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갑자기 자신의 입성이 초라하다고 느끼면서 한숨쉬는 남편..

남편이 변했어요 조회수 : 1,573
작성일 : 2010-11-22 10:56:23
지난 토요일.
남편이 갑자기 오전내내 밖에 나갔다 와서는 한숨섞인 목소리로..
대뜸 자신이 너무 초라해보인다면서.. 외적인 부분에 좀 신경을 써야겠다고 하더라구요.
회사에 특별한 일이 있는 날 빼고는 평소 캐쥬얼차림으로 출근합니다.
그리고 구두는 회사에 있고, 운동화신고 다니구요,
그러면서.. 맨날 시커먼 저 운동화 한켤레로 다니는 자신이 너무 비참하다는군요.
지금까지.. 정말 자기 옷사는거 정말 아깝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구요,
양복도 단벌입니다.
많이 입지 않기때문에...
하지만 양복이 좀 낡아서 제가 한벌 새로 사자고 매번 그랬지만..
많이 입는것도 아닌데, 그냥 있는걸로 입으면 된다고.. 그랬습니다.
그랬던 남편이 갑자기 대뜸.. 그런 소릴하니 뭔가 뒤통수 한 대 맞은것 같았어요.
그동안 아내로서 챙겨주지 못했던 미안함과, 또 그리도 내가 잘못했었나.. 하는 서운함이
교차하는 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외모를 꾸미는것 보다는 잘 먹는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남편이었어요.
옷 사자고 하면 정색을 했어도, 맛있는거 먹으러가자고 하면 언제나 오케이였어요.
쇼핑도 싫어해서 항상 옷은 제가 제 기준으로 사서 맞으면 입었구요,
지난 춘추양복이 너무 낡았는데, 쇼핑하기는 싫어하니 양복도 백화점행사때 대충 제가 골라와서
입혔습니다. 판매하시는분이 정말 예리하셔서 키, 몸무게 대충 말해주니 정말 희안하게
맞는치수를 골라주는겁니다. 집에와서 입히니.. 신기하게도 딱 맞았어요.
그 정도로 옷에 관심없는 남편이고 옷을 사기위해 쇼핑을 한다는게 이 사람에겐 있을수없는 일이었어요.
항상 제가 사주면 뭐 특별히 맘에 들지 않는한 잘 입고 다녔습니다.
비싼브랜드는 사줄  형편이 아니라서.. 아울렛이나 백화점매대에 올라온 옷을 주로 샀구요.
젊게 입는 스타일이라 노티나는 옷은 안압있구요, 젋은 캐주얼 스타일입니다.
하지만 남편이 옷에대해 정말 관심이 없었던지라.. 솔직히
그동안 저 역시 소홀하고 나태하지 않았나... 되돌아보게 되더라구요.
답답하고 초라한 자신을 이제야 느낀다고 제게 얘기하는데..
물론 대놓고 제게 탓을 한것은 아니지만....말의 뉘앙스가 그러니
그 비수가 제게 꽂히는겁니다.
아내가 남편의 입성에대해 전혀 신경 안쓴 사람처럼....ㅠㅠㅠㅠ
갑자기 남편이 너무 변한 듯 해서 할 말이 없더라구요.
순간 바람이 났나... 라는 생각도 언뜻 스치기까지.. 했습니다.
남편은 결혼전이나 후나.. 제게 옷 한벌 사준적 없었어요.
옷을 참 좋아하는 전 결혼후엔 백화점브랜드는 꿈도 못꾸고..
그나마 인터넷보세쇼핑몰에서 맘에 드는 옷 좀 사 입는 정도구요.
얼마전 너무 맘에 드는 패딩을 아울렛에서 15만원주고 하나 샀어요.
밖에 내놓기가 그래서 옷걸이 아래에 대충 숨겨뒀는데..
남편이 그저꼐 아침에 자기 옷 찾는다고 여기저기 들쑤시다가 그 옷을 본걸까요?
그래서 마누라는 집에 놀면서 이렇게 옷 사입는데, 자신은 제대로 된 옷도 없는것
같은 생각이 든 걸까요?
근데 그동안 남편 눈썰미로선 그 옷이 새옷인지 입던옷인지도 잘 모를것 같거든요.
가을에 제가 마트행사장에서 정말 싼가격에 제 패딩을 하나 샀었어요.
이월이었는데 정가가 30만원대인데 7만원 주고 샀거든요,
아무리 싸지만, 맘에 안들고 후즐근해 보이면 절대 안사지만, 그 옷은 정말 그 가격이라면
거져라는 생각에 샀어요. 남편도 그 사실을 알고 잘 샀다고 했었구요.
근데 마누라 겨울옷 하나 장만했는데, 또 새옷이 보이니 집에서 노는 마누라 지옷만 사입는다고
생각했을까요.ㅠㅠ
물어보진 않았지만.. 이런저런 생각이 마구 들면서 미안하고 서운하고 그렇더라구요.
지금까지 제 모습으로선 남편한데 그런말 듣고나선 너무 억울하고 서운하다며
질질 울었을겁니다. 남편이 생활비를 그닥 여유있게 주는 형편도 아니구요.ㅠ
근데, 이번엔, 그냥 여러맘이 교차하면서 속으론 가슴이 턱 막혔지만..
겉으론 대써 덤덤한 척 했구요.
그리곤 바로  아울렛가서 캐쥬얼 구두랑, 운동화 한켤레를 사가지고 왔습니다.
아침에도 아무렇지도 않게 남편은 출근했지만..
제 맘은 지금 복잡하게 엉켜있는 기분이에요.ㅠ
IP : 125.187.xxx.167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0.11.22 11:00 AM (116.43.xxx.100)

    이건뭐..아내분 늠 착하신거 같아요...남편분 새옷 하나 장만해주시고....기왕 사신 옷은 기분좋게 입고 다니세요....

  • 2. ..
    '10.11.22 11:06 AM (111.118.xxx.170)

    아니오.. 님의 옷 산거 보고 그러신거 아니구요..
    남자 나이 마흔이면..
    이런 저런 생각 많이 들면서 이루어 놓은 것도 없이 초라해진 자신을 발견하면서 그렇게들 우울해한다네요..
    다들 그렇게 나이들어가는 거 아니겠어요?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되어 주고 힘되어 주세요..
    생활비 생각하지 말고 좋은 옷도 사드리고... 인생 두번 사나요?
    가끔 일탈도 해보며 삽시다..

  • 3. 회사일이..
    '10.11.22 11:10 AM (124.55.xxx.141)

    힘든가봐요~ 남자들 일이 잘 안풀릴때..서글퍼하고 위축되기도 하나봐요.
    괜한 입성 타령도 하고. 회사내에서의 입지가 흔들릴때도 그렇고...나이 마흔에
    누구는 기사딸린 차타고 퇴근하는데...추운데 혼자 버스기다리고 있으니 서글
    펐데요. 나이 마흔이 사는 격차가 가장 차이가 나는 시기기도 하고...
    여자들도 서글프잖아요. 젊음은 가고..해놓은 건 없고..부부밖에 없어요.
    서로 최고라고 위해주자구요~~!

  • 4. ..
    '10.11.22 11:13 AM (110.14.xxx.164)

    남자들도 그런때가 있더군요
    좋은걸로 몇가지 장만해주세요 남자들은 한번 사면 오래 입으니까요
    그리고 님 옷을 보고 그러신건 아닐꺼에요 ^^ 아내도 이쁘게 입으면 좋아하더군요

  • 5. 코디와이프
    '10.11.22 11:46 AM (218.145.xxx.104)

    우리 신랑 옷에 정말 관심 없는 사람이였어요.
    하는 일도 공무원이라 같은 사무실 직원들도 꾸질꾸질한 사람들 많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제가 싫더라구요.
    저렇게 초라하게 나이 들어가는 우리신랑이요.

    그래서 옷장 한 번 뒤집어서 다 정리 할 것 정리하고
    아울렛에서 좋은 메이커로 기본 아이템부터 싹 바꿔주었어요.
    주로 타임, 인터메조에서 케주얼을 구비하고
    양복과 셔츠는 피트되게 맞춤으로 했어요.

    생각보다 큰 돈은 나갔지만
    요즘 우리 신랑 너무 좋아합니다.
    회사에서 너무 잘 입어서 스스로 부담스럽다면서도 정말 고마워합니다.

    마흔 넘어가는 신랑 기살리는데는
    보약도 좋지만 입성을 싹 바뀌어주는 것도 효과 100배랍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96233 체햇는데도..위에 문제가 없다면..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8 궁금 2010/11/22 406
596232 검정색 폴라티 추천요~~ 3 문의 2010/11/22 543
596231 계량컵 사용하시는 분이요... 5 pyrex 2010/11/22 360
596230 남편이 스카웃제의를 받았는데... 8 ... 2010/11/22 1,230
596229 신랑이 올만에 기분전환하자고 아이들델고 가족온천가자고하는데요.. 3 추천해주세요.. 2010/11/22 828
596228 군밤을 오븐에 어떻게 구우면 맛있나요. 3 군밤 2010/11/22 587
596227 아시안게임인지 얼짱찾기게임인지 모르겠어요.. 저질기자들 2010/11/22 125
596226 강남 대치동쪽 학원문의~~~ 3 꼭알려주세요.. 2010/11/22 499
596225 돈 내고 정시접수 알아보는 사이트 어디가 좋은가요? 3 원서 사이트.. 2010/11/22 460
596224 한복대여점을 하고 싶은데요.. 창업 2010/11/22 179
596223 수목원 괜찮은데 추천해주세요~ 4 여행가자~!.. 2010/11/22 235
596222 귀한 외국인 손님접대 9 .궁금이 2010/11/22 814
596221 넓은집이 그립습니다 11 구제불눙 2010/11/22 2,439
596220 유기공동구매.. 2 오란씨 2010/11/22 720
596219 트레이닝복엔 어떤 점퍼가 어울릴까요 1 츄리닝 2010/11/22 296
596218 사립초 vs 공립초+사교육 어느쪽이 투자대비 교육적 성과나 만족도가 더 높을까요? 7 초등교육 2010/11/22 1,160
596217 여기서도 좋은 인연을 만나볼 수 있을까요? (아신다면 소개시켜주시고 사례비 받으세요) 2 의류공장운영.. 2010/11/22 638
596216 유방암 수술 해야하는데..병원과 교수님 추천좀 꼭 부탁드립니다..ㅠㅠ 6 도움 절실 2010/11/22 1,164
596215 갑자기 자신의 입성이 초라하다고 느끼면서 한숨쉬는 남편.. 5 남편이 변했.. 2010/11/22 1,573
596214 무우를 어떻게 보관 해야 할까요 7 바람 2010/11/22 1,007
596213 알려주세요 ^.^ 3 JYJ에 대.. 2010/11/22 301
596212 잠실 롯데요.. 원래 이렇게 불친절한가요? 8 2010/11/22 1,075
596211 러닝베이와 아발론 답글절실 2010/11/22 326
596210 he likes coffee. 질문드려요~~ 6 영어질문.... 2010/11/22 612
596209 급...상주에게 어떻게 애도를 표현하나요? 6 처음이라.... 2010/11/22 908
596208 2차 수시에 합격하면 정시 못 하는것인가요? 3 수시2차도 2010/11/22 1,010
596207 오마이갓..바이러스 오란씨 2010/11/22 152
596206 바다열차 타보신분이요~ 3 여행가자~!.. 2010/11/22 454
596205 헤커 "北 우라늄농축 원심분리기 2천개"(종합2보) 1 세우실 2010/11/22 146
596204 상담치료 선생님 추천... 1 상담치료 2010/11/22 2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