2010/11/22 761
596320 오늘의 미션 1 추억만이 2010/11/22 171
596319 남편의 깊은 뜻 T.T 2010/11/22 489
596318 초등 3학년 올라가요 2 맞벌이맘 2010/11/22 440
596317 부부가 각 방을 쓴다느게 이젠 회의감이 느껴져 맘적으로 이혼했어요 7 각... 방.. 2010/11/22 2,278
596316 재수나 전문대나.. 12 심각 2010/11/22 1,426
596315 돌잔치 짜증나요. 28 . 2010/11/22 2,601
596314 아이 어릴 때 찍은 비디오를 보고... 4 이다 2010/11/22 688
596313 뜨개질 하던 걸 어머님이 달라고 하셔서 드리고는..아기모자 도전!! 2 뜨개모자 2010/11/22 691
596312 겨울 등산 도시락 10 도시락 2010/11/22 3,019
596311 만년필 잘 아시는분~~!!! 2 만년필 2010/11/22 291
596310 부정교합이라는데 교정안하고 싶거든요. 11 euju 2010/11/22 1,718
596309 바닥에 껌 점순이 2010/11/22 151
596308 요즘 결혼 중매 업체 잘 되나봐요? 으음 2010/11/22 232
596307 아이패드 궁금해요..^^ 1 .. 2010/11/22 324
596306 이게 뭔일?갑자기 컴 화면이 노래졌어요!! 5 어머 2010/11/22 259
596305 3년 넘은 수건 갈아야 할까요? 9 수건 2010/11/22 1,353
596304 영어 고수님들 도와주세요! 1 컴 대기,번.. 2010/11/22 230
596303 82현명하신 님들의 지혜를...좁은 틈새에떨어진 물건 꺼내는 방법은? 3 82에자문을.. 2010/11/22 1,748
596302 숫자나오는 꿈은 뭐예요? 1 꿈에 2010/11/22 312
596301 이런 시댁 어떠세요? 31 익명 2010/11/22 2,848
596300 국보·보물이 '너덜너덜'…규장각 소장 문화재 관리 엉망 1 세우실 2010/11/22 141
596299 장터에 간장게장 판매하는 안여사.. 9 무슨일인가요.. 2010/11/22 1,707
596298 코스트코 4만원대 DVD플레이어 어떨까요? 3 DVD 2010/11/22 934
596297 대만이라는 나라가 대한민국에 독(毒)이 뻣쳐 있군요. 1 세상생각 2010/11/22 564
596296 우량아 낳으신분들 계세요?? 15 아이고 ㅠㅠ.. 2010/11/22 1,534
596295 요즘...일주일에 하루정도는 꿈을 꾸는거같아요... 마루 2010/11/22 130
596294 깍뚜기님을 포함한 여러분께..(서울대인문과 지방대의대 교차지원 건) 20 조언 좀 부.. 2010/11/22 1,5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