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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육아에 관심 좀 가졌으면 좋겠어요.

고민 조회수 : 460
작성일 : 2010-11-16 23:00:34
남편은 도통 육아에 관심이 없습니다.

뭐 많은 다수의 가정의 그렇겠지요.

지금까지 육아서 한권 읽어본 적도 없고, 우리 딸아이 어떻게 키울까 의논해보거나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도 없어요. 임신했을떄도 제가 강제로 협박해서 퇴근하면 튼살크림 발라달라고하고, 태교동화 하나씩 읽어달라고 했어요. 한1분짜리로요. 이것도 어쩌다지 매일매일 성실히 한건 아니였구요.

결정적으로 출산일에도 옆에 없었어요. 회사 출장중이였지요. 아이가 예정일보다 3일 빠르긴했는데
그래도 너무 섭섭했어요. 병원에서는 다 아빠만 찾고, 친정엄마는 보호자 노릇하기도 쪽팔린다 그러셨죠.

출산 후 조리원에 있다가 친정갔다가 다시 집으로왔을때 제발 더 있다오라고 저한테 노래하면서 빌구요.
아이가 집에 오기 며칠 전 제가 조리도 덜 된 몸으로 와서 대청소하자고 집 뒤집는데
자기는 이제 인생 종쳤다면서(못 논다는 뜻)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새벽까지 술마시고 놀았다고 피곤하다고
문닫고 들어가서 잤어요. 제가 혼자 청소하다가 너무 분해서 눈물이 막 나서(호르몬 불균형의 시기)
자는 남편 꺠워서 마구 뭐라고 하면서 울었구요.

집에 와서는 늘 따로잤어요. 밤에 애 봐준적도 없고, 주말에도 잘거 다 자구요.
무엇보다도 늘 입버릇처럼, 이제 인생 끝이다. 종쳤다. 제 뒤집고 기는거 늦게했으면 좋겠다 왜 더 많이
피곤해지니깐 이런 말을 종종 하더라구요. 그떄마다 저하고 말다툼이 있었지요. 아이의 발달은
축하할일인데 되도록 늦었으면 좋겠다니요..

그러다 백일 지나서 유두혼동 오면서 엄마젖은 부족해,젖병은 싫다네, 매일 배고파 울고
나도 울고 이런 꼴을 보니깐 육아의 험난한 세계를 알았는지 그때는 좀 덜 뺀질대고 도와주는 척 했죠.
그래봤자 실질적인 도움은 안돼지만 그래도 이제 정신 좀 차렸나했는데 그러다 다시 옛날버릇 나오구요.

이제 겨울이 되면서 본인이 따로자던 방이 거의 냉방수준이 되니깐 안방으로 오긴 왔는데
아이가 낮밤이 수시로 바뀝니다. 조금 예민해요. 병원다녀오면 바뀌고, 외출하면 바뀌고 그래요.
그거 조정되는동안 짜증 엄청 부립니다. 회사에서 피곤한데 잠도 잘 못자니 이해도 될 만 하지만
그렇다고 일어나서 저 도와준 적도 없어요.  새벽까지 잠투정 받아주면서 비몽사몽 있는건 다 제 몫이죠.

회사일이 너무 바쁘고, 늘 야근에 저 사람도 힘들겠다 싶어서 집안일도 요구안하고
육아도 제가 거진 전담합니다. 주말에나 간혹 공원에 산책이나 같이 갈까.
애가 8개월이 되도록 아직도 애기기저귀 못갈겠다고 저보고 혼자 외출하지말라고 성화인 사람이에요.
육아관도 참 안맞아요.
침대에서 떨어졌는데 혹이 생겨서 병원에 가겠다고 하면 전 호들갑, 진상, 극예민엄마로 낙인찍힙니다.
가습기 매일 청소하고, 물 끓이면 뭘 저렇게까지하냐고 한달에 한번 청소하고 수돗물 넣으라고하구요.
한마디로 육아에 대한 지식과 상식이 전무해요.

여기까지는 그래, 봐줄수 있다 치더라도
제가 제일 섭섭하고 이해안가는 건 아이를 어떻게 키울것인가에 대한 생각이 전혀 없어요.
푸름이아빠는 바라지도 않더라도 좀 부모로서의 자세나 어떤 아이로 키우고싶다거나
어떻게 적성을 찾아주었으면 좋겠다거나 이런 생각이 전혀 없고, 왜필요한지도 모릅니다.
살림, 육아는 제가 전담한다 하더라도, 아이에 관해서는 둘 다 관여해야하는게 맞는것 같구
아이도 아빠의 자리가 부재중이면 성장하면서 뭔가 빈그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향후 딸아이의 대인관계, 특히 남자와의 관계도 자연스럽고 건강하게 맺는 밑거름이 부족하게 될거구요.

며칠 전, 육아서는 하나도 안보면서 줄창 다른 책들은 읽어대길래 제가 이번 책 다 읽으면 이 책 보라고
가방에 넣어놓았어요. 저녁에 가방정리해줄려고 열어보니 다른 책이 당당하게 있고
제가 넣은 육아서는 책장에 있더군요. 그때 진짜 화가 났습니다. 그래서 말다툼을 했구요.
자신이 아무런 생각이 없다는 걸 인정하더군요,. 그런데 그 뿐이에요. 그래서 어떤행동을 할건데?
거기에 대한 답이 없는거죠. 할 생각이 없으니깐요.

서른 중반, 젊다면 젊은 나이인데 제 주위를 보면 그 또래 아빠들 자녀에 열성적이더라구요.
심지어 남편친구는 모유수유 꼭 해야한다고 제왕절개 수술 후 비몽사몽인 아내 젖에 무조건 아기한테 물리고
이유식 후반에 꼭 현미넣어서 먹이고, 발도르프 인형 아내와 같이 만들고, 공동육아집 알아보고 ,
우리부부한테도 육아서 많이 빌려주고 등등 그런 세심한 친구분이 계셔서 더욱 비교돼요.
더욱이 둘 다 교육학과 동기라능,,,친구분은 전공을 십분 살리고 내 남편은 뭥미..?

이러다가 애가 자라서 껌 좀 씹고, 깻잎머리하고, 치맛단 짧으면
애 어떻게 키웠음둥 하겠죠?

좀 남편을 어떻게 다독이고 달래고 꼬득이고 협박해서(필요하다면 폭력이라도-_-;;)
육아에 관심을 가지고 부모의 자리가 얼마나 노력을 많이해야하는 자리인지
알려줄 수 있을까요? 속이 답답합니다. 볼때마다 짜증도 나구요.
IP : 112.214.xxx.10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0.11.16 11:06 PM (121.166.xxx.45)

    원글님 남편분 갈길이 머시네요.. 그런데 정말 많은 젊은 남자들이 그러고 있고,, 아빠되기에 대한 개념조차 없고,,
    본인이 의지가 없는한 아무런 해결책이 없는 게 현실 같아요.
    엄마가 육아를 하면서 인내심 가지고 진득하게 아빠되기에 대해서도 남편을 가르쳐야 하는 게
    너무 힘이 들지만, 해야할 일 같아요. 어쩔 수 없이..
    남편이 의지가 되는게 아니라 내가 넘어야 할 산이거나 내가 짊어지고 가야 할 짐덩어리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참 많은데
    어쩌겠어요.. 내가 고른 남자인데. 내 탓이죠 뭐. -,.-

  • 2. 아휴..
    '10.11.16 11:11 PM (175.208.xxx.43)

    하다못해 신의진교수 책 한 권이라도 한 번 읽고 나면 그렇게까지는 안 할 거 같은데 아예 읽지를 않으니 참.. 답답합니다.

    딸에게 아빠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지 아냐고 한 번 얘기해 보세요. 제대로 된 아빠를 보고 자라야 신랑감 보는 눈도 길러진다고 하면서요.

  • 3. ㅇㅇ
    '10.11.17 1:50 AM (121.138.xxx.79)

    돈이나 잘 벌어오라고 하세요. 그나마 나중에 돈벌능력없어지면 꿔다놓은 보릿자루.. 남의 집 식구되어 눈치보며 살겠죠.. ㅉㅉㅉ 정말 한심합니다. 남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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